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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천하무염(天下無鹽)

편집부  |  201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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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산(臧山, 주간 신지웬 칼럼니스트)

 

[SOH] 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핵위기가 엉뚱하게도 중국 전역에 소금사재기 광풍을 초래해 소금가격도 폭등했다. 이번 일은 필자로 하여금 20여 년 전 중국에서 있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1976년 초의 일이다. 중국 동북(東北)에 큰 운석이 떨어져 지린성 상공에서 폭발했는데 3개의 큰 조각과 여러 개의 파편들로 나뉘어 지면에 떨어졌다. 당시 중국은 문화혁명을 겪은 지 10년이 지났을 때라 관민(官民)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도처에 유언비어가 난무하던 시기였다.

 

소금과 관련된 유언비어는 광둥(廣東)에서 퍼졌는데 소금밭에 벌레가 생겼다고 했다. 그 결과 모두들 소금 사재기에 나섰다. 내 기억에 중학교 수업시간에 한 선생님이 소금은 그 자체가 방부물질이기 때문에 소금으로 생선이나 채소를 절이는데 소금밭에 벌레가 생겼다는 것은 완전히 황당한 말이라면 비판하신 적이 있다.

 

그러나 과학지식으로도 민중들의 불안한 심리를 상대할 순 없었고 결국 소금을 구매하기도 아주 어려워졌다. 당시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물건을 제한해서 팔았지만 소금만은 예외였다. 그럼에도 상점에서 소금이 매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바닷물이 오염되자 중국 민중들은 혹시라도 소금부족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해 사재기에 나섰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관방매체에서 앞장서 소문을 반박하고 전문가들이 급히 나서 민중들에게 과학지식을 보급했음에도 소금 사재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에도 소금품귀현상이 나타났다.

 

‘유언비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란 속담이 있다. 중국과학원의 원사(院士)가 나섰으니 큰 지혜를 지닌 인물이라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지혜로운 자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점이다. 또 여러 차례 민중의 이익을 해친다고 말했지만 중국인들은 그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때문에 유언비어는 막을 수 없었고 끝내 상점에서 소금이 모두 사라지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최근 소금이 없는 상황을 빗대 염황자손(鹽荒子孫 원래 신농과 황제의 자손이란 뜻인데 소금이 부족한 자손이란 뜻으로 바꾼 것) 등의 일련의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또 어떤 이는 소금(鹽 yan)과 말(言 yan)의 발음이 같다는 것에 착안해 염황(鹽荒 소금 결핍)을 언황(言荒 언로가 부족하다는 의미), 금염(禁鹽)을 금언(禁言), 간수(鹽鹵)결핍을 언로(言路)가 막힌 것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매우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일이 중국과 같은 비논리적인 국가에서는 종종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진실성을 갖는다.

 

1960년대 중국인들은 식량이 없는 고통스런 시기를 살았지만 ‘인민일보’는 매일 외국인들이 얼마나 고생스러운지 보도해 중국인들로 하여금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10명 중에서 1명이 굶어죽은 중국에 태어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여기게 만들었다. 오늘날 중공 관방매체의 기량은 더욱 좋아져 규모 7.8의 지진에 8만 명이 사망한 중국인들로 하여금 규모 9의 지진에 6천명이 사망한 일본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여기게 만들었다.

 

때문에 중국의 염왕야(閻王爺 염라대왕이라는 뜻)는 바로 염왕야(鹽王爺)이고 다시 말해 언왕야(言王爺)이다. ‘세상에 소금이 없다’(天下無鹽)는 것이 뜻밖에도 ‘세상에 언로가 없다’(天下無言)는 말이 되니 이를 어찌하랴?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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