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공산당이 결실 없이 난타전으로 끝난 미중 알래스카 앵커리지 고위급 회담을,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해 미국을 비판하는 선전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23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온라인 몰에서 양 정치국원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을 신랄히 비판한 발언이 새겨진 티셔츠와 휴대전화 케이스, 가방, 우산 등이 출시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상품에 새겨진 문구는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Stop Interfering in China's Internal Affairs)’는 영어문구와 ‘미국은 우위를 차지하며 중국과 대화할 자격이 없다’는 중국어 등이다.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회담 당시 2분으로 제한된 모두발언에서 규칙을 무시하고 16분 이상 미국을 겨냥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양 국원은 미국과의 회담에서 “신장과 홍콩과 대만 등은 모두 분리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며, “미국의 내정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권탄압에 대한 미국의 지적에 “미국의 인권은 최저 수준”, “미국에서 흑인들이 학살당하고 있다” 등 거친 표현까지 동원하며, “미국은 신장 등의 인권 문제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중공 언론들은 양 국원의 이러한 발언을 적극 보도하며, “미국에 당당히 맞선 그들의 태도에 국민들이 열렬히 환호하고 있다”고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며 선전에 열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중공의 설전은 국내외 시선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 양국은 이번 회담에 대해 성과 도출의 큰 기대가 없었던 만큼, 중공은 싱거운 형식적 만남이라는 지적이 나올 것을 의식해 ‘국가적 체면 유지’와 ‘자국민의 애국심 고취’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성민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