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스코틀랜드에서 의학적 진단 없이도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법적으로 성별을 쉽게 바꿀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의회는 지난해 12월 22일(현지시간) 성별 변경 절차를 간소화하는 소위 '성별 인식 개혁 법안'을 찬성 86표, 반대 69표로 가결 처리했다.
개혁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성별 전환의 최소 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고, 성별 위화감(정체성 불쾌감)에 대한 의학적 진단 요건도 없앨 뿐 아니라, 개인이 선택한 성별로 살아야 하는 기간을 성인의 경우 2년에서 3개월로, 16세와 17세의 경우 6개월로 단축했다.
해당 법안은 "스코틀랜드 시민이 성별인정 인증서를 획득하기 위한 기준을 변경하려고 한다"며 "누구나 태어날 때 정해진 생물학적 성별이 아니라 이후 취득된 성별을 따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트랜스젠더 및 성소수자의 사생활과 존엄성을 보다 더 존중하고자 성별 전환 절차를 간소화했다"며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론자들은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법을 범죄로 악용하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스코틀랜드 출신이자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인 J. K. 롤링(J. K. Rowling)은 이 법안을 강력 반대해온 인물 중 하나다.
롤링은 남성들이 여성 쉼터, 화장실, 탈의실, 여성 전용 병동 등 여성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에 자유로이 들어올 수 있어 여성권 보호가 크게 위협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자들의 우려에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총리와 쇼나 로빈슨 사회 정의 장관은 “이번 법안 개정은 단순한 행정 처리 간소화에 불과하다”며, “트랜스젠더의 권리와 여성의 권리가 충돌할 지점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연간 성별 전환자는 30여명에 불과하며, 법 개정 후 250~3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여전히 적은 수에 불과해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이번 개혁안은 △기존의 젠더 정치, 정체성 문제뿐 아니라 △남녀 이분법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공간들의 재구조화 문제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엘리트 스포츠에서의 트랜스젠더 선수 접근권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지 않은 논쟁이 예상된다,
영국 정부도 이번 개혁안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내 성범죄자, 폭력범 등이 스코틀랜드로 젠더 투어리즘을 하도록 유인, 영국 전역의 아동, 여성 안전권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
영국 정부는 이번 법안의 확장성과 영향력을 막기 위해 법 제정 전 영국 왕실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차단하고, 소송 제기를 통해 개혁안에 반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유럽에서는 지난 2012년 아르헨티나가 최초로 신청자의 성별 신고를 기반으로 한 합법적 성별 인정 제도를 도입한 이후 아일랜드, 덴마크,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위스 등 9개의 유럽 국가들이 이를 채택했다.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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