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현재 온라인상에서 시행 중인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의견 등에 재갈을 물린 데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온라인판 차별금지법(차금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사단법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지난 4월 혐오표현의 정의와 인터넷사업자이용자의 의무, 조치 사항 등을 담은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특정 속성을 이유로 집단이나 그 구성원에 대해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거나 폭력을 선전·선동하는 표현'에 대해 △삭제 △노출 제한 △경고 표기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다.
혐오표현'에는 인종, 국가, 민족, 지역, 나이, 장애, 직업, 질병을 비롯해 성별과 종교, 성적지향까지 포함됐다.
이 가이드라인은 현재 KISO 회원사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네이트 등 16곳에 공통적으로 적용 중이다.
이에 대해 ‘동성애나 이단 사이비 종교에 대한 비판까지도 무분별하게 제한 조치가 발동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동성애 반대 억압... 차금법 제정 합리화 유도”
실제로 지난 5월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대표 주요셉 목사는 다음메일 계정이 영구 정지됐다.
주 목사는 “별다른 사유 통보 없이 20년 넘게 쓴 이메일 계정을 일방적으로 없애버렸다. 변호사를 통해 다음 측에 답변을 요구했으나 아직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독교세계관 연구단체인 한국기독문화연구소(소장 김승규)는 지난 6월 언론 인터뷰에서 “KISO 가이드라인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인터넷 공간(네이버, 다음)에서 차금법이 적용되는 효과가 있다”며 “동성애에 대한 반대 의견과 기독교 관점을 담은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연구소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로고스 임천영 변호사는 “현행법상 명확하지 않은 정의인 ‘성적 지향’을 차별 사유로 규정하는 법률이 따로 없음에도 민간기구에서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규정해 제재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면서 “차금법 제정을 합리화해 여론을 호도할 우려가 있고, 극심한 사회·종교적 갈등의 또 다른 발화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 제정이 어려우니 민간에서 적용해 보자는 것인데, 차금법처럼 동성애 폐해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 내용조차 밝힐 수 없게 만들어 다수 국민의 표현과 종교의 자유에 재갈을 물릴 소지가 다분하다. ‘성적 지향’ 등의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억주 한국교회언론회 대표도 “혐오표현 규정에 있어 성적지향과 종교를 추가한 것은 온라인상에서 표현을 규제하려는 의도”라며 “사실상 국가인권위원회가 규정하는 ‘차별금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온라인상에서 동성애와 관련한 반대 표현들은 제한하고 이단·사이비를 비난하지 못하도록 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교계에서 동성애 반대 활동을 하는 목회자의 카카오톡과 다음 메일 계정이 영구 정지되는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17개 광역시도 악법대응본부도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성적지향으로 인한 차별금지 사유로 교회와 기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다음 블로그에서 동성애 비판 글이 삭제되거나 노출 제한 조치를 받았다. 군대 내 동성애자 사병에 대한 비판 글과 각종 퀴어축제에 대한 비판 글들까지 삭제 조치 또는 노출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며 오용을 지적했다.
■ “국민 기본권 침해... 즉각 폐지!”
악법대응본부는 “자율기구에 불과한 KISO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면서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반연전국모임 등도 “KISO는 정책위원회를 통해 회원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성격을 갖는 결정을 하고, 개별 사건을 심의해 심의결정문을 작성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언론에 대한 사후 검열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KISO의 언론 탄압을 중지시킬 긴급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차별적인 가이드라인 폐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KISO와 회원사를 상대로 민사소송과 헌법소원 등 모든 법적조치를 취하고 집회 등 강력한 투쟁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ISO 가이드라인에 따라 네이버와 다음은 게시물 작성을 제한하는 혐오표현, 증오 발언의 기준을 강화한 상태다.
최근 네이버는 피해 대상을 특정 집단에서 더 나아가 인종과 국가, 지역, 나이, 성별 등이 다른 집단으로 확대한 것은 물론, 피해 내용도 굴욕감이나 불이익에서 차별과 폭력, 선동 등으로 구체화했다.
다음 역시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과 KISO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개정안을 시행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는 16개 인터넷 사업을 하는 회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기구로 2009년 출범했다.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검색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KISO는 작년 8월 혐오표현심의위원회를 조직해 8개월 준비기간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위원회에는 차금법 제정을 추진해 온 국가인권위원회 소속이 위원으로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공정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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