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피해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최근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생산된 와인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Cesium-137)이 발견됐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나파밸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쪽에 위치한 미국 내 주요 와인 산지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전 세계 시장에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생산된 캘리포니아산 레드와인인 카베르네쇼비뇽(Cabernet Sauvignon)에 대한 방사능 함유량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최초 와인에서는 별다른 유해물질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장시간(약 8시간) 가열한 와인에 대한 성분 조사에서는 750㎖ 기준으로 4g 정도의 세슘이 검출됐다.
또 연도별 세슘 함량 비교에서는 2009년산 와인보다 ‘2011년’ 이후에 생산된 와인에서 세슘 함유량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해이다.
‘동일본 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의 초강력 지진으로, 지진 후 곧바로 발생한 거대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수소폭발과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가동 중이던 원자로의 핵분열은 자동으로 긴급 억제됐지만, 전력공급이 중단으로 냉각시스템이 마비돼 핵연료봉이 고열에 노출돼 수소폭발이 일어났고, 방사능 물질이 묻은 수증기가 외부로 유출됐다. 이로 인해 약 2만여명의 희생자가 양산됐고, 17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사고 수습에 들어갔지만, 현재까지도 원자로 내 방사성 오염수 유출이 계속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수습 및 복구가 약 40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 측은 “후쿠시마를 제외하고 일본의 다른 지역은 매우 안전하며, 주변국들에도 방사능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계속 강조해왔다.
그동안 일본 방사능 유출에 따른 오염 우려는 주로 해산물에 집중되어 왔지만, 코넬 대학의 이번 연구 결과로 일본 방사능이 매우 광범위한 영역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슘137’은 원자핵 분열 시 발생하는 무향 무취의 방사능 물질이다. 노출 시 신체에 기형이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으며, 유전적 영향도 매우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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