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광둥성 광저우 일간지 신쾌보(新快報)는 27일 기업 비리 의혹을 보도해 공안당국에 구속된 자사 천융저우 기자가, ‘기사는 허위보도’라고 인정한 데 대해 1면에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신문은 23일과 24일 양일간, 기사를 조사하고 문제가 없다며 1면에 석방을 요구하는 요청을 연일 게재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은 중국 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아 ‘기대 이상 과열보도에 당 중앙선전부가 개입했다’는 정보도 있었습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기자가 조작을 인정한 것도, 신문이 사과문을 게재한 것도 중앙정부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가 강합니다.
공안 당국과 철저하게 싸우는 자세는 일순간 무너졌습니다. 후난성 창사(長沙)시 공안당국에 구속된 천 기자는 지난해 9월 이후, 후난성 대형 건설기계 제조업체의 국유 자산유출과 매출 증가 의혹 등 재무 부정 가능성을 의심하는 기사를 수 차례 보도했습니다. 중국 중앙TV(CCTV)는 26일, 수갑이 채워진 뒤, 머리를 빡빡 깍인 모습의 천 기자가 제3자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로 기사를 작성했고, 그 대가로 50만위안(약 8,700만원)을 받았다고 혐의를 인정하는 영상을 내보냈습니다. 같은 날, 신쾌보는 천 기사의 기사에 날조는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지만, 다음날에는 사태가 급변했습니다.
그러나 CCTV의 보도에는 누가 자료를 제공하고, 이익을 제공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습니다. 또 기사의 어느 부분이 조작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신쾌보가 기사를 조사한 결과, 지적한 1곳의 부정확한 내용 이외에 새로운 지적은 없었습니다.
또 ‘구속중인 용의자에게 어떻게 CCTV가 취재할 수 있었는가’, ‘CCTV가 언제 법원을 대신하게 됐는가’, ‘구류되더라도 빡빡깎은 머리 등 인격을 모욕하는 머리 모양을 해서는 안된다는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는 등 죄를 인정케 한 CCTV 방식에 중국 전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천 기자의 목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방송 캡쳐화면을 웨이보에 게재해 고문으로 자백을 강요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웨이보 활동가 왕쓰샹(王思想)씨는, ‘그 환경에서 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라며 천 기자의 발언이 본의가 아니라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이전에 충칭시 조직폭력 간부를 변호한 베이징의 리좡(李庄) 변호사가 위증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도 죄를 인정했고, 성폭력 원죄로 사형집행된 니에수빈(聶樹斌)도 당시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대형 포털 사이트 신랑망(新浪网)은 최근 익명의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사건은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에 당 중앙선전부가 이미 개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후 중국 당국은 이 문제에 대해 독자보도를 금지하고, 신화통신 기사를 전재하도록 하는 언론통제를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진상은 오리무중이고, 무기력하게 정부 압력에 굴복한 신쾌보에 낙담하는 목소리도 있는 반면, ‘한 신문사가 이 체제와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힘껏 목소리를 높이려고 한 모습에 감동했다’ 는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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