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경운(耕耘)... 밭 갈고 김매는 위대함
[SOH] 사서삼경(四書三經)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莫問收穫(막문수확) 但問耕耘(단문경운)』
직역하면 ‘수확할 것을 묻지 말고 밭 갈고 김 맬 것을 물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한 삽 더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죠?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충실하라’는 것이 본 뜻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쉬었다 가보면 어떨까요?
고전은 따가운 현실의 햇살을 피해 잠시 쉴만한 지혜의 그늘막입니다.
말미의 ‘경운(耕耘)’이라는 단어 친숙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경운기(耕耘機)도 이 '경'과 '운'을 쓰는데요
경(耕)은 밭을 가는 것으로 농사를 위해 땅을 평평하게 잘 고르는 것을 뜻합니다.
땅을 골라보셨나요? 땅을 고르게 해야 일이 두고두고 쉬워집니다. 물을 줘도 흘러내리지 않고 평등하게 고이니 효율적이게 됩니다.
우리 삶에도 이런 평탄작업이 매우 중요하며 성공의 근간이기도 합니다.
성공적 삶을 위한 준비는 사치스러운 것도 아니고 휘황찬란한 묘기도 아닙니다. 그저 이런 평탄작업으로 시작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이 만만한 일은 아닌가 봅니다.
우리는 정치에서 애증에 빠지고 종교에서도 편을 가르며, 국가적 지역적 편파성, 학벌의 편견, 심지어는 자식들 중에서도 편애를 하곤 합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내 몸에서도 치우침이 있어, 아프면 늘 어느 한 쪽이 아픕니다. 그것은 나중에 반신불수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되곤 하지요.
내 마음에 치우침 없이 안정됨을 이루면 그것이 내 마음 밭을 잘 갈아둔 것이며 그것이 경(耕)입니다. 그것이 평등심이며 나아가 부동심(不動心)입니다.
운(耘)은 김을 매는 것, 즉 잡초를 뽑아내는 작업입니다.
당신 마음 속에 생산성도 없으면서 끈질기게 남아있는 잡초는 무엇인가요? 정들고 익숙해진 나머지 그냥 놔두고 있는 습관 말입니다.
그것은 술이고 담배일 수 있으며, 왜곡된 상상 속의 욕망일 수 있고 이런 저런 승부경쟁이며 게임 일 수도 있습니다.
소소하게 남의 결점을 가지고 노닥거리는 것도 잡초이며 온갖 가십거리도 그저 잡초입니다. 잡초를 남겨두면 나중에 그것이 내 정신의 토양을 완전히 잠식하여 어린왕자가 살던 행성의 거대한 바오밥 나무처럼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 때는 이미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닌 그 잡초일 가능성이 크지요. 그런 것을 매일 살피고 순간순간 직시하여 제거해주는 것이 김맬 운(耘)입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 마음밭을 청정하게 경운(耕耘)해 줄 뿐입니다. 그 결과 누가 인정하고 칭찬해 주길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섣부른 기대와 집착 속에 냄비처럼 보글보글 조바심을 끓여가며 금쪽같은 삶을 보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기다리는 고도는 오지 않으며 그저 내려놓고 현재에 성실할 때 어느덧 그 결과는 풍년처럼 다가오곤 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유위의 덧없음 너머 무위(無爲)의 한없음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계속)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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