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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송림에서 삼장이 요괴와 만나다-52회

편집부  |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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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흑송림에서 삼장이 요괴와 만나다-52


 

 지난 시간 제자를 마중 나가려던 삼장은 서쪽으로 가야하는 것을 그만 남쪽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숲속을 빠져나와 고개 들어보니 저 너머 금빛이 찬란한 오색의 기운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원래 하나의 보탑으로 석양빛을 받아 탑의 금빛 꼭대기가 반짝이는 것이었습니다.

 

삼장 : “내 제자들은 선연이 없나보구나, 난 동녘 땅을 떠나온 후로 절을 만나면 향을 피우고 불상을 만나면 배례를 하고 보탑을 만나면 탑을 쓸곤 했었다. 저기 빛나는 황금보탑을 어찌 내 제자들은 찾지 못한 걸까? 내 먼저 들어가 보고 있을만한 곳이면 제자들을 기다렸다가 하룻밤 묵고 가야겠다.”

 

대나무 문발이 드리워진 곳을 삼장은 주저 없이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문발을 쳐들던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안쪽의 돌침상 위에 머리가 사납게 생긴 요괴가 모로 누워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검푸른 얼굴에 그야말로 쩍 벌린 아가리, 쑥 튀어나온 긴 이빨이 무시무시하구나, 앵무새 부리를 닮은 코는 끝이 앞쪽으로 구부러져있고, 새벽 별빛 모양의 눈은 피에 굶주린 듯 퀭하게 달라붙어 있구나. 두 주먹은 승려의 바리때같이 큼지막하고 검푸른 두 다리는 벼랑에 매달린 나뭇등걸처럼 억세 보이는구나,’

 

삼장은 가슴이 떨리고 오금이 저렸지만 그런대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습니다. 그가 막 문턱을 넘어서려는 순간 영성이 대단한 요괴는 일어나자마자 화등잔 같은 눈을 번쩍 뜨고는 졸개들에게 물었습니다.

 

마왕 : “얘들아, 문밖에 누가 오지 않았느냐?”

 

졸개 하나가 목을 늘여 문밖을 내다보곤 대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졸개 : “대왕님, 문밖에 웬 중놈이 하나 와 있습니다. 얼굴이 희고 두리두리한데다 두 귀는 어깨까지 내려오고 살갗이 보드레한 것이 여간 먹음직한 놈이 아닌뎁쇼.”

 

마왕 : “이거야말로 벌린 입에 떡이 저절로 굴러든 셈이로구나, 얘들아! 얼른 나가 그놈을 잡아들여라, 내 너희들에겐 따로 상을 내려주마.”

 

()도 얕은 물에서는 새우의 조롱을 받고

호랑이도 평지에선 개의 놀림을 받는다.

좋은 일에는 곡절이 많은 법이라지만

그 누가 서천 길을 가는 당승만 같으랴?

 

졸개 : “대왕님, 중놈을 끌고 왔습니다.”

마왕이 문발너머 삼장을 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풍채가 여간 늠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왕 : ‘저 중은 내력이 있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허투루 대했다간, 일부러 위풍을 부려 기세를 꺾어놓지 않으면 순순히 숙이지 않을 기세야

그놈을 안으로 끌어들여라.”

 

졸개 : “예이잇!”

 

처마가 낮으면 머리를 숙여야 한다는 격이라, 삼장은 하는수 없이 마왕을 향해 합장을 했습니다.

 

마왕 : “너는 어디 사는 중이냐? 또한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이냐? 빨리 아뢰어라!”

 

삼장 : “소승은 당나라 황제의 명을 받들어 서방으로 경을 가지러 가는 길입니다. 마침 이곳을 지나다 보탑이 있는 것을 보곤 예배를 드리러 왔는데 그만 대왕님께 시끄러움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널리 용서해주시길 바라옵고 경을 구해 동녘 땅으로 돌아가게 되면 대왕님의 높으신 이름을 길이 전해 드리겠습니다.”

 

마왕 : "하하하. 난 첫눈에 네가 보통 인물이 아닐거라 생각했다. 넌 워낙 나에게 잡혀먹힐 운명이기에 제 발로 찾아오게 된 것이니 도망가게 놔 줘도 도망가지 않을거고 또 도망치려해도 도망칠 수가 없는 거다!"

 

삼장을 잡아 묶으라 명한 마왕은 칼을 빼어들고 삼장에게 위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왕 : “이봐, 네 일행은 모두 몇이나 되지? 설마 혼자 서천으로 가진 못할 테구.”

 

삼장 : “대왕님, 제게는 저팔계와 사화상이란 두 제자가 있사온데 지금은 공양밥을 빌러 솔밭을 나가고 없습니다. 봇짐 몇 개와 흰말 한 필은 솔밭 속에 그냥 두고 왔습니다.”

