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중국의 여러 장소에서 ‘공짜’로 혜택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층층족(蹭蹭族)’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포털 바이두(百度)는 이들에 대해 “층층족은 다른 이의 자원을 거저 공유함으로써 편리함을 얻으려는 사람들을 가리킨다”며, “최근 도시에서 공짜를 낙으로 삼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층층족들이 애용하는 장소로는 대형 가구점과 은행의 365 코너를 비롯해 백화점 무료 시시 코너, 자동차 매장, 애플 등 휴대폰 업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와이파이존 등 다양합니다.
습한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층층족들은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가구 매장을 찾아 판매용 침대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고, 백화점 무료 시식코너에서 까니를 해결합니다. 자동차 매장에서 시운전 서비스를 이용해 드라이브를 즐기고 휴대폰 전시장에서 수 시간씩 무료로 게임을 즐기거나 심지어 열대야를 피해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은행의 365 코너에서 밤잠을 자는 이들도 있습니다.
층층족은 ‘빌붙다, 기회를 타서 공짜로 어떤 것을 얻다’는 뜻의 '층(蹭)'자를 두 번 겹쳐 만들어진 신조어로 우리말의 ‘공짜족이나 ’빈대족‘과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층층족을 가리키는 신조어들이 유행하고 있는데, 명품을 사서 사용한 뒤 기일 내 반품하는 '명품빈대족(蹭名牌)', 시식코너만 찾아다니는 '음식빈대족(蹭吃喝)', 남의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인터넷빈대족(蹭网络)' 등 종류도 매우 많습니다.
샤먼대 인문대학원 이중톈 교수는 최근 층층족 급증에 대해 “중국 문화와 사상 속에 담겨 있는 강한 단체의식과 관련있다”며, “중국인들은 법이나 공중도덕을 준수하기 보다 남들이 하면 자신도 한다는 기준을 더 중요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남의 것을 공짜로 쓰면 이익, 안 써도 본전’이 아니라 ‘공짜로 쓰면 본전, 안 쓰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는 그의 저서 ‘중국인을 말하다’의 한 구절을 인용해 “중국인은 일을 할 때 잘못에 대해 먼저 따지지 않는다. 단체에 속하기만 하면 안전하다고 여긴다. 설령 일이 잘못됐다 해도 그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아닌 단체가 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편의를 얻는 일에 자신이 빠지는 것을 매우 큰 손해라고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인들의 비문화적인 언행은 국내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관광지나 지하철, 식당 등 각종 공공장소에서 주변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시끄럽게 떠들거나, 금연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어느 나라에서나 이미 기본이 된 공중예절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또 공중화장실 사용 매너도 형편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층층족은 오늘날 중국인들의 이기주의가 만들어 낸 씁쓸한 문화를 상징하는 또 다른 지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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