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전염병 분야 최고 권위자가 정부가 고수하는 ‘제로 코로나(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해 “장기적으로 추진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 글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는 지난 6일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발행하는 학술지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에 ‘다가오는 코로나19 시대에 중국의 재개방 전략(Strategies for reopening in the forthcoming Covid-19 era in China)’이라는 제목의 글(영문판)을 발표했다. 이 과학저널은 중국과학원의 후원을 받아 발행되고 있다.
중 원사는 해당 글에서 "중국은 사회·경제적 발전을 정상화하고 글로벌 재개방에 맞추기 위해 다시 문을 열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인 '다이나믹 제로 코로나'(動態淸零·동태청령)는 결국에는 추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질서있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재개방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보호 효과를 현저히 높이는 방식인, 서로 다른 기술의 백신으로 부스터샷을 맞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동반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출구 전략을 백신 및 치료제 개발·도입 및 추가 보급에 발맞춰 검토해야 한다는 일종의 '당위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글은 발표된 지 열흘여 만인 지난 18일 중국어로 번역돼 중국 매체들을 통해 보도됐지만 이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 관영지 ‘일민일보’는 20일 사설을 통해 “강력한 방역 정책 포기는 출구가 아니며 제로 코로나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독감수준으로 봐서는 안된다”면서 “방역 포기는 과학을 존중하지 않고, 생명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중난산은 2003년 사스(SARS) 대응에 참여해 중국의 국민 영웅 대접을 받았고, 이번 코로나 사태 때도 중국의 방역 정책을 주도하는 등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퇴치에도 앞장서 지난 2020년 9월 최고 훈장을 받았다. ‘원사’는 과학 분야 최고 전문가들에게 주어지는 칭호다.
중국 당국은 최근 상하이 등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 하는 데 대해 장기적인 도시 봉쇄를 이어가고 있어 △식료품 부족, △의료 서비스 부족, △경제 활동 제한 등을 비판하는 주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상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