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서당 훈장이 한밤중에 혼자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이미 세상을 떠난 옛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그는 평소 담이 큰 편이라 별로 두렵지 않았고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어디를 그렇게 가시는가?”
그러자 친구가 대답했다. “나는 지금 저승에서 일을 보고 있다네. 지금 남촌(南村)에 볼일이 있다네. 마침 자네와 같은 길을 가게 되었네 그려.”
이리하여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걷게 되었다. 어느 낡은 가옥을 지나갈 때 저승에서 온 친구가 말했다. “이 집에 사시는 분은 덕이 높고 성망이 높은 문인 학사(學士)일세!”
훈장 선생이 물었다. “이 집에 사는 사람이 덕이 높고 성망이 높은지 자네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이승 사람들은 낮에 생활하느라 바빠 성령(性靈)이 매몰되어 있다네. 밤에 잠이 들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으면 그 사람의 원신(元神)이 나타난다네. 만약 그 사람이 평소 공자의 『논어(論語)』, 굴원의 『이소(離騷)』, 사마천의 『사기(史記)』등 좋은 책을 읽었으면 글자마다 모두 빛을 발하는데 그의 온몸에 있는 구멍에서 방사해 낸 빛도 오색이 찬란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네. 가장 높은 것은 하늘까지 올라가 별빛처럼 빛나고 그다음은 빛이 여러 장(丈)에 달하며 그 다음은 몇 자 높이에 달한다네. 이렇게 점차 작아져 가장 낮은 사람은 그 빛이 반딧불처럼 작아진다네. 일반인들은 이런 광경을 볼 수 없지만 귀신들은 모두 볼 수 있다네.”
훈장 친구가 말했다. “나는 반평생 책을 읽었는데, 내가 잘 때 나오는 빛은 얼마나 높던가?”
그러자 친구가 잠시 주저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내가 어제 자네 집을 지나가다 보니 자네는 마침 낮잠을 자고 있더군. 자네가 비록 책을 많이 읽긴 했지만 성현들의 책은 아주 적고 대개 시류를 쫓고 이익을 추구하며 즐거움에 빠져 의지를 상실하게 하는 그런 종류의 책들이었네. 때문에 글자마다 시커먼 연기로 변해 집을 둘러싼 것이 마치 짙은 안개가 낀 것 같아서 빛이라곤 전혀 볼 수 없었다네.”
이 말을 들은 서당 훈장은 겸허하게 자신을 반성하기보다는 도리어 친구에게 화를 버럭 냈다. 그 친구는 그와 말다툼을 하는 대신 단지 미소를 지은 후 갑자기 사라졌다.
사람의 대뇌는 마치 하나의 용기(容器)와 같아서 속에 무엇을 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사악한 것은 적게 보아야 하는데 좋지 않은 영화도 보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사상과 심령이 순수하고 올바름을 유지할 수 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어 덕을 닦으면 사람이 고상해지는데 다른 공간에서 보면 이 사람은 만장(萬丈)에 달하는 빛을 방사할 것이다. 만약 나쁜 책을 많이 읽는다면 나쁜 것들을 많이 담게 되어 사람도 나쁘게 변한다. 다른 공간에서 보면 이 사람이 발산하는 것은 모두 짙은 흑기(黑氣)와 악기(惡氣)이니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료출처: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
발표시간:2008년 7월 6일
정견문장: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08/7/6/53672.html (번역:임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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