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산동 고밀이라는 마을에 도관에서 책을 읽기를 즐기는 장씨 성을 가진 서생이 있었습니다. 그의 옆집에는 말이 없고 늘 나무를 패고 있는 추하게 생긴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서생은 그를 업신여겨 그 와는 인사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서생은 집에서 백여리 떨어진 장에 가서 마음에 드는 소 두 마리를 샀습니다. 그러나 며칠을 기다리며 찾아보아도 소를 몰아다 줄 마땅한 일꾼을 구할 수가 없었다. 여비는 떨어져가고 서생의 마음은 초조함으로 애가 탔습니다.
“무슨 걱정이 있는 것 같은데 소 때문에 그러십니까?”
마음을 감싸는 듯 한 부드러운 음성에 뒤돌아보니 옆집 노인이 소들을 지긋한 눈길로 바라보며 서 있었습니다.
“댁이 알 바 아니오”
“걱정하지 마시오. 소는 내가 책임지고 데려다 주리다.”
퉁명스런 서생의 태도엔 아랑곳없이 노인은 말을 마치자 소와 함께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서생은 자신이 잠깐 조는 사이 소를 도둑맞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며칠 후 서생이 초췌해져 집에 도착했을 때 소들은 외양간에서 마치 서생을 반기듯 큰 울음을 울었습니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생이 장에서 노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날 그 시각에 노인이 소를 서생의 집으로 몰고 왔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때서야 서생은 노인이 도를 깨친 도인임을 알아보고 매우 공경했습니다.
세월이 흐른 어느 여름날 밤이었습니다. 마당 가득 반짝이던 별빛을 뚫고 느닷없이 천둥 번개가 치며 장대비가 내렸습니다. 허둥거리며 문단속을 하던 서생의 눈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령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신령들은 도사의 방을 둘러싸고 공경하게 예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엄숙하면서도 아름다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서생은 놀라서 움쭉달싹 못하고 지켜보고 서 있었습니다.
다음 날 비가 그치자 서생은 도사를 찾아갔습니다. 도사의 방은 오랫동안 사람이 머물지 않은 듯 낯이 설고 적막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큰 비가 내리던 날 근처 백여 곳의 도관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사와 신령들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그 후 도사의 소식을 들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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