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국력 신장을 바탕으로 해외에 대한 ‘소프트 파워’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에서 체류 중인 중국 연구원들이 미 대학 내에 설치한 공산당 지부가 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에 최근 중국 공산당 지부가 개설됐다가 미국법 위반을 우려해 철회됐다.
철회된 공산당 지부는 미국인 방문 중인 중국인 연구원 7명에 의해 지난 4일 개학 내에 개설됐다. 이들은 2주에 한 번씩 서구사상에 맞서 공산주의 신념을 확고히 하고, 새 당원들을 조직에 가입토록 하는 활동을 벌일 계획이었다.
지난 4일 첫 모임에선 지난달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당장(黨章·당헌)에 명기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등을 학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부에서 서기를 맡았던 무싱선은 “(중국 공산당 지부 설립이) 미국법에 위반된다는 것을 지부 개설 후에야 알게 돼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 언론은 이 공산당 지부가 조직의 모체인 중국 다롄(大連)공대 당 위원회의 보호와 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외국대행사등록법(FARA)에 따르면 외국 정부나 정당 조직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려면 미 법무부에 사전 등록하고 그 활동을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최근 미 정부 위원회는 ‘중국 관영 매체 주미 특파원들이 간첩 및 선전 활동을 하고 있다’며, FARA에 따라 미 법무부에 등록할 것을 요구했고 중국 측은 이에 대해 항의했다.
SCMP는 이번 상황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국력신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을 파악하게 한다‘고 풀이했다.
‘소프트 파워’는 미 역사학자 조지프 나이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 물리적 힘이 아닌 민간교류와 예술, 학문, 교육, 문화, 원조 등 무형의 힘으로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을 뜻한다.
앞서 지난달 호주에서는 프랜시스 애덤슨 외교통상부 차관이 호주 대학들을 향해 중국 당국의 간섭에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호주 대학의 중국 유학생들이 근래 수개월 사이 교수들의 교재를 둘러싸고 ‘영토 표기가 잘못됐다’거나 ‘중국 관리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등의 이유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반발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도 이 논란에 여러 차례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펑충이 호주 시드니대학 교수는 “내가 1988년 베를린에서 유학할 당시만 해도 유럽 내 여러 대학에 공산당 지부가 설립됐지만,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 강제진압 이후 모두 와해됐다”고 말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권성민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