[SOH] 국내 포털 '네이버'에서 중국의 조직적인 댓글 공작 정황이 포착됐다.
22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윤민우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네이버의 뉴스 댓글을 빅데이터 분석기법인 크롤링(데이터 추출)으로 확인한 결과, 중국의 조직적인 댓글 활동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을 다수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9~11월까지 중국과 외교 관련 언론 기사에 달린 3만 건 이상의 댓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중국 우월주의 △한국 비하 △한미·한일관계 비판 △지역·세대·남녀 갈등 조장 성격의 댓글을 달고 있는 50여 개 계정을 포착했다.
이들 계정은 미국 국무부 글로벌관여센터(GEC)와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이 '해외발 허위·조작정보(foreign malign information)'를 추적하면서 제시한 중국 영향력 공작 계정의 특징을 나타냈다.
즉 △계정 이름을 지을 때 중국 병음 또는 어법이 반영된 경우가 많고 △작성 글 중에는 '코로나19 미국 기원설' 등이 반드시 포함돼 있으며 △맞춤법 오류가 일관성 있게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댓글에 중국어가 섞인 경우 등이다. 이들은 서로를 '팔로' 하는 특징도 보여 영향력 확장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 한국 비하·분열·갈등 조장 의도 강해
댓글 내용은 주로 △한국 비하·분열 조장 △중국 우월주의 유포가 주를 이룬다.
대표적으로 1만2,089개에 달하는 댓글을 작성한 '참붕어빵(toas****)'은 "경복궁도 중화문명의 한 자산"이라거나 "반중(反中)종자들은 전부 친일매국노" 등의 댓글을 게시했다.
또한 중국이 뤼순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전시실'을 폐쇄했다는 기사에는 "안중근은 살인자. 이토라는 사람을 죽여서 한국이 멸망한 것"이라는 글을 달았다. "반크(사이버외교사절단) 단체는 나치 같은 국수주의 집단"이라는 주장도 폈다.
혐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글도 대거 확인됐다. 특정 지역을 비하하거나,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내용들이다. 'Chis***'라는 계정 사용자는 "한국 여자들은 돼지처럼 먹기만 엄청 먹고 운동은 절대 안 함"이라는 댓글을 작성했는가 하면, '포도대장(mich***)'은 "계집들이 정권 잡으면 나라가 나락 간다" "굉상도(경상도)는 남 탓이 일상화" 등의 댓글을 썼다. '참붕어빵'은 "제주인들은 이제 서울말 쓰고 개화돼서 나아졌는데 경상도 전라도는 아직 이상한 말 쓰고 미개하다"며 지역 비하 발언을 댓글에 담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들 댓글 작성 계정들이 중국 공안 또는 당국과 연관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작성 IP와 가입자 정보 등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업체에서 협조하지 않는 이상 추적이 어려운 데다 경찰 등의 수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팀은 내용(중국 공산당 찬양), 조직(상호 간 팔로), 수단(중국어 작성 흔적) 등에서 일반인들의 자발적인 댓글 작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 교수는 "해외에서 확인된 중국 영향력 활동과 유사한 내용과 사진 등이 한글로 작성돼 유포.되는 등 조직적 개입 없이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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