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궈더강(郭德綱)은 지난달 그 이름이 더욱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8월 초 거의 대부분의 TV, 신문, 뉴스 웹사이트가 그를 ‘천박’하다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의 코미디 극장이 문을 닫았고 그는 매체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 5월부터 중공 정권은 TV에서 방영되는 리얼 데이트 프로그램 등을 대상으로 “물질주의와 선정성을 강조한다”, “천박하다”고 지적하면서 검열 또는 폐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사평론가 리톈샤오(李天笑)는 당국의 반(反)천박운동의 목적이 정권에 충분히 협조적이지 않은 공인(公人)들을 박해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하면서, 부패 관리들과 권력 남용을 날카롭게 풍자해 온 궈씨가 이 운동의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궈더강에 대한 노골적인 ‘때리기’는 8월 1일에 일어난 궈의 제자이자 코미디 파트너인 리허뱌오(李鶴彪)와 베이징 TV의 두 기자 사이에 벌어진 폭행 사건 때문에 시작됐다.
기자들은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마을에 위치한 궈더강의 집을 사전 통보 없이 방문해 인터뷰를 시도했다. 당시 궈더강은 외출중이었다. 귀에 집에 있던 리허뱌오는 기자들이 인터뷰 요구를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집에 들어가려 하자 그들 중 한 명을 밀쳐냈다.
다음날 베이징TV는 궈더강을 향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리허뱌오는 8월 3일 사과했으나, 중공을 대변하는 CCTV는 황금시간대에 그를 천박하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는 방송을 10분 동안이나 내보냈다. 다른 주요 매체들도 즉시 그를 ‘불한당’, ‘파렴치한’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후 궈더강은 코미디 시장에서 왕따가 됐고 공연이 취소됐으며, 그의 책, 음성 및 영상물은 판매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심지어 그의 블로그도 삭제됐다.
우발적인 사건일까 의도적인 탄압일까
중공 정권의 언론 통제와 관영 매체들이 신속하고 획일적으로 반응하자 사람들은 궈더강에게 일어난 사건이 우발적인지 여부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사건이 마침 후진타오 주석이 7월 23일 천박한 연예계 행태를 꼬집으며 천박함과 단호하게 싸우고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겠다고 연설한 직후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타이밍, 정황, 접근 방법 등 많은 부분은 궈더강에 대한 박해가 정권에 의해 지원되거나 의도적으로 계획됐었을 가능성도 점쳐졌다. 중공 역사를 보면 수많은 정치적 운동들이 예술 작품이나 예술가들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예를 들어 문화혁명은 연극 대본을 비판하는 기사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인들은 50년 전만큼 정치운동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게다가 인터넷 사용자들은 ‘인기 연예인이 기자들을 공격’한 사건에서 허점까지 찾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네티즌들은 폭행당했다는 베이징TV 기자가 실은 기자가 아니며, 감시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은 그의 정황 설명과 그가 입은 상처가 과장됐음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궈더강의 인기는 불문가지다. 지난 수십년동안 그는 매일 라이브 공연을 하는 전통 코미디 회사를 운영했고, 그의 공연에는 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그가 정권의 지지를 받는 다른 공연자들과 다른 점은 당대 이슈들에 대해 신랄하게 풍자한다는 점이다.
“지금 관리들은 도둑처럼 돈을 훔치며, 도둑들은 관리들처럼 잘 조직되어 있다. 경찰은 자의적으로 조폭처럼 사람들을 학대하고, 조폭들은 경찰처럼 당신에게 모든 것을 해 줄 수 있다는 듯이 공손하게 행동한다.” 이와 같은 궈더강의 어록들은 중국인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널리 회자되고 있다.
미국 화교 독립 TV방송인 NTD TV의 제이슨 마는 궈더강과 같은 예술가들의 인기는 대중들이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더렵혀지지 않은 오락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술은 사람들의 생각을 통제하기 위한 공산정권의 무기가 됐다. 그러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는 중공 관리들에게조차 호소력을 잃었다. 이번 반 천박운동은 잃어버린 기반을 되찾으려는 정권의 필사적인 노력이다.”
다행이 매체들의 광풍이 지나간 8월 14일 궈더강은 다시 코미디 극장을 열었고, 공연은 예상과 달리 만원을 이뤘다. 그의 팬들은 그의 귀환을 박수와 꽃다발로 환영했다. /이인숙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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