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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은 요괴에게 희롱당하고 오공을 내쫒다-49회

편집부  |  201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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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오공과 결의형제를 맺은 대선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좀처럼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을 가지러 갈 마음이 간절한 삼장이 떠날 것을 우겼기에 비로소 길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삼장은 인삼과를 먹고 난 뒤 마치 딴사람이 된 듯 정신이 맑아지고 몸도 튼튼해졌습니다.

 

일행이 오장관을 떠나 얼마를 걸어갔을 때,


삼장 : “제자들아, 앞에 산이 험한걸 보니 말이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구나. 조심들 해야겠다.”


과연 첩첩한 산봉의 기암들이 하늘높이 솟아있고 까마득한 골짜기 굽이굽이 뻗었는데 호랑이며 이리들이 무리지어 노호하고 사슴들이 떼 지어 달리고 있습니다. 산 그림자는 창해의 북쪽까지 드리울 만큼 산속은 그지없이  서늘해 뱃속이 시리고 뭉게구름이 피어올라 북두칠성에 닿으리만큼 산허리를 휘감고 있누나..


삼장이 말 위에서 은근히 겁을 먹고 있는데 오공이 철봉을 휘두르며 소리 지르자 산 속 짐승들은 혼비백산하며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삼장 : “오공아! 하루 종일 굶었더니 배가 고프구나. 어디 가서 찬밥이라도 좀 얻어오지 못하겠느냐?”


오공 : “스승님도 참 딱하십니다. 마을도 인가도 없는 이런 깊은 산속에서 어찌 밥을 얻으라고 하십니까?”


삼장 : “너 이 원숭이 놈아! 양계산 밑에 깔린 너를 빼내 내 제자로 받아들였는데 날 위해 애써주지 않고 게으름만 피우고 있는 게냐?”


오공 : “저는 매사에 애쓰고 있는바 어찌 저더러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고 하십니까?”


삼장 : “내 이리 배가 고파서야 어찌 길을 갈 수 있으며 산에 이처럼 독기가 심하고서야 어떻게 뇌음사에 가 닿을 수 있겠느냐?”


오공 : “스승님! 스승님! 진정, 진정하십시오. 스승님은 워낙 거만하신 분이라 제가 너무 거슬리면 또 그 긴고주를 외우실테지요? 암튼 제가 인가를 찾아 밥을 얻어다 드릴 테니 잠시 말에서 내려 기다려주십시오.”


오공은 몸을 솟구쳐 구름위에 올라서 손차양을 해가며 앞을 내다보았습니다. 한참 살펴보고 있노라니 남쪽에 높은 산 양지에 무엇인가 불긋불긋한 점들이 아롱져있었습니다.


오공 : “스승님. 여기는 인가가 없어서 공양 밥을 얻기 어려울 듯싶은데 저쪽 남산에 붉은 빛이 있는 걸로 보아 잘 익은 복숭아가 있는 듯합니다. 제가 얼른 가서 그거라도 따갖고 오겠습니다.”


산이 높으면 요괴가 있기 마련이라는 말처럼 이산에도 요괴가 살고 있었습니다. 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지나가는 바람에 깜짝 놀란 요괴는 구름위로 올라가 음산한 바람을 딛고 서서 아래를 굽어보았습니다. 길가에 삼장이 주저앉아 쉬고 있는 것을 발견한 요괴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요괴 : “이런 고마울 데가!! 몇 년 전부터 대승경전을 가지러 가는 동녘 땅의 당나라 중은 옛날 금선자의 화신이며 10대에 걸쳐 수행을 쌓은 몸이라고 했었지. 그 당승의 고기를 한 점만 먹어도 불로장생을 할 수 있다지 않았는가!! 그런데 오늘 이거 웬 떡이 제 발로 굴러 들어온 거지?”


요괴는 단숨에 내려가 삼장을 집어삼키고 싶었지만 팔계와 오정이 지키고 있어 감히 접근할 수가 없었습니다.


요괴 : “어디 저놈들을 한 번 희롱이나 해볼까나. 어쩌는가 볼까?”


요괴는 음산한 바람을 멈추고 골짜기에 내려서자 몸을 번뜩여 아리따운 여인으로 둔갑을 했습니다. 여인은 왼손에 검은 빛 항아리를 들고 오른손에는 푸른 사기병을 들고 요염한 자태로 사뿐사뿐 당승을 향해 다가갔습니다.


삼장 : “얘들아! 오공은 여기에 인가가 전혀 없노라 했는데 저기 사람이 오고 있지 않느냐?”


