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의 7개 군구 중 하나인 선양(瀋陽)군구가 7월 이후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 주변에서 잇따라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대(對) 한반도 작전을 총괄하는 선양 군구의 이 같은 훈련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이징의 한 군사소식통은 "북한 붕괴 등 한반도의 유사시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첸룽(千龍)은 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를 인용해 26일 "최근 선양 군구 소속 보병과 기갑부대가 세 차례에 걸쳐 백두산에서 합동훈련을 했으며, 포병과 레이더병도 기상 악화 속에서 네 차례의 대규모 전술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선양 군구는 7월에도 대규모 훈련을 했다.
해방군보는 "이번 훈련에선 전면적인 전술 관리와 각 지휘관의 합동 지휘 기능을 실제로 적용했다"며 "합동 작전의 능력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실제 병력과 차량.실탄 등을 일부만 동원했던 과거 전술 훈련과 달리 이번엔 전 병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했다"며 "전투병력 간의 수준 차이와 훈련 진도, 계절 변화 등에 따른 맞춤식 훈련이 실시됐다"고 밝혔다. 해방군은 또 컴퓨터를 동원한 온라인 훈련과 위성통신 차량의 산악지역 기동 훈련 등 10여 종류의 첨단 군사훈련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선양 군구는 7월 하순 야간 미사일 발사 훈련을 역시 같은 장소인 백두산 기슭에서 했다. 8월 하순에는 선양 군구의 한 집단군 부대가 여러 병과가 참가하는 소병종(小兵種) 합동훈련을 벌였으며, 공군의 창춘(長春) 비행학원은 여성 조종사 훈련생의 야외 생존 훈련을 처음으로 백두산 근처에서 했다.
아울러 선양 군구 제39 집단군 예하의 제190 기계화 보병여단은 이달 5일부터 14일까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초원지대에서 합동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3000여 명의 병력을 1000㎞나 이동시키는 기동 훈련이었다.
베이징의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의 군사훈련이 이어지면서 기존의 북.중 군사 관계에도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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