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차오창칭(曹長靑 자유아시아방송 논설위원)
[SOH]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뤄낸 중국을 보고 일부 서방 학자들은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정부주도의 시장경제 발전모델)’란 개념을 만들어냈다.
이에 중국의 일부 애국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독재정치 하에서의 경제발전이 일종 발전모델로 굳혀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성적인 중국학자들은 이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중국 출신인 천즈우(陳志武) 미국 예일대 금융학 교수는 최근 대만에서 ‘베이징 컨센서스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매우 직설적으로 “베이징 컨센서스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의 개혁개방이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을 첫째, 국제 시장에 진입한 것과 둘째, 서방의 금융체제를 벤치마킹한 것 두 가지에 귀결시켰다. 서방에서 공업혁명 이후에 나타났던 비약적인 경제발전이 중국에서는 1987년 이후에 나타났을 뿐이라는 것이다.
천즈우 교수는 아울러 중국 관리와 학자들이 이른바 ‘베이징 컨센서스’에 집착한다면 심각한 재정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역사학자 위안웨이스(袁偉時)도 홍콩 ‘상보(商報)’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이른바 베이징 컨센서스란 발전모델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존재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지배한 60년을 되돌아 봤을 때, “첫 30년은 계획경제의 잘못된 길을 걸어 국민경제를 파탄의 변두리에 이르게 했고, 후반 30년은 경제영역에서 현대문명의 성과를 일부 받아 들였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후반 30년 동안 중국 농촌에서는 슬그머니 사유제가 회복됐고 도시에서는 시장경제가 상당 부분 회복됐지만, 공산당이 특별한 정책을 취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한 깨어난 학자, 중국어 발음 표기를 만들어낸 저우유광(周有光)은 올해 105세의 고령이지만 20대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보다는 훨씬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다. 최근 그는 광둥성의 유명 잡지 ‘남풍창(南風窓)’과 인터뷰에서 역시 ‘베이징 컨센서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른바 ‘발전모델’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배우고 모방할 수 있는 이론 체계가 있어야 하지만 지금 어느 국가가 중국을 모델로 삼고 있는가? 없다. 때문에 이는 정말로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반우파 투쟁에서 박해 받은 경험이 있는 저우유광은 그 누구보다도 독재정치의 폐단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그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독재에서 민주로 가는 것은 역사의 필연적인 발전과정이다. 칭화대학의 한 교수가 민주주의는 중국의 국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개변시켜야 할 것은 오히려 중국의 국정이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헌정학자인 천융먀오(陳永苗)는 베이징 컨센서스에 대한 주장을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학자다. 그는 “중국의 발전을 기적이라고 찬양하거나 중국의 발전방식을 특별하다고 치켜세우는 사람들은 모두 바보다. 그들은 왕따를 당하는 외국교수가 아니면 노예마냥 굽실대는 중국의 지식인이며 모두 코흘리개 어린황제 옆에서 아부하는 내시들과 다를 바 없다”고 맹비난했다.
천융먀오는 또 역사적인 사례를 들며, “루이 14세가 지배했던 프랑스, 비스마르크 이후의 독일, 스톨리핑 개혁 이후의 러시아제국, 양무운동(洋務運動)과 동치중흥(同治中興) 개혁을 실시했던 말기 청나라도 한때 경제가 고속도로 발전했지만 결국에는 모두 혁명이 일어났다. 독재정권 하에서의 발전이 만약 특별한 점이 있다면, ‘하늘은 멸망하려는 자들을 우선 거만하고 미치게 만든다’는 것이다.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것은 썩은 냄새 진동하는, 시체나 다름없는 몸뚱이에 향수를 뿌리고 재앙과 훼멸로 걸어가는 것이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실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개념은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을 ‘중국 경제개혁의 총설계사’라고 치켜세웠던 것과 마찬가지로 황당한 말이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발전은 공산당 자신도 ‘묶었던 밧줄을 느슨하게 하는 것(松綁)’이라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중국인들을 옭죄었던 밧줄을 조금 느슨히 했을 뿐인데 경제가 놀랄 만큼의 활력을 얻었다는 것은 그 누가 ‘설계’하지 않아도 중국인들은 스스로 부유해 질 줄 안다는 것을 설명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중국의 경제발전은 중국이 계획경제에서 벗어나 시장경제로 갔기 때문이다. 시장경제라는 것은 서방에서 몇백년 동안 발전해온 방식으로 덩샤오핑이 발명해낸 것이 절대 아니며 중국식 발전방식은 더욱 아니다.
게다가 중국은 현재 여전히 계획경제와 시장경제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독재정치는 탐관오리들에게 부패의 온상을 제공했다. 만약 이것도 일종 발전방식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놀라운 부패, 놀라운 사회 불공정, 놀라운 빈부격차로 요약할 수 있다. 때문에 위안웨이스는 “베이징 컨센서스를 멋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중국의 단점과 약점을 고정시키는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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