팔계 : “스승님. 제가 얼른 가보고 오겠습니다. 잠시만 오정과 함께 앉아 계십시오.”


팔계의 눈에 안겨 오는 그 여인의 모습은


  얼음같이 매끈한 살결에
  적삼 깃 새로 살짝 드러난 우윳빛 가슴
  버들눈썹 푸르디 푸르고
  살구 눈은 은별같이 반짝이누나.
  달을 닮아 한결 아름답고
  타고난 성품 더욱 조촐한데
  몸은 버들 속에 숨은 제비던가
  목소리는 숲 속에 우짖는 꾀꼬리던가
  그 모습 햇빛에 반쯤 벙근 해당화 같고
  봄볕을 희롱하는 갓 핀 작약꽃 같네.


팔계 : “보살님. 손에 든 건 무엇이고 지금 어디로 가시는 게요?”


여인 : “장로님, 이 항아리에는 쌀밥이 이 병속에는 국수가 들어있어요. 스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제가 일부러 지어 가지고 온 거예요.”


팔계 : “스승님! 착한 사람은 하늘이 도와주는 법입니다. 스승님께서 배가 고프셔서 사형더러 먹을 것을 얻어오라 하셨지만 그 원숭이 놈은 복숭아를 따러 간다는 핑계로 어디 가서 놀고 있는지 알게 뭡니까? 복숭아는 과식을 하면 입안에 신물이 고이고 설사를 만나기 쉬운 겁니다. 그런데 마침 공양 밥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네요. 그리구 아주 예뻐...”


삼장 : “이 녀석아! 무슨 허튼소리냐? 우린 그 동안 착한 사람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누가 일부러 공양 밥을 가져다주겠느냐?”


팔계 : “저기에 있지 않습니까?”


삼장 : “아니 보살님. 댁은 어디시며 무슨 소원이 있으시기에 공양 밥을 가져다주시는 겁니까?”


팔계에 이어 삼장 역시 요괴를 알아보지 못하고 요괴는 듣기 좋은 달콤한 거짓을 꾸며댔습니다.


여인 : “이 산은 백호령이라 하며 뱀이나 짐승들도 맥을 못추는 곳이랍니다. 저의 집은 이산 서쪽 고개 밑에 있어요. 슬하에 아들이 없으신 저의 부모님께서는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계십니다. 어쩌다 저 하나를 낳아 데릴사위를 맞아 지내고 있어요. 제 남편은 고개 너머 북쪽기슭에서 김을 매고 있는데 그분의 점심으로 가져가는 중이죠. 그런데 마침 세 스님을 만나게 되어 선행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생각에 변변찮은 음식이나마 스님들께 올리려고요, 부디 사양마시고 저의 성의를 받아주세요.”


삼장 : “좋아요, 좋아. 제자가 과일을 따러 갔는데 이제 곧 돌아올 때가 되었습니다. 만일 이 음식을 먹었다가 낭군님께서 아시고 보살님을 나무라게 되면 결국  소승의 죄가 되지 않겠습니까?”


팔계 : “나 원, 행각승이 수없이 많지만 우리 스승님같이 답답한 중은 세상에 더 없을 거야. 제 발로 굴러온 밥을 세 몫으로 나누어먹으면 그만인 걸 왜 하필 그 원숭이 녀석이 돌아오길 기다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먹을 건 뭐람!”


이 때 오공이 바리때에 가득 복숭아를 따들고 근두운을 타며 돌아왔습니다. 두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던 오공은 그 여자가 요괴임을 알아차리고  바리때를 내동댕이치고 금고봉을 꺼내 내리치려 했습니다. 그러자 삼장은 질겁하며 오공의 팔을 붙잡았습니다.


삼장 : "오공아, 너 누구를 칠 작정이냐?"


오공 : "스승님, 지금 스승님 앞에 있는 여인은 사람이 아니라 요괴입니다. 스승님을 속이고 있다고요."


삼장 : "이런 미련한 원숭이 녀석 같으니라고! 전엔 눈썰미가 꽤 밝았는데 오늘은 어찌 된 게냐? 이분은 선심이 두터워 일부러 공양밥을 우리에게 주려 하는 건데 어째 요괴라 모함하는 게냐?"


