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ICIJ)는 지난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의 친족들이 해외 조세피난처에 은닉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ICIJ에 따르면, 카리브해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기업과 신탁 고객명단에는 홍콩을 포함한 중국 거주자가 약 22,000명이 포함돼 있고, 그 가운데 시 주석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원자바오 전 총리, 리펑 전 총리, 덩샤오핑 등 역대 지도자의 친족 이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명단에는 거액을 축재한 것으로 알려진 장쩌민 전 주석과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쩡칭훙 등 장쩌민 일파(장파)의 친족의 이름은 없습니다. 이들 3명의 친족들은 지금까지 홍콩과 해외 언론에 천문학적인 숫자의 거대한 축재로 그 이름이 자주 등장해 왔습니다. 이 명단에서 이 3명의 이름이 제외된 것으로부터 ICIJ가 이번 발표의 근거로 삼은 ‘250만건의 문서’의 출처에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습니다.
ICIJ가 전한 바에 따르면, 2012년 11월, 이 단체를 이끄는 제러드 라일 기자는 조세피난처의 금융 데이터를 포함한 휴대용 하드 디스크를 입수했습니다. 250만건의 파일이 그 디스크에 저장돼 있고,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12만 기업과 신탁의 170개국 고객 리스트가 상세히 기록돼 있었습니다. 데이터의 규모는, 기밀정보공개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2010년에 공개한 미국 외교 공전 데이터의 160배에 달합니다.
2012년 11월은 중국 공산당 제 18차 전국대표대회 개최 시기와 겹쳐, 후진타오, 원자바오, 시진핑, 리커창 진영과 장파가 서로 격렬하게 투쟁하던 때였습니다. 그 직전인 10월 26일에는 미국 뉴욕타임즈가 원자바오 전 총리 일족의 거액의 ‘숨겨진 재산’을 알려 당시까지 원 전 총리의 서민적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원 전 총리 일족의 ‘부정축재 증거’ 에 대해 이 신문의 데이비드 발보자(David Barboza) 기자는 ‘10개월 걸쳐 수집했다’고 했지만,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베이징에 주재하고 있던 각 해외언론 지사에 원 전 총리 일족을 고발하는 ‘두꺼운’ 자료가 전해졌으며, 그 자료에는 원 전 총리 일족의 이름과 상세한 투자내용, 회계 감찰기관의 감찰보고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ICIJ는 입수 데이터에 대한 면밀한 조사에 전세계 50개 이상의 기관과 단체의 협력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그 중에는 홍콩 명보와 중국 언론사 1곳도 포함됐습니다. 명보는 홍콩의 반환을 앞둔 1995년에, 당시 장쩌민 정부와 가까운 관계에 있던 말레이지아 사업가가 인수했습니다. 중국 언론사도 후원자가 없다면, 역대 중국 지도자의 재산 조사에 대한협력은 불가능할 것이 분명합니다.
장파의 축재는 종종 홍콩과 해외언론에서 다뤘습니다. 수감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저우융캉의 부패관련 금액은 1천억위안(약 17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지난해 말 홍콩 명경이 전한 바 있습니다. 저우융캉의 일족은 중국의 석유 이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일족에 의한 부정 축재는 이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편 장쩌민 전 주석의 두 아들은 중국의 통신사업 관련 이권을 거의 독점하고 있습니다. 저우 일가의 재정관리인으로 불리는 류톄난(刘铁男) 전 국가 에너지 국장은 지난해 부패혐의로 입건됐습니다. 미국의 중국 정보지 ‘중국사무(中国事务)’는 ‘장쩌민은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에 35,000만달러(약 3,700억원)를 맡기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부패로 사형이 집행된 류진바오(刘金宝) 전 중국은행 상하이 지점장은 2002년에 장 전 주석을 위해 20여억 달러를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장파 중진 쩡칭훙도 그의 아들 쩡웨이(曾伟)가 2008년 시드니에서 호주의 부동산 거래 사상 3번째로 고가인 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이러한 장파의 축재가 ‘간과된’ 방대한 데이터는 ‘호랑이’를 잡으려는 시진핑 정권에 대해 장파가 드디어 ‘협박장’을 내민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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