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홍콩 좌파 원로 우캉민(呉康民) 전 홍콩 인민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 정치개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홍콩 언론이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홍콩 입법의원은 총리의 개혁 이미지를 심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우 전 대표는 지금까지 최고 지도부의 정책을 자주 비판하면서 정치 개혁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온 인물로, 지난 달 23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원 총리와 1시간 반 동안 단독 회담했습니다.
우 전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일상적인 이야기와 함께 중국과 홍콩의 정치문제도 함께 논의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우 전 대표에 따르면, 원 총리는 정치 개혁의 어려움을 한탄하면서 중국 정치계에는 ‘봉건사회의 유물’과 ‘문화대혁명이 남긴 독’이라는 거짓말을 좋아하는 두 세력이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이들의 지배하에 일부는 진실을 말하지 않고 겉도는 얘기만 반복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번 회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회담 내용과 사진 공개가 허용돼, 우 전 대표는 원 총리 부부와 함께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원 총리가 재임 8년간 부인과의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편 회담 내용과 사진 공개를 둘러싸고 홍콩 정계에서는 억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친중파 언론들은 돌연 자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해 홍콩 빈과일보(蘋果日報)는 상층부로부터 보도 수위를 낮추라는 통지가 있었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습니다.
홍콩 민주파 량궈슝(梁國雄) 입법의원은 원 총리가 일부 정치 평론가들로부터 ‘최우수 남자배우’라고 풍자되고 있는데, 이번 회담도 관례적인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말했습니다. 량 의원은 ‘중국 언론이 이 회담을 보도할 리 없으므로 중국 내에서는 아무도 이 사건을 모른다. 회담 목적은 국제사회에 총리의 개혁 이미지를 심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량 의원은 또 이번 원 총리의 접대는 이례적인 것으로, 원래는 당국의 ‘홍콩마카오 사무반’이 해야 하며 그 사무반 책임자는 시진핑 부주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여기에는 두 가지가 반영되어 있다. 중공 정권의 권력 교체 과정에서 내부 투쟁이 있다는 것과 홍콩에도 권력투쟁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권력투쟁에 대해 중국인도 홍콩인도 발언권이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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