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올해 1분기 31개 성・시・자치구의 총생산(GDP) 합계가 중국 전체 GDP를 웃돌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지방 정부가 허세를 부리기 위해 통계를 조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중국 GDP 통계의 신뢰도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분기 31개 지방정부의 GDP 합계는 14조 3072억 9100만 위안(약 2480조 원)이지만 중국 전체 GDP는 14조 667억 위안(약 2550조 원)으로 지방 GDP 합계가 중국 전체보다 2405억 9100만 위안 웃돌았습니다.
지난달 30일 ‘베이징 청년보’는 베이징대 경제학원 경제학부의 쑤젠(苏剑) 부주임의 말을 인용해 “각지방 정부의 중복 계산 및 통계 부풀리기가 데이터 불일치의 원인”이라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전국정협위원인 둥다이성(董大胜) 전 국가심계서 부심계장은 지난 3월 개최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의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지방 정부는 형식만 고집하고 너무 허세를 부리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가 비정상적이 되었다. GDP 성장률, 재정 수입, 대출, 수출입 데이터 등 많은 부분이 허위보고”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또 중국 당국이 지난달 15일 1분기 GDP 성장률을 7%라고 발표한 데 대해 국제금융기관은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26일 미 금융 대기업인 시티뱅크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실제 1분기 GDP 성장률이 6%를 밑돌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1분기 중국 GDP 성장률에 대해 미국의 독립 거시경제 조사업체인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4.9%, 전미 산업심의회는 4%, 영국 거시경제 조사업체인 롬바드 스트리트 리서치는 더 낮은 3.8%로 각각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각 지방정부의 GDP 총액과 전국의 GDP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은 최근 수년 간 매년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각 성의 GDP 총액은 전국의 GDP보다 2조 6800억 위안 웃돌았고, 2010년에는 3조 5000억 위안, 2011년에는 4조 6000억 위안, 2012년에는 5조 7600억 위안, 2013년에는 6조 1000억 위안, 그리고 지난해에는 4조 7800억 위안을 각각 웃돌았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 같은 불일치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정정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국가통계국이 의도적으로 ‘통계의 불일치’ 상황을 외부에 암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정치경제 평론가 우판은 “중국 정치계에서는 출세하고 싶으면 숫자부터 시작해 숫자로 출세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숫자는 GDP 데이터를 가리킨다. 즉, 지방 정부의 관료가 중앙정부에 보고한 GDP 성장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현재의 지위에서 한층 더 출세할 수 있고 관료들이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역시 높은 GDP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공산당 정권은 허위 GDP 통계를 통해 자신들의 ‘통치 합법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