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검은 구름' 비상 [중앙일보 2006-06-11 20:20]
[중앙일보 박신홍.조민근] 중국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CO2)가 미국 본토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미국의 여러 기상관측소에 따르면 4월 초 중국 북부 지역에서 발달한 검은 구름이 서울을 덮었으며, 이후 동진을 계속해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부 해안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다. 스티븐 클리프 캘리포니아대 기상학과 교수는 "우리가 지금까지 관측한 것 중 가장 시꺼먼 구름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생성된 이 검은 구름 속에는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이 가득 담겨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부분 석탄을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일본의 석탄 소비량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석탄을 사용하고 있는 중국에서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그것이 미국에까지 온다는 얘기다.
중국의 석탄 소비량은 최근 2년간 14%씩 증가했다. 또 지금도 미국 댈러스나 샌디에이고의 모든 가정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대형 화력발전소가 7~10일에 하나씩 건설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5년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전 세계 배출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중국발 검은 구름은 지구촌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지도자들도 이 같은 비판적 여론을 의식해 최근 잇따라 "에너지 효율화 정책을 국가적 사업으로 펼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중국의 산업화에 따른 지구촌 환경오염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