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빅테크 기업 30곳이 보유한 ‘고객 맞춤형 콘텐츠 제공’ 알고리즘을 장악했다. 그간 진행된 ‘감열’과 ‘삭제’ 위주의 당국의 인터넷 여론 통제가 향후 ‘여론 장악’으로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감독 기구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는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에서 '인터넷정보서비스 알고리즘 추천 관리 규정'에 근거해 인터넷 기업들이 알고리즘을 당국에 등록했다면서 총 30개 목록을 공개했다.
CAC가 공개한 알고리즘 목록에는 텐센트의 위챗, 바이트댄스 더우인, 검색엔진 바이두, 알리바바의 쇼핑 플랫폼인 T몰과 타오바오, 소셜미디어 웨이보, 음식배달 앱 메이퇀 등 중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대다수 서비스가 포함됐다.
이번에 등록된 알고리즘은 대부분 어떤 콘텐츠를 고객들에서 우선 노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순위 결정', 어떤 방식으로 고객별 맞춤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특성화 서비스'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것들이다.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은 '순위 결정' 알고리즘과 '특성화 서비스' 알고리즘을 각각 별도로 당국에 제출했다.
중국 당국이 기업의 영업 기밀로 간주되는 알고리즘을 장악한 것은 2020년 '마윈 사태' 이후 진행된 '빅테크 길들이기'의 연장선에 있는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당국은 합법적으로 알고리즘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3월 '인터넷정보서비스 알고리즘 추천 관리 규정'을 제정해 주요 정보기술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핵심 알고리즘을 당국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인이 접하는 정보 상당 부분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검열과 삭제’ 중심이던 중국의 '수동적 인터넷 통제시스템'이 앞으로는 콘텐츠 흐름을 능동적으로 조작하는 ‘적극적 통제’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실제로 중국 당국은 최근 각 인터넷 회사에 사회 불만 표출, 당국 비판, 재난재해 상황 전파, 경제난 부각 등 '부정적‘ 콘텐츠를 삭제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긍정적’ 콘텐츠를 노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정권 전복과 관련되거나 통일·주권·영토·안보를 저해하는 내용의 방송을 금지하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 행동 규범도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과 홍콩, 인권 등에 관한 이견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중공 총서기 집권 이후 인터넷 여론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강화됐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공간 정화’를 이유로 올해 상반기에만 1만2000여개 사이트를 폐쇄했다. 경고나 벌금을 받은 사이트도 3000곳이 넘는다.
매체들은 이들 업체가 가짜 뉴스나 음란, 도박 관련 콘텐츠를 퍼뜨려 부당 이익을 얻는 등 관련 법규를 어겼다고 전했지만, 여론 통제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의 인터넷 통제는 코로나 봉쇄로 인한 불만 여론이 급등하면서 한층 강화됐지만, 시진핑의 3연임을 확정할 올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국정 운영에 관한 비판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평가다.
한상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