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을비가 내린 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내려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때입니다.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따스한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은 고귀함을 지닌 연(蓮)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은 잎, 꽃, 뿌리, 열매 등 하나도 버릴 것 없이 해가 없는 고마운 식물입니다. 꽃과 잎은 고결한 아름다움과 함께 차로, 뿌리인 연근(蓮根)은 식용, 약용으로, 열매인 연실 또한 약용으로 두루 쓰입니다.
연근은 연꽃의 땅속줄기로 연우(蓮藕)라고 합니다. 진흙 속을 가로 기는 땅속줄기는 마디가 있고 희고 가늘며, 가을에 비대해져서 연근이 되는데요, 이 연근에서 잎이 되는 줄기와 꽃이 피는 줄기가 생긴답니다. 꽃은 여름에 피고 열매는 가을에 맺는데 이것이 연밥인 연실입니다.
연은 불교와의 인연 때문에 사원에 많이 재배되고, 일부러 못이나 논에다 식용으로 재배하기도 하는데 원산지는 인도로,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재배되어 『시경(詩經)』 진풍(陳風)에서 “저기 저기 저 못 둑엔 부들하고 연잎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연근은 건강에 좋은 갖가지 효능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근의 효능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연근을 얇게 자르면 가는 실처럼 끈끈하게 엉겨있는 물질이 있는데, 이는 ‘뮤신’이란 물질로 세포의 주성분인 단백질의 소화를 촉진시켜주는 역할과 함께 위벽을 보호해주는 기능을 합니다.
풍부한 무기질, 비타민C, 리놀레산, 식이섬유 등이 많아 뼈의 생성과 촉진, 배설 촉진, 피부건강 유지에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흡연을 하는 사람의 니코틴 담배의 독을 몸에서 빼주는 해독작용이 있고, 각종 독성물질에 대한 중화작용이 있습니다. 연잎에는 간의 해독을 촉진시키는 단백질, 지질, 당질의 함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고, 연뿌리를 찧어 바르든지 마시면 지혈 효과도 있습니다.
또 열을 내려주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정작용, 즉 신경과민이나 스트레스, 우울증에도 도움이 되고 신경 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만들기 때문에 기억력 감퇴를 막아 치매 예방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천연 항산화제로 노화 방지와 불임 예방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E와 철분 함량이 높아 연뿌리로 죽을 쑤어 먹으면 출혈성 위궤양이나 위염에 효과가 있습니다. 연잎을 차로 마실 경우 빈혈 예방에도 좋다네요.

한의학 박사 강지석님의 도움말씀 들어볼까요?
동의보감에 “연뿌리는 열독을 풀고 어혈(瘀血, 엉긴 피)을 푸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옛날 송나라 고관이 연뿌리 껍질을 벗기다가 실수로 양의 피를 받아놓은 그릇에 떨어뜨렸는데 그 피가 엉기지 않음을 보고 연뿌리가 뭉친 피를 흩뜨리는 성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우리가 흔히 차로 마시는 연잎(荷葉)도 “악혈(惡血, 궂은 피)을 없애며, 혈리(血痢, 피 나오는 이질)을 치료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참! 딸꾹질에도 좋다고 하네요. 연근을 건조시켜 만든 분말을 뜨거운 물에 타서 섭취하면 딸꾹질이 멈추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무엇하나 버릴게 없고 귀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오늘은 연근을 이용해 밥반찬으로 두고 먹을 수 있는 연근조림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요리법

재료 : 연근 2뿌리, 간장, 물엿, 식초, 참기름, 참깨, 소금약간
연근 조리는 법
연근은 양쪽에 마디가 있는 것을 골라야 연근 속 구멍이 깔끔하고, 너무 굵지 않는 것을 고른다. 겉 부분은 감자 칼로 깨끗이 벗겨낸다. 손질한 연근을 0.3cm 두께로 썰은 다음 갈변을 막기 위해 소금물에 담근다. 연근 특유의 아린맛과 아삭한 식감을 위해 끓는 물에 식초 1스푼을 넣고 데친다.
겉 부분이 익은 듯 보이면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뺀 다음, 적당한 냄비에 물 300ml, 간장 120ml 비율로 연근을 넣고 한소큼 끓으면 중불로 자작하게 졸인다. 국물도 졸아들고 색도 고루 배였다면 조청이나 물엿 넣고 주걱으로 뒤적이며 물기 없이 졸인다. 마지막을 참기름과 참깨로 마무리한다.
여기 잠깐tip
연근을 자르면 공기에 닿아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 때 철분이 있으면 갈변이 더욱 심하므로 쇠칼이나 쇠 냄비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근은 삶거나 튀기거나 초절임 등을 하는데, 삶을 때 식초를 조금 넣으면 빛깔이 희게 마무리됩니다. 요리로는 갈아서 전을 부치기도 하고 튀김이나 조림, 정과를 만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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