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바오장(吳葆璋, 전 신화사 기자)

[SOH] 최근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네 나라가 중국 대륙을 향해 송출하는 단파(短波) 라디오방송을 모두 중단할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소리방송(VOA)’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VOA는 방송중단일자를 올해 10월 1일로 선택했다고 하는데 이는 중공의 소위 ‘국경절’에 바치는 축하선물로 보인다. 물론 이 문제는 아직 미국 의회를 통과하는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지금 추세로 보자면 서방은 조만간 대(對)중국 단파라디오방송을 전면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란 이런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최후의 공산제국에 맞선 서방의 온정주의는 지금까지 줄곧 존재해왔고 지금도 성행하고 있지만 중공의 통일전선 공세 역시 날로 심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서방 각국이 잇달아 대중국 단파라디오방송을 중단하게 된 중요한 원인이 서방의 온정주의가 최후의 공산제국과 거래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중공 관영 신화사는 VOA 관련 소식을 발표하면서 후진타오와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악수하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 기사와 사진의 배치에는 깊은 내포가 담겨 있다. 이 사건의 주역인 VOA는 왜 사진을 같이 싣지 않았을까? 신화사는 VOA의 방송중단이 후진타오와 오바마가 얼마 전 워싱턴에서 결정된 것임을 자랑하거나 혹은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이 문제에 대해 언젠가 '위키리크스'가 우리에게 진실을 알려줄지도 모른다.

실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저 유명한 진주만 사건으로 설립된 VOA의 대중국 라디오방송은 아직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고 오히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일본군국주의에 비해 중국공산주의의 언론통제와 자유에 대한 압살, 인권탄압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서방 정치인들은 왜 하필 중공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오히려 뒤로 물러나는가 하는 것이다.

중국대륙에서 고난의 수렁에 빠진 민중들은 지금도 ‘무슨 변고가 생기기만 하면 우선 단파라디오부터 듣는’ 습관이 있다. 단파라디오는 전파하기가 수월하며 인터넷과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안전문제에 있어서도 중공 당국이 인터넷 사용흔적을 찾기는 아주 쉽지만 라디오 청취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이외에도 단파라디오에 대한 교란은 인터넷 선을 절단하는 것만큼 쉽지도 않고 비용도 훨씬 많이 들어간다.

만약 공산제국의 종말을 예견할 수 있다면 지금의 문제는 단파라디오 방송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화해 인터넷과 함께 세계와 중국대륙의 진상을 전 방위적으로 전파해야 하며 이것이 상책(上策) 중의 상책이다. 만약 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앞으로 또 한번 전쟁이나 냉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금세기 초부터 중국인들이 스스로 설립한 라디오방송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希望之聲國際廣播電台)’으로 중국 상공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전파가 되었다. 이 방송이 청취자들에게 매일 송출하는 것은 실망이 아닌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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