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에서는 매년 스승의 날(9월 10일)이 되면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듣는 축하 인사말이 “도리가 문에 가득하다(桃李滿門)” “도리가 천하에 가득하다(桃李滿天下)” “도리가 천하에 두루 퍼져 있다(桃李遍天下)”는 등이다. 아주 많은 학생들을 길러냈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도리(桃李), 즉 ‘복숭아와 자두’란 바로 학생을 가리킨다. 물론 고서에도 이 단어와 관련된 기재가 많다. 당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772~842)의 시 중에는 “하루 아침에 천하에 이름이 나니 성안의 모든 학생들이 춘관에 속하네(一日聲名遍天下，滿城桃李屬春官)”라는 표현이 있다.
여기서 춘관(春官)이란 고대에 인재 양성을 책임진 부서였던 예부(예부)를 가리킨다. 백거이(白居易·772~846)의 시에도 “영공(=영감; 令監)의 학생이 천하에 가득한데 어찌하여 집 앞에 또 꽃을 심으시나(令公桃李滿天下，何用堂前更種花)”라는 표현이 나온다.
고대인들은 왜 ‘도리’라는 단어로 학생을 표현했을까?
원래 이 단어의 출전(出典)은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나오는 “무릇 봄에 도리를 심으면 여름에 그늘을 얻고 가을에는 그 열매를 먹을 수 있다(夫春樹桃李，夏得陰其下，秋得食其實)”라는 기록에서 유래하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故事)가 전해진다.
전국시대 위나라 문후(文侯·BC 445~BC 396) 때 자질(子質)이라는 신하가 있었다. 그는 본래 관리로 있었는데 나중에 죄를 지어 북쪽으로 도망했다. 북방에서 그는 간주(簡主)를 만나 “앞으로는 더 이상 인재를 키우지 않겠다”고 말했다.
간주가 무슨 까닭인지 묻자 그는 “관아에 있는 절반 이상의 사인(士人)들은 제가 배양(培養)한 인물이며, 조정 내 절반 이상의 대부(大夫)들도 제가 배양했고 변방을 지키는 군관의 절반도 제가 배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관아의 사람들은 임금 앞에서 저에 관해 나쁜 말을 하고 조정의 대부들은 법률로 위협하며 변경을 지키는 사람들은 병기로 저를 약탈하려 합니다. 때문에 더 이상 배양하지 않으렵니다.”라고 했다.
간주가 말했다. “아! 당신의 말은 틀렸습니다. 만약 봄에 복숭아나 자두나무를 심었다면 여름에는 나무그늘에서 시원히 쉴 수 있고 가을이면 또 그 열매를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봄에 가시나무를 심었다면 여름에 그 잎을 따먹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가을이면 또 긴 가시가 자라납니다. 나무를 심는 일로부터 보건대 문제는 당신이 키운 사람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정직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때문에 먼저 제자를 선택한 연후에 길러야 합니다.”
이 일화에서 사람들은 ‘도리’라는 단어로 스승이 우수한 인재를 기르는 것을 비유하게 됐고, 점차 이렇게 배양한 후배나 학생들을 모두 도리라 칭하게 됐다. 나중에 이 단어는 학생의 대명사로 사용됐다.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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