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후나이원(胡乃文 대만 중의사)
[SOH] 전국시대 제나라 민왕은 병이 들자 송나라에 사자를 보내 명의 문지(文摯)를 초빙했다. 민왕을 진찰한 후 문지는 세자에게 말했다.
“이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왕을 격노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왕을 화나게 하면 제 목숨이 위험하게 됩니다.” 세자와 왕비는 왕이 문지를 살해하지 않게 막아주겠다고 했다.
민왕은 우울한 성격과 나라를 돌보는 일에 고뇌가 깊어져 결국 병이 나고 말았다. 현대 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우울증이라고 한다. 그래서 문지는 민왕에게 특수 ‘심리치료’를 처방한 것이다.
왕이 진찰을 받으려고 문지를 불렀지만 문지는 이를 네번이나 거절했다. 더욱이 문지가 왕의 방에 도착했을 때 그는 옷과 신발을 벗지도 않고 들어가 왕 옆에 무릎을 꿇고 맥박을 쟀다. 그의 불손함에 민왕은 분노했고 병이 치료됐다.
아쉽게도 세자와 왕비가 문지를 보호하려고 모든 노력을 했으나 문지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문지가 3일 밤낮동안 솥에 삶겼지만 죽지 않자 민왕은 솥뚜껑을 닫아 질식시켜 죽였다.
화타는 한나라 시대 명의로 민왕과 비슷한 병을 앓는 환자를 보게 되었다. 환자가 그 지방 현감이었지만 화타는 문지보다 신중하게 행동했다. 화타는 현감의 아들에게 오직 아버지를 격노시켜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타는 먼저 현감의 아들이 제안한대로 현감을 아주 거칠게 비판하는 편지를 준비했다. 그 편지는 현감의 잘못을 낱낱이 지적하는 것이었다. 또한 화타는 그 병의 발병 원인과 치료 계획을 설명한 별도의 편지를 준비해서 현감의 아들에게 주었다.
현감의 집에 불려 들어갔을 때 화타는 치료비만 받고, 현감을 치료하기는커녕 준비했던 편지만 전하고 현감에게 다가 가지도 않았다.
현감은 화타의 편지를 읽고 격노하여 그의 아들에게 화타를 잡아들여 죽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감의 아들은 화타를 잡아들이지 않고 도망가게 하였다.
화타가 치료하지도 않고 치료비만 받아 달아난 것을 알자 현감을 더욱 화가 나서 검은 피를 3리터나 토해냈고 결국 치료되었다.
진나라 시대 4대 명의 가운데 하나인 장자화(張子和) 역시 그이 유명한 책 유문사친(儒門事親)에서 비슷한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처방은 환자의 집에 머물면서 환자가 먹을 음식을 대신 먹고 치료하지도 않고 치료비만 받아갔다. 그렇게 해서 환자의 화가 폭발하게 되자 치료가 되었다.
이 세 경우 모두 환자에게 화를 내게 해 치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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