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저우진싱(周錦興)은 캐나다 몬트리올시 중국어 신문 ‘화교시보’의 발행인이다. 그는 2년 전 라이벌 대기원(大紀元) 신문의 기사가 자신을 ‘베이징의 대리인’이라고 언급했다며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냈다.
소송에서 반드시 이길 것으로 믿고 있던 저우는 지난 4월, 퀘벡주 최고법원의 소송 기각 소식을 들었다, 이 안건을 심리한 만데비르 판사는 “화교시보가 베이징 당국에게 자금 원조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물어 뜯은자가 오히려 물렸다며 화내는 격’이라며 기각이유를 밝혔다..
2년 전에 발생한 이 사건을 최근 캐나다의 권위있는 대표주간지 ‘맥클린스(Maclean's)’가 다시 다뤘다. 그 배경에는 최근 캐나다 국내에서 파문을 일으킨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의 리처드 패든 국장의 발언 때문이다.
패든 국장은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6월에 캐나다를 방문하기 전야에 열린 캐나다 최대 TV방송국 취재에서, 캐나다 정치가나 고위관료가 외국 정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발언했다. 특히 중국이 캐나다에 침투하고 있다며 특정 몇개 화교 단체를 지목했다. 이 발언의 파장 때문에 패든 국장은 일부 정부 관계자로부터 사직 요구를 받기도 했지만 캐나다 여론의 큰 지지를 받았다.
‘맥클린스’지가 7월 8일 보도한 이 기사 제목은 ‘영향성의 문제’(A Question of Influence)다. 베이징 당국이 캐나다 국내 중국어 신문이나 TV방송에 자금 원조 등 이익을 제공해 이들 언론을 통제하고, 캐나다 내에 중공 당국의 선전이나 이데올로기를 수출하며 독립파 중국어 매체를 타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2년, 화교시보는 현재 중공 당국의 탄압을 받는 파룬궁(法輪功)을 비난하는 특별호를 만들어, 통상의 4천부의 발행수를 크게 초과하는 10만부를 무료 배포했다.
이 특별호는 무려 4차례나 무료 배포됐지만 광고는 하나도 실리지 않았다. 이 자금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에 대해 대기원신문은 발행인 저우진싱의 행위를 추적해, 망명한 전 중국영사관의 인터뷰까지 동원해 저우가 중국 정권의 대리인으로 일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맥클린스’는 또 문제가 된 ‘화교시보’가 어디까지나 중공 당국에게 조종 받는 중문 언론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다른 수많은 사례를 들었다.
홍콩 자본의 ‘싱다오(星島)일보’는 해외의 주요 중국어 신문 중 하나다. 90년대 홍콩반환 전까지 ‘싱다오일보’나 ‘명보’ 등 홍콩 기반 해외 중문 언론들은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며 중공 당국과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
마이클 쥬노-카수야(Juneau-Katsuya) 캐나다 보안정보국 전 아태 담당국장의 발언에 의하면, 홍콩반환 2년 후 ‘싱다오일보’의 모회사인 ‘싱다오 뉴스그룹’이 홍콩 타바코사의 대주주 허주궈(何柱國)에게로 넘어갔다. 허씨는 중국 담배업계의 거물로 중국 공산당 내에서도 높은 지위를 누리고 있다. 중국 본토와 구별되는 자유 보도를 누리고 있던 ‘싱다오일보’는 순식간에 허씨의 의향대로 기사와 논설 색깔을 바꿔나갔다. 예를 들면 베이징올림픽 당시 시위했던 ‘티베트인’을 ‘티베트 분리주의자’로 바꾸는 등이다.
토론토의 중국 민주화협회 관줘중(關卓中.Cheuk Kwan) 회장은 캐나다 중문 언론과 인터뷰 하기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예를 들면 1989년 천안문사건에 관한 인터뷰를 하려면 기사에서 ‘학살’이란 단어를 빼야 신문에 실릴 수 있다는 편집자나 기자의 충고가 잇따른다는 것이다.
‘맥클린스’는 이처럼 베이징 당국이 캐나다 중문 언론을 자신의 유언비어나 선전 도구로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이 노리는 목표는 해외 중문 언론만이 아닌 것 같다. 해외 언론들은 현재 중국의 인권침해, 중국산 제품의 유해성, 중국공산당의 국외 독재정권 지원 등을 매일 같이 자유롭게 써내고 있다. 하지만 이 ‘자유’도 영원히 계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초당파 정책 자문기관인 미국 ‘경제안전보장조사위원회’ 2009년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 당국은 글로벌 여론 획득을 위한 ‘세계전쟁’에 나서기 위해 무려 66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 정부나 중국 국영기업이 해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언론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구체적으로는 해외 언론에 광고 제공이나 직접 융자, 또는 대사관 고위관료를 파견해 향흥이나 도움을 주는 등이다. /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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