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당국이 최근 자국 온라인 투자 사이트 ‘전보망(銭寶網)을 불법 다단계 조직으로 규정하고 사이트 대표를 체포한 데 대해, 장쑤성(江蘇省) 난징시에서 투자자 수천 명이 사이트 폐쇄로 거액의 손실을 입었다며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다.
24일(현지시간)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23일 난징시의 장쑤성 정부와 시 정부 청사 앞에서 ‘전보망’의 개인 투자자로 보이는 대규모 시민들이 당국의 사이트 폐쇄가 ‘부당’하다며 창업자를 석방하라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인터넷에 게시된 사진과 동영상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정부기관을 향해 행진하는 시위대를 진압하거나 행진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자들은 경찰에 의해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중국 잡지 ‘재신주간(財新週刊)’에 따르면 당국은 ‘전보망’ 계열의 투자회사가 지금까지 총액 700억 위안(약 11.8조원)의 자금을 불법으로 모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 대표 장샤오레이(張小雷)는 작년 12월 난징시 공안 당국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들은 최근 잇따라, 이 사이트는 ‘불법 다단계’이고, 창업자는 악명 높은 사기꾼’이라고 연이어 비판했다. ‘전보망’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이 사이트 등록 이용자는 2억명이고 총 거래규모는 500억위안(약 8.4조원) 이상이며,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은 축구클럽과 글리세린 생산 공장 등의 기업 투자에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난징시 경찰 당국은 회사의 투자 실적이 없고, 연이율 40% 이상의 고수익율로 투자자를 유치한 후, 신규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기존 투자자의 원금과 수익에 충당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창업자의 자수 후, 사이트가 사실상 운영 정지가 됨에 따라 미상환 원금 총액은 300억 위안에 달해 수백 만 명의 투자가들에게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
한편, 22일 시위에 나선 투자자들은 당국의 갑작스런 단속에 반발하고 있다. 7년 전부터 ‘전보망’에 투자한 장시성 출신의 장(張) 씨는 “난징 경찰 당국이 단속을 시작하기 전까지 7년간 투자해왔지만 그동안 (투자) 손실은 없었다. 작년 말 베이징 중앙정부에 찾아가 사이트를 계속 운영하게 해달라고 진정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이 사이트에서 3년간 자산 운영을 해온 다른 투자자 주(朱)씨에 따르면, ‘전보망’이 창립될 당시 많은 지방정부 고관들은 이를 지지했고, 국영 CCTV를 포함한 중국 언론들도 ‘전보망’이 우수하고 전망있는 기업’이라고 극찬했다.
주 씨는 “우리는 정부와 언론의 선전을 믿고 투자했다”며, “왜 지금에 와서 갑자기 입장을 바꿨는지, 사이트 폐쇄로 우리가 입은 손실은 누가 보상할 것인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정부는 이 사이트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우리 투자자들의 증언도 듣지 않았고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아마도 이 사이트의 높은 수익률에 눈독을 들여 (강제로) 점유하려는 의도가 있을지 모른다”며,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이번 시위 참가자들에 따르면, 경찰들은 진압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을 구타했다. 난징시 경찰 당국은 23일 시위 참가자 11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난징시 경찰 당국은 이번 시위가 확산될 것에 대비해 경찰 6000명을 추가로 동원해 대기 시켜놓고 있다. 경찰은 최루탄과 소형 소화기 등을 휴대할 수 있다. (사진: 웨이보 캡처)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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