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민영 재벌 해항집단(海航集團·HNA 그룹)이 부채 급증으로 최근 산하 대형 항공사들의 임대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중국 금융 관계자와 임대업 관계자 등을 인용해, 해항집단 산하 하이난 항공 등 3개 항공 자회사가 임대료를 체납했으며, 또 다른 산하 항공인 톈진 항공은 올해 상환기한이 된 일부 채무의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는 해항집단 그룹이 지난해 11월, 100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해외자산 매각 계획에 나선 직후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그룹이 지난 3년간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으나, 중국 당국이 해외 투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금조달력이 악화돼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기간 해항집단에 자금을 대출해 온 중국수출입은행은 유동성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전담팀을 만들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4일, 해항집단 산하 온라인 금융 플랫폼 ‘취보회(聚寶匯)’가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금융상품 자금 상환을 2회 연기했다고 전했다.
취보회는 플랫폼 이용자 수가 약 1,890만명에 달하고, 누적 투자금액은 967억 위안(약 16조원)에 이른다.
해항집단은 1998년 하이난성 하이코우(海口)시에 설립되었다. 설립 당초에는 항공운송사업이 주요 종목이었지만, 이후 물류, 레저, 금융 등 분야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이로써 지난해 포춘이 선정한 세계 기업순위 ‘포춘 글로벌 500’에서 170위에 올랐다.
이 그룹은 지난 3년간 약 4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해외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미국 호텔업체인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와 유럽 금융 대기업인 독일은행의 주식을 대량 취득해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금융감독 당국이 해항집단을 포함한 일부 대기업의 해외투자에 규제를 가하면서 이 그룹의 채무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WSJ은 지난해 11월, 해항집단의 총부채가 1000억 달러 수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달 말, 해항집단의 탄샹둥(譚向東) 최고 경영자는 미국, 영국, 호주 등 각국에 소유한 해외 부동산 매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진: NEWSIS)
권성민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