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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산 위를 걷다

문화부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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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H] 매우 오래 전에 야만(野蠻)적인 부락이 있었는데, 그 부족은 전해 내려오는 무속적 법술(巫术)에 의지해 늘 사원(寺院)을 기습하며 무고한 승려들을 해쳤다. 그 부족은 일종 마법(魔法)이 있었는데 자신의 신체를 매우 강하고 크게 변하게 할 수 있었다. 

야만 부족은 사찰과 승려들뿐 아니라 여러 마을도 공격해 사람들을 해치거나 죽였는데, 아무도 그들을 제압하거나 대적할 수 없어 생명들은 도탄에 빠졌다.

그 시절 한 승려가 사원을 떠나 산에 가서 폐관(閉關)하고 수행을 했다. 이후 돌아와 보니 야만 부족의 공격으로 사원은 다 파괴되고 불에 탔으며 승려들도 대부분 몸을 다친 상태였다. 

승려들은 매우 비통해 하며 반드시 사악한 세력(야만 부족)을 제거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하고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폐관하고 수행을 했던 그 승려가 참선을 하는데 선정(禪定)에 들어 불존(佛尊)을 뵈었다.

이에 승려가 물었다. “어떻게 해야만 이 우환을 제거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이 알려주셨다. “무위(無爲)로 해야 한다.”

승려는 출정 후 줄곧 부처님의 말씀을 사색했으나 그 뜻을 알 수 없어 매우 고민했다. 그는 수련하는 한편 악을 제거할 방법을 계속 찾았다.  

한번은 선정 중에 부처님이 또 그에게 나타났는데 ‘칼산’ 하나를 만들어냈다. 그 산에는 비할 데 없이 예리한 돌칼이 가득 차 있었다. 돌칼은 끝이 뾰족하고 날이 예리해 보기만 해도 가슴이 저려올 정도였다.

부처님은 “만일 네가 저 칼산 위에 앉아 자유로이 다닐 수 있다면 악을 능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후 사라졌다. 

승려는 칼산에 도착해 조심스럽게 돌칼 위에 서보려고 했지만 예리한 칼끝에 발바닥이 너무 아파서 해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칼산을 극복할 힘이 없고 이 악을 제거할 수 없음에 깊이 고뇌하며 선정에서 나왔다.

매번 출정한 후 승려는 무위로 하라는 부처님 말씀을 상기하고 또 칼산을 상기하며 극복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날 그는 칼에 상처를 입지 않으려면 자신의 몸이 칼보다 더 가벼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떻게 자신을 가볍게 만들 수 있을까? 

점점 수련함에 따라 그는 원래 칼산 위에 예리한 칼은 모두 세속의 마음이며, 그것에 다치지 않으려면 자신의 마음에서 세속적인 것을 제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승려는 이것을 깨달은 후 다시 입정하여 칼산을 보았을 때 더는 칼이 예리하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그의 신체도 세속적인 것을 끊임없이 제거함에 따라 계속 가벼워져 천인(天人)같이 경쾌하게 날아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무위란 알고 보니 집착이 없는 것이었다. 세속의 일체에 대해 어떤 집착도 없는 것이었다. 이에 이르자 그는 활연히 선정에서 빠져나왔고 모든 것을 다 알게 됐다.

야만 부족이 다시 먼 곳에 있는 어느 사원을 습격했을 때 이 승려는 나는 듯이 달려가 악의 세력 앞에 섰다. 그 부족은 늘 하던대로 법술을 펼쳐 자기의 신체를 매우 크게 만들고 기세 흉흉하게 칼을 잡고 스님을 찔러 죽이려 했다. 그 순간 승려의 신체는 단번에 매우 가볍고 작게 변해 잠자리처럼 사악의 칼날 위에 서 있었다. 

악인들은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작아진 스님을 손으로 잡으려 했다. 하지만 스님은 자기 몸을 더욱 작게 만들어 단번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왔다. 

이에 악인들은 격분하며 스님을 죽이기 위해 미친듯이 칼을 휘둘렀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서로를 죽이게 되는 비참한 참극을 맞았다. 스님은 무위의 심태로 철저히 악세력을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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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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