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중국건설은행 당서기 겸 이사장 장언자오(張恩照)가 횡령의 혐의를 받고 갑작스레 퇴직하고 대신 중국인민은행 부행장 겸 국가외환관리국 국장인 궈수칭(郭樹淸)이 부임했다. 궈수칭은 부임 후, 건설은행의 기업 관리 시스템을 개혁한다며 “기업 안의 공산당위원회는 정치적 지도역할과 핵심 작용을 발휘해야 하지만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고 효율이 낮은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경영 활동을 간섭하는 당조직이 선진적인 관리 시스템으로 건설은행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요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아낸 궈수칭은 총명한 사람이었다. 때문에 그는 부임하자 바로 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작년 9월 기업 개편을 시작해 올해 3월 장언자오가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반년 동안, 건설은행 당위원회는 수 십 차례의 회의를 열고 인사 변동, 경영 관리와 임금, 복지 등 거의 모든 사항에 대해 토론하고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당위원회 성원들은 모든 행정 사무와 관련해 구체적인 분업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기업의 정책 결정 기구인 이사회는 단지 3차례 밖에 회의를 열지 않았다. 또 당조직은 10일 전에 이사회에 회의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하루 이틀 전에야 형식적으로 통보하고 지나갔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도맡아 하고 있는 당위원회는 어떻게 회의를 여는 것일까? 건설은행의 최대 주주인 후이진(匯金)사 셰핑(謝平) 사장은 “건설은행 당위원회에서 줄곧 왕쉐빙(王雪冰), 장언자오와 같은 1인자들이 쥐락펴락하고 있으며 기타 성원들은 모두 고분고분 따르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바 있다. 셰핑의 이 같은 발언은 건설은행에 대량의 대손이 발생하고 제1인자들이 연달아 호화스러운 금융가에서 음침한 구치소로 걸어 들어가게 된 원인을 가장 잘 해명해 주었다.
중국 정부는 건설은행을 선진적 기업 관리 구조를 건립하고 성숙시키기 위한 시범 기업으로 지정했으며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했다. 다시 말해서 건설은행은 중국 정부가 자국인과 외국인에게 보여주는 샘플이 되어야 할 기업이었다. 때문에 건설은행 안의 공산당 조직과 이사회 등 관리기구의 상호 관계는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중국 기업의 관리 체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의의에서 말한다면, 궈수칭이 제기한 문제는 사실 중국 기업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궈수칭이 총명하다고 하는 것은 또한 그가 공산당 조직이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노하게 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조직이 기업에서 왕노릇을 하며 정상적인 경영을 방해하는 현상을 해결해야 했지만 또 자신의 운명을 장악하고 있는 당을 노하게 해서는 안 되었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궈수칭이 내놓은 방법은 ‘공산당 강령’과 ‘기업법’을 동시에 강조하면서 “이 두 가지 법률에 따르면 기업 안의 당조직과 이사회 등 관리기구는 권력의 분업에 있어서 전혀 모순 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집행 중에 모순이 생기는 것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해석은 궈수칭이 기업 관리 시스템을 개혁하는 동시에 당조직을 건드릴 수 없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꽤나 머리를 잘썼음을 잘 보여주었다.
사실 당위원회가 중국 기업 안에서 도처에서 월권행위를 할 수 있는 근본 원인은 ‘공산당 강령’과 ‘기업법’ 사이의 모순이다. ‘공산당 강령’은 제일 처음에 “중국공산당은 중국식 사회주의 사업의 지도적 핵심”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2조항에 “국유기업에서 당조직은 정치적 핵심 작용을 발휘하고, 당과 국가의 방침 및 정책이 기업에서 철저하게 집행되는지 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라, 공산당 조직은 전국을 지도하는 핵심이면서 또 소재 기업의 정치적 핵심 역할을 부담하고 또한 기업을 감독까지 해야 하니 권력이 클 수밖에 없다.
비록 ‘기업법’은 주주 총회와 이사회가 기업의 경영의 방침 등을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일단 결정된 방침이 당의 방침, 정책과 충돌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핵심적 지위에 있는 당조직이 ‘잘못’을 바로잡아 줘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원칙이다. 그런데 기업에서 당조직이 권력이 없다면 어떻게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중국은 기업 안의 당조직에 실제 권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주주 총회, 이사회, 감사회의 권력은 백지화 되고 말았다.
모두 알다시피, ‘공산당 강령’은 중국의 모든 법률 가운데서 가장 권위가 있어 심지어 ‘법중의 법’이라 불리는 헌법마저도 ‘공산당 강령’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의 모든 법률은 이 ‘공산당 강령’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법’이 어찌 ‘공산당 강령’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물며 공산당은 입법을 통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법을 통제하고 있으며 군대까지 통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을 놓고 말하면, 당이 기업의 모든 관리층 인사변동을 통제한다. 예를 들면, 궈수칭을 포함한 중국 4대 국유은행의 이사장과 행장들은 모두 공산당 중앙조직부에서 물색, 임명했다. 이러한 일련의 체계로 인해 기업 안의 당조직은 최고 통제권을 가지지 않으려 해도 안 되게 되어있다. 이 또한 궈수칭이 머리를 써서 당조직을 노하게 하지 않으려는 이유이다.
궈수칭 그리고 궈수칭처럼 중국에서 선진적 기업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뜻을 품고 있는 모든 관리자들은 오늘날 기업 개혁을 진행함에 있어서 누구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당조직 문제를 피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난제는 기업가들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기업 개혁의 범주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오직 정치체제 개혁을 진행해야 비로소 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집권자들은 1989년 이래 줄곧 정치적 개혁을 회피하고 있다.
켐브리지大 경제학부 장웨이(張煒) 교수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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