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완벽(完璧)'과 '하자(瑕疵)' 사이
[SOH] '완벽'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참 사랑받는 단어입니다.
완벽한 미모, 완벽한 배우자, 완벽한 제도, 완벽한 세상... 아마도 누구나 완벽하고 싶어서일까요? 그런데 막상 그 완벽이 어떤 상태를 이르냐고 묻는다면 잠시 말문이 막힐지도 모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완벽은 하자(瑕疵) 없는 상태입니다. 조금 더 파고들면 완벽은 완전한 구슬입니다. 하자는 구슬에 있는 흠이고요.
여기에서 사유를 마치면 진국이 우러나지 않습니다. 조금 더 끓여볼까요?
옛날에 춘추전국 시대에 화씨구슬이라는 천하의 보물이 있었습니다. 그 구슬에는 벌레가 앉지 않았고 밤에도 그 곁에서 글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발광을 했으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스했다지요.
현대라면 조명이 있고 살충제가 있으며 냉난방이 되니 그런 구슬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마는 모든 유래 속에는 그 이면의 영양가가 듬뿍 담겨있는 법입니다.
보통 보배구슬이라 해도 약간의 흠은 있는 법인데, 유독 화씨구슬은 아무런 하자(瑕疵)가 없어 완벽(完璧)이라 불렸으며 천하의 자랑거리였습니다.

조나라 혜문왕이 그 구슬을 소장하고 있었는데, 그 소문을 강대국인 진나라 소양왕이 듣게 되죠. 욕심이 난 소양왕은 조나라에 15개의 성을 줄 테니 그 구슬을 맞바꾸자는 제안을 합니다.
실은 화씨구슬만 접수하고 15개성은 주지 않을 작정이었다지요. 그 뻔한 속을 알면서도 약소국인 조나라는 거부할 배짱이 없었습니다.
진왕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전쟁의 빌미를 주는 것일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 일온 조정의 큰 걱정꺼리였는데요.
인상여라는 무명의 인물이 자청하여 그 일을 맡아 다녀오겠다고 하며 이렇게 자신합니다. “신(臣)이 옥을 완전히 보존하여 돌아오겠습니다(臣請完璧歸趙)”

오! 이 말 속에서 완벽(完璧)이 처음 등장합니다. 그는 화씨구슬을 가지고 먼 길을 가서 진왕을 만나게 되는데요.
진왕은 데리고 온 비와 빈, 그리고 총애하는 궁녀들에게 돌려가며 그 구슬을 만지고 구경하게 하죠. 그것은 얼마나 큰 무례입니까? 구슬을 받쳐 들고 장난하는 모습이 바로 희롱(戱弄)이라는 단어로 조합되기도 했습니다.
인상여는 진왕에게 “그 구슬에는 실은 결정적 하자가 있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보여드릴까요?”라고 말합니다. 이 말 속에서 하자(瑕疵)라는 역사적 표현 또한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입니다.
진왕이 궁금하여 그에게 구슬을 건네주자 인상여는 갑자기 구슬을 번쩍 머리 위로 들고 눈에 핏발을 세우며 외칩니다.
“진왕께서 이 구슬을 욕되게 하셨으니 저는 조왕께 불충한 신하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되었으니 차라리 제가 이 구슬을 내리쳐 부숴버리고 저 또한 기둥에 머릴 부딪쳐 자결해 버리겠습니다!”
그 목숨을 건 서슬에 놀란 진왕이 허둥지둥 15개 성(城)에 대한 양도문서를 써주며 그를 달래려 하지요. 그래도 그는 진왕을 믿지 못하고 밤에 몰래 사람을 시켜 화씨구슬을 조나라로 돌려보냈습니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진왕은 처음에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그를 기름가마에 튀겨 죽이려 합니다. 허나 그래봤자 결국 천하에 진왕의 평판만 추락할 것이라는 신하의 말에 이를 악물고 참지요.
오히려 신하의 충언대로 인상여에게 많은 선물을 수레에 실어 살려 보내주게 됩니다. 결국 인상여는 무서운 진왕도 돌려보낸 셈이며 구슬도 완전하게 가지고 돌아왔으니 그 결과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당신은 완벽합니까?
우리 모두 그렇듯이 수많은 하자와 결점으로 가득하겠지요. 하지만 우리 안에 훼손되지 않는 한 점 완벽이 있다고 합니다.
깨알 같은 하자들은 본래의 내가 아니라 기나긴 여정 중에 쌓여온 것이라지요. 우리 그 모든 하자를 이전의 완벽의 지점으로 돌아가 보려는 건 어떨까요? (계속)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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