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충칭(重慶)시가 지난 2009년 6월 시작한 ‘조폭과의 전쟁’ 캠페인이 마구잡이식 판결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달 23일 변호사, 학자, 작가 및 언론인들이 연대 서명해 중국최고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에 보낸 공개서한으로 한층 가열되고 있다.
공개서한은 충칭시가 조폭 혐의자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 사용하고 있는 고문에 대해 조사를 요구했다. 서한에서는 지난 2월 사형을 선고받은 판치항(樊奇航)의 예를 들었다.
판치항은 심문과정에서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매달려 발끝이 겨우 바닥에 닿는 자세로 10일 이상 잠을 자지 못하고 심문 당했다. 그는 더 이상 고문을 견딜 수 없어서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
재판과정에서 판치항의 변호사는 다른 피고들에 대한 고문 자료를 제출, 충칭시에서 조폭 혐의자들을 상대로 보편적으로 고문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자들의 공개서한은 충칭시 당국이 ‘폭력 소탕’이라는 미명하에 법률을 유린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잘못된 판결이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판치항이 고문 자국을 보여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동영상은 이미 인터넷에 공개되어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파문이 일고 있으며 충칭시 법체계의 공정성과 합법성에 대해 의심이 일고 있다.
학자들은 서한에서 “조폭과의 전쟁 과정에서 고문이 만연하게 된 배후에는 정치적 동기가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관영 매체들은 ‘암흑세력’이 조폭이나 부패한 관리들을 지칭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실제 체포된 사람들 중에는 택시 파업 주동자나 정치사건에 연루된 법률가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또한 중국 정치경제 논평가인 우판(伍凡)은 충칭시 당서기인 보시라이(薄熙來)가 다가올 18대 중국공산당 대표대회 앞두고 실적 쌓기에 열을 올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보시라이의 인권 유린 경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작년 11월, 스페인 법원은 파룬궁 박해에 대한 집단학살 및 고문죄로 장쩌민 전 국가주석 등 고위 공산당 관리들과 함께 보시라이를 기소한 바 있다.
충칭시에서 ‘조폭과의 전쟁’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3천명 이상이 체포됐고 100명 이상의 당 관리를 포함한 수백 명이 판결을 받았다. /이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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