 

마왕 : “우와, 정말 꿩 먹고 알 먹기로구나. 스승과 제자 둘 그리고 말까지 합이 넷이니 한때거리는 톡톡히 되겠는걸.”

 

졸개들이 나가서 잡아오겠다고 하자 마왕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습니다.

 

마왕 : “아니다. 그럴 것 없이 그저 바깥문이나 잘 닫도록 해라, 두 제자가 스승이 보이지 않으면 반드시 여기까지 찾으러 오게 될 거야. 팔러 온 물건은 싸게 살수가 있단 말도 있지 않느냐! 그놈들이 제발로 찾아오면 그때 붙잡아도 늦지 않다말이다."

 

한편 오정은 팔계를 찾아 10여리를 나갔지만 마을이나 인가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덕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자 풀더미 속에서 난데없는 사람 말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뜻밖에도 풀더미 위에 누워 잠을 자는 팔계의 잠꼬대였습니다.

 

오정 : “이 바보 녀석아, 스승님이 탁발하러 보냈지 예서 낮잠이나 자라고 보낸 줄 알아?”

 

팔계 : “? 지금 때가 얼마나 지난거양?”

 

오정은 팔계를 데리고 삼장이 기다리는 숲속으로 돌아왔지만 삼장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정 : “잘한다, 잘해! 이제 어쩔거여? 스승님은 아마 요괴한테 붙잡혀 갔을거야.”

 

팔계 : “무슨 소리야? 스승님은 기다리시다 지쳐 잠시 산책 가셨을지도 모르잖아?”

 

이번에도 삼장은 죽을 운명이 아니었는지 두 제자의 눈에 황금 빛발이 번쩍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팔계 : “역시 복 많은 사람에게는 절로 복이 찾아드는가봐, 저 금빛이 반짝이는 게 보이지 않니? 저건 보탑이야. 스승님은 틀림없이 저기에 가셔서 공양상을 받고 계실거야. 오정아 우리도 빨리 가서 한술 얻어먹자꾸나.”

 

그들은 굳게 문이 닫힌 절간문 앞에 다다랐습니다. 문 위 현판에는 '완자산 파월동'이란 글자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오정 : “. 이곳은 그냥 절간이 아니라 요괴의 소굴인 모양이야. 스승님이 안에 계시더라도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팔계 : “오정아, 겁낼 것 없다. 넌 여기 잠시 있거라, 내 들어가 물어보고 나오마.”

 

팔계 : “이봐 이봐!!! 문 좀 열어봐.”

 

문틈으로 졸개가 얼굴을 내밀더니만 이내 안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졸개 : “대왕님 대왕님 팔계 왔습니다. 입이 쀼죽하고 귀가 유달리 큰 중과 얼굴이 가무잡잡하고 흉측하게 생긴 중이 와서 문을 열라고 소리칩니다.”

 

마왕 : “용케도 찾아왔는걸! 그리 험상궂게 생겼다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얘들아, 가서 내 갑옷을 가져오너라.”

 

검푸른 얼굴과 붉은 턱수염, 핏빛 같은 머리털이 나부끼고 황금빛 투구와 갑옷이 번쩍이는 이 마왕은 황포라 불리는 요괴였습니다.

 

마왕 : “네 놈들은 어디 사는 중이기에 감히 내 문 앞에 와서 무례하게 구는 것이냐?”

 

팔계 : “난 당나라 황제의 어명을 받고 스승님과 함께 경을 가지러 천축에 가는 길이다만, 우리 스승님이 너의 집에 계시거든 냉큼 모시고 나오도록 해라. 공연히 내 갈퀴 맛을 보기 전에 말이다.”

 

마왕 : “난 그 당승이란 자를 대접하느라 사람고기로 소를 넣은 만두를 해먹이고 있는데, 너희들도 안에 들어와 맛 좀 보지 않겠느냐?”

 

만두라는 말에 팔계가 막 안으로 들어가려하자 오정이 얼른 팔을 붙잡았습니다.

 

오정 : “, 저놈이 우릴 속이고 있어. 형은 언제부터 사람고기를 먹기로 했어?”

 

팔계는 그제야 영문을 알아차리곤 갈퀴를 들어 황포의 정수리를 내리쳤습니다. 그러자 황포는 몸을 슬쩍 옆으로 피하며 칼을 들어 막아냈습니다. 팔계와 황포는 제각기 신통력을 부려 구름위로 뛰어올라 공중에서 싸움을 벌였습니다. 오정도 보장을 집어 들고서 황급히 팔계를 도와 나섰습니다. 스승을 구출하기 위한 두 사람의 싸움에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두 화상이 마왕을 상대로 공중에서 일진일퇴, 불꽃 튀게 몇 십합을 싸웠지만 좀처럼 승부가 나질 않았습니다. 참으로 죽느냐 사느냐 하는 처참함뿐이었습니다.

 

과연 당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2024316일 수정-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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