오공 : "스승님, 스승님은 모르셔서 그래요. 이 오공이 수렴동에서 요괴노릇을 할 적에도 사람 고기가 먹고 싶으면 금붙이나 은붙이로 변하거나 주정꾼이나 미녀로 둔갑을 하곤 했지요. 그럼 어리석은 자들은 제게 반하게 되고 전 그를 굴속으로 유인해 요리해먹었지요. 또 먹다 남은 건 볕에 잘 말려 예비식량으로 건사해 두기도 했고요. 스승님, 제때에 제가 돌아왔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스승님은 영락없이 이놈의 독수에 걸려들었을 겁니다."


그러나 삼장은 오공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공 : "음! 스승님 그렇다면 알 만 합니다. 여인의 용모에 반해 색심이 일어난 게지요. 수고스럽게 먼 길을 걸어 경을 구하러 갈 것 없이 저희가 초막이라도 한 칸 지어 신방을 꾸려드리고 저희들은 제각기 흩어져버리면 되겠군요?"


삼장은 워낙 마음이 약하고 어진이라 오공에게 이런 책망을 듣곤 귀밑까지 빨개졌습니다. 이런 사이 오공은 다시 철봉을 휘둘러 요괴를 향해 내리쳤습니다. 그러자 요괴는 오공의 철봉을 피해 땅바닥에 가짜시체를 남겨놓은 채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삼장 : "너 이 원숭이놈아! 행패를 부려도 유분수지 내 그리 일렀는데도 또 함부로 생목숨을 해치다니!!"


오공 : "스승님. 저만 나무라지 마시고 이 항아리 속에 뭐가 들었는지 보십시오."


오정이 삼장을 부축해 바구니를 들여다보니 향기로운 밥은 꼬리 달려 기어 다니는 구더기요, 국수란 것은 펄쩍펄쩍 뛰는 청개구리와 두꺼비였습니다. 삼장은 그제야 오공의 말을 얼마간 믿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팔계는 그때까지도 심통이 뒤틀려 슬그머니 삼장을 꼬드겼습니다.


팔계 : "스승님, 저 여인은 남편의 점심을 가져가던 길에 우리를 만난 것뿐인데 어째서 요괴니뭐니 하는 겝니까? 사형은 무지한 철봉으로 때려본다는 것이 그만 사람을 죽이고 만 거로 스승님께서 그 긴고주인가 뭔가 하는 것을 외우실까봐 술수를 써 이따위 것들로 둔갑시켜 버린 게 아닌가요? 삼장은 팔계의 이 말에 곧 긴고주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오공은 머리가 아프다 못해 비명을 질렀습니다.


오공 : "아이구, 골치야! 아이구 골치야! 스승님, 제발 주문은 그만 외시고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어서 해주십시오."


삼장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출가한 사람이라면 언제나 남에게 편의를 보아줄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을 착한 가져야 하는 게다. 넌 어찌 가는 곳마다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 경을 구한다한들 무슨 소용이란 말이냐? 더 긴말 필요 없으니 넌 이 길로 돌아가거라."


오공 :" 스승님 저더러 어디로 가라는 겁니까?"


삼장 :"난 네놈을 제자로 삼지 않겠단 말이다."


오공 :"저를 제자로 삼지 않으시면 천축길은 가시지 못할 겁니다. "


삼장 :"내 운명은 하늘에 달려 있는바 더 이상 군소리 말고 어서 돌아가거라!"


오공 :"스승님 ,저더러 돌아가라면 돌아가는 것이야 어렵지 않지만 제가 아직 스승님의 은혜를 다 갚아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유감입니다.


삼장 :"내 너에게 무슨 은혜를 베풀었단 말이냐?"


오공 ;"제가 천궁을 떠들썩하게 한 죄로 벌을 받고 있을적에 관음보살께서 저를 가르쳐주시고 스승님께서 구원해주셨습니다. 제가 만인 서천으로 스승님을 모시고 가지 않는다면 저는 말 그대로 은혜를 입고도 갚지 않는 졸부가 될 것이고 천고에 길이 더러운 이름만 남기게 될 겁니다."


삼장은 워낙 자비심이 많은 성승이라 오공이 이토록 애걸을 하자 이내 마음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삼장 :"그렇다면 이번만은 용서해주마. 그러나 다시 또 이런 일을 저질렀다간 긴고주를 스무 번도 더 외울 줄 알아라."


오공 :"예예, 서른 번을 외신대도 고깝게 생각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사람을 치지 않을 테니까요"


오공은 삼장을 말 위에 태운 뒤, 따 가지고 온 복숭아를 삼장에게 주면서 먹기를 권하였습니다. 그렇게 허기진 배를 채우는 그들이었습니다. 한 편 간신히 몸을 빼내 공중으로 도망친 요괴는 다 포기하고 만 걸까요?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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