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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감독이 공산정권하에서 살아남는 법’

편집부  |  200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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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방한한 그리스 출신 정치영화의 거장 코스트 가브라스 감독은 자신은 영화를 통해 1960년 후반 그리스 군부의 탄압에 저항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영화는 이 같이 저항의 메시지를 전하는 통로가 되기도 하지만 중국에서는 주로 공산당 이데올로기 선전 도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중국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한국 외국어대 중국어학과 임대근 교수는 지난해 중국에서 출품된 영화가 양적으로는 세계 3위에 해당하지만, 그중 국가 이데올로기를 선전하는 이른바 ‘주선율(主旋律)영화’가 60-70%나 차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음성) “판도를 살펴보면 극소수 예술 영화, 혹은 독립영화라고 불리는 것들이 아주 극소수가 있고요.. 그 다음에 상업영화들이 한  30~40% 정도 차지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소위 ‘주선율 영화’라고 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주선율 영화는 중국에서 1987년부터 제창돼 왔던 구호인데요. 중국당국이 어떤 국가 이데올로기를 선전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국가와 당이 제작을 지원하는 영화입니다”
 
임 교수는 주선율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 문화혁명 시기에도 중공은 이데올로기를 선전할 도구로 영화와 연극을 주로 이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음성) “문화대혁명 당시는 국가권력이 굉장히 주목했던 예술장르가 바로 영화였어요. 원래부터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영화가 대중을 동원할 수 있고, 대중들에게 심리적, 정서적, 혹은 이성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는 것을 일찍부터, 영화 초창기부터 다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화대혁명 당시에도 다른 예술 장르보다는 연극하고 영화가 중요한 국가 이데올로기를 선전하는 도구로서 선택이 됐습니다.”
 
“당시 4인방 중에 하나였던 강청이라고 하는 사람이, 모택동의 부인이죠. 강청이 직접 주도적으로 영화예술에 대한 통제작업에 들어가죠. 주로 혁명에서의 영웅 인물들을 만들어내는 그런 영화들로 많이 제작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 10년 동안 중국영화계는 거의 뭐 침체기에 있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 영화감독들은 검열과 심사제도로 인해 중국정부와 타협해 공산당이 원하는 수위로 영화를 만들거나, 해외로 나가거나, 혹은 중국 내에서 범법자로서 독립영화나 지하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한국에 잘 알려진 장예모(張藝謀) 감독도 해외에서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다가, 점차 국가권력을 수용하는 길로 들어선 경우라고 임 교수는 말했습니다.
 
(음성) “장예모가 (해외에서) 만드는 영화들이 전부 중국 국내에서는 상영되지 못하고 금지 영화목록에 오르게 됩니다. 서구인들에 의해서 이들 영화가 발견되고, 또 서구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호명되고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또 국내로 돌아가서 자국민들에 자기들이 만든 영화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니까 날카로운 사회비판이나 권력비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장예모는 자기가 해외에서 얻은 문화적 권력을 국내로 다시 가지고 돌아오면서, 적절하게 정부와 타협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죠. 그리고 그 대가로 장예모는 중국 내부에서 문화 권력이라고 하는 거대한 권력을 손에 쥐게 된 것이죠. 결국에는 2008년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폐막식까지도 연출하게 되는 그런 자리에 오르게 됐고, 지금은 정말 그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정도의 문화적 파워를 가지고 있게 된 거죠.”
 
최근에는 중국 영화계에서도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젊은 감독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이들 역시 장예모 감독과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임 교수는 말했습니다.
 
(음성) “지아장커(賈樟柯)를 필두로 해서 최근에 젊은 감독들이 많이 소수민족에 대한 관심, 그 다음에 하층민에 대한 관심, 그 다음에 저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 이렇게 해서 소위 말하는 마이너리티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런 영화들은 중국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상영되지는 못하고, 해외 영화제들에서 주로 상영이 되고, 해외영화제에서 오히려 호평 받고, 찬사 받는 그런 구조에 있습니다. 2004년도 이후에 지아장커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되기 시작했어요. 지아장커도 이제 역시 그런 장예모랑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거죠.” 
 
임 교수는 이어 이 같이 문화를 통한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선전이 갈수록 세밀해지므로, 문화 현상들에 숨겨진 정치적인 의도를 파악하는 눈을 키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음성) “그런 것들을 통해서 특정한 그룹들의 이데올로기들을 전파하고 주입하고 하려는 시도들도 더욱 더 세련돼지거나 고차원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 것들을 더 많이 연구하고 그런 문화 현상들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어떤  정치학들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런 눈들을 계속 키워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임대근 박사 약력

●한국외대 중국어학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문학), 동 대학원 박사(영화학)

●現 한국외대 대학원 글로벌 문화콘텐츠학과, 중국어 통번역학과 조교수

●역서:거울속에 있는 듯

●저서:'중국영화 이야기'

●공저:'영화로 읽는 중국', '중국영화의 이해' 등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김경아였습니다.

 

[ 對중국 단파라디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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