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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中文化] ‘조강지처’가 아내를 뜻하는 이유

편집부  |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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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송나라의 문호 소식(蘇軾·소동파)이 지은 ‘동파지림(東坡志林)’에 “부귀해진 사람도 조강(糟糠)을 바꾸진 않는다(居富貴者不易糟糠)”는 구절이 나온다. 

여기서 조강은 술지게미나 쌀겨가 아니라 ‘아내’다. 유사한 표현이 우리나라 문학작품에도 많이 등장한다. 

박완서의 소설 ‘미망’에는 “자고로 조강지처 내치고 잘된 집구석 하나도 없다는 건 누구보다 자네가 더 알 것 아닌가?”라는 표현이 있다.

그렇다면 고대인들은 왜 자신의 아내를 가리켜 조강지처(糟糠之妻)라 불렀을까?

먼저 단어의 뜻을 보면 ‘조(糟)’는 술을 거르고 난 후 남는 찌꺼기를 가리키는데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주재(酒滓·지게미)로 풀이했다. ‘강(糠)’은 벼나 보리 등 곡식을 턴 후 남은 껍질이다.

여기서 술지게미나 곡식의 껍질은 핵심이 제거된 후 남은 찌꺼기로 좋지 않은 음식의 대표격으로 쓰였다. 옛날에 가난한 사람들이 흔히 먹던 음식이 바로 ‘조강’이었다.

조강지처란 고사성어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 말은 ‘후한서(後漢書) 송홍전(宋弘傳)’에서 유래한다. 한고조 유방이 세운 서한(西漢) 왕조가 왕망(王莽·BC 45~AD 23)이란 간신 때문에 졸지에 몰락하자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BC 6~AD 57)가 일어나 혼란을 평정하고 동한(東漢)을 세웠다.

광무제 재위 때 조정에는 현명하고 어진 신하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송홍(宋弘)은 지조로 유명했다. 동한 초 장안(長安) 사람으로 광무제 때 조선의 정승(政丞)에 해당하는 고위직인 대사공(大司空)에까지 올랐다.

건무(建武) 2년 송홍이 환담(桓譚·BC 24~AD 56)을 천거해 조정에 들였는데 그는 화려한 연주에 능했다. 광무제가 그의 연주를 좋아하자 송홍은 환담을 불러 스스로 고치지 않으면 죄를 묻겠다고 경고했다.

나중에 광무제가 환담에게 거문고를 타게 하자 송홍의 눈치를 보면서 연주하지 못했다. 광무제가 무슨 일인지 의아해하자 송홍은 “신(臣)이 환담을 천거한 까닭은 충성스러움과 올바름으로 군주를 보필하기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정에서 음란한 음악을 탐하고 즐기게 했으니 이는 신의 죄입니다”라고 했다.

당시 광무제에게는 누이가 있었는데 마침 남편을 여의고 과부로 있었다. 한번은 광무제가 누이에게 마음에 드는 신하가 없는지 묻자 누이는 “송홍은 자태에 위엄이 있고 덕행(德行)과 재주가 두루 뛰어나 조정에서 따를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광무제 역시 평소 송홍을 높이 평가하고 있던 차에 누이가 그를 좋아한다는 의사를 비치자 송홍의 뜻을 확인하고자 했다. 광무제는 송홍을 대궐로 불러들이고 누이더러 병풍 뒤에 앉아 대화를 엿듣게 했다. 

광무제는 “속담에 이르길 ‘사람이 존귀해지면 친구를 바꾸고, 부유해지면 아내를 바꿀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송홍이 대답했다. “신이 듣기로는 가난하고 어려울 때에 사귄 벗은 잊을 수 없고 술지게미와 쌀겨를 먹으며 고생한 아내는 쫓아낼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貧賤之友 不可忘 糟糠之妻 不下堂)”

이 말을 들은 광무제는 누이에게 “일이 어렵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황제의 권력으로도 조강지처에 대한 송홍의 의리를 저버리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조강지처란 가난하고 어려울 때 고생을 함께 한 아내를 비유하는 말로 쓰였고, 송홍의 일화를 통해 조강지처는 설사 황제의 명령이라 해도 함부로 버릴 수 없다는 내포가 더해졌다.


편집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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