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공자학원의 실체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영화 ‘가면(假面)-감춰진 진실(원제: In the Name of Confucius)’. 한국에서는 지난해 ‘공자라는 미명 하에’라는 제목으로 전국 곳곳에서 상영됐다.
도리스 리우(Doris Liu) 감독이 제작한 ‘가면(假面)-감춰진 진실’은 중국 정부에서 공자(孔子)라는 이름의 가면(假面)을 쓰고, 전 세계 각국에 설립한 공자학원이 공자의 유교 사상이 아닌,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상, 공산당 이념을 전파하는 선전기관임을 폭로하는 최초의 다큐멘터리이다.
내용은 2012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맥매스터 대학 공자학원의 중국어 강사로 일하던 소냐 자오(Sonia Zhao)가 중국 공산당의 감시와 통제에서 뛰쳐나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공자학원이 지역사회의 현안으로 떠오른 사건에 관한 것이다.
이 다큐는 2016년 애콜 레이드 국제영화제에서 인도주의상, 단편 다큐멘터리 심사위원 특별 우수상, 사회정의 우수상, 여성 감독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임팩트 DOCS, 인디 페스트 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한국 외에 영국·호주·덴마크·이스라엘 등 16개 국가에서도 상영돼 공자학원의 실체를 국제사회에 폭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도리스 리우 감독은 중국계 캐나다인 저널리스트로 공자학원의 실상을 폭로하는 데 앞서왔다.
■ 공자학원은 中共 첩보, 선전 기관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漢辦(한반))가 세계 각국의 고등교육기관과 연계해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라고 알려져 있다. 세계 최초로 2004년 서울에 공자학원(서울공자아카데미)이 설립됐고, 공자학원 본부는 2007년 4월 9일 베이징에 설치됐다.
2020년 4월 기준으로 162개 국가에 545개 공자학원, 1170개 공자학당이 설치돼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23개의 공자학원이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 소속, 한반(漢辦·중국어보급위원회)이라고 알려진 '국가한어국제추광영도소조판공실(國家漢語國際推廣領導小組辦公室)'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학원 설립의 실체와 목적이 세계 각국에서 속속 밝혀지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해외 곳곳에서 공자학원 퇴출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18년 2월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중국 정부가 중국계 교수나 학생 등을 정보 수집 요원으로 활용하는 행태가 다수 포착됐다며 공자학원이 중국 공산당의 사상 선전과 스파이 활동의 거점이 되고 있다 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프랑스 국방부 산하 군사 전략연구소(IRSEM)는 최근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 작전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공자학원을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전술 거점이자 이데올로기 선전 기지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시절인 2020년 미 국무부는 자국 학교에 ‘악의적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공자학원 미국 센터를 ‘외교사절단(중공 대사관과 같은 공산당의 외교 기관)’으로 지정하는 규제를 가했다.
이 조치는 각국의 공자학원 퇴출 물결을 더 가속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독일 함부르크대학은 ‘연구 내용 유출 위험’이 있다며 2020년 8월 공자학원과의 제휴를 종료했다.
캐나다의 연구 중심 명문 공립대인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은 4차례에 걸쳐 공자학원 설치 제의를 거부하고 대만 중국어센터와 제휴를 선택했다.
대학 측은 중공이 공자학원 설치를 제안하며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것 △파룬궁, 톈안먼 사건, 대만·위구르 문제 등 민감 이슈를 다루지 않을 것 등을 조건으로 내건 것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상대’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애크런대, 인디애나주에서 유일하게 공자학원을 둔 발파라이소대학이 공자학원 폐쇄를 발표했다. 과거 100개 이상이었던 미국 내 공자학원은 현재 50개 이하로 감소했다.
스웨덴은 2020년 4월 유일하게 남아 있던 공자학원을 폐쇄해, 유럽 최초로 공자학원을 완전히 퇴출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