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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 세 섬을 찾아다니며 처방을 구하다-48회

편집부  |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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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지난 시간 동양대해를 떠나온 오공은 어느덧 낙가산이 눈에 안겨들자 곧 구름을 낮추어 보타암에 내려섰습니다. 때마침 관음보살은 오죽림 속에서 여러 천신들과 목차와 용녀들에게 경문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바다섬에 상서로운 기운이 짙어   
    신비로운 일들이 많고 많아라.
    간단한 말속에 깊은 뜻 들어 있고
    희미한 가운데 절품이 생겨나거니
    사성을 전해 정과를 이루고
    육범을 듣고서 울타리 벗어나네.
    작은 수림 속에 진짜 별미가 있고
    과일 익어 붉은 나무 향기로워라.


보살은 어느 겨를에 오공을 알아보고는 수산대신을 시켜 맞아들이게 했습니다.


수산: “이봐, 손오공! 어디로 가는 거냐?”


오공: “너, 그 흑풍산의 곰 새끼 아니냐? 내 그때 네놈을 용서해 주지 않았으면 지금쯤 흑풍산의 귀신이 되었을 건데 네깐 놈이 어디서 감히 이 손어르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거냐?”


수산: “아! 실수. 손대성, 옛사람들도 ‘군자는 지나간 잘못을 입에 담지 않는다’ 고 했는데 새삼스럽게 그런 말씀 하실 건 없잖소. 실은 보살님께서 대성을 영접하라고 해서 마중 나온 중이오.”


오공은 그제야 정색을 하며 옷깃을 여미고서 수산대신과 함께 오죽림에 들어가 보살을 향해 배례했습니다.


보살: “오공아, 당승은 지금 어디 있느냐?”


오공: “서우하주의 만수산에 있습니다.


보살: “ 그 만수산 오장관의 진원대선은 만나보았느냐?”


오공: “실은 제가 그 진원대선을 알아보지 못하고 인삼나무를 넘어뜨려서 그분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그 통에 스승님이 불모로 잡혀 있는 형편입니다.”


보살: "너, 이 원숭이녀석 점점 말이 아니로구나. 그 인삼나무는 천지개벽이 일어날 적에 생긴 영근인 데다 진원대선은 지선의 조상으로 나도 그분을 겸양하고 있는 처진데 그걸 네가 감히 못 쓰게 말들다니, 쯧쯧 고얀지고.”


오공은 머리를 조아리며 그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낱낱이 고했습니다.


보살: “그렇다면 왜 진작 나를 찾아오지 못하고 다른 섬으로만 돌아다닌 거냐?”


오공: “됐다. 됐어! 보살에게는 처방이 있는 게 틀림없어!”


오공은 한 걸음 더 앞으로 다가서며 간청했습니다. 그러자 보살은 오공에게 자그마한 사기병을 내보였습니다.


보살: “이 정병의 밑굽에 있는 감로수는 신선나무를 금방 살려낼 수가 있다.”


오공: “시험해 보신 적이 있나요?”


보살: “물론이지. 여러 번 시험해 보았지.”


오공: “어떤 식으로 시험해 보셨나요?”


보살: “언젠가 태상노군이 나와 내기를 했었는데 그분은 나의 버드나무 가지를 뽑아다 연단로 속에 집어넣고 새까맣게 태워서는 나한테 되돌려 주는 거였어. 그래서 내가 그 가지를 이 정병 속에 꽂아 두었는데 하루 만에 다시 원상대로 파아란 잎이 되살아났었다.”


오공: “야, 정말 조화롭군요! 새까맣게 타버린 나무를 되살려 낼 수 있다면 쳐 넘긴 나무쯤은 더욱 문제가 없겠네요.”


보살: “제자들아! 내 잠깐 다녀올 테니 숲속을 잘 지키고 있거라.”


손수 정병을 손에 든 보살은 흰 앵무새를 앞세우고 오공과 함께 오죽림을 떠났습니다.


    옥호의 부처님은 논하기 어렵다지만
    자비로운 보살은 어려운 이 구해주누나.
    전에는 순결한 부처들과만 만났었는데
    오늘은 공을 이뤄 은혜로운 몸이 되었네.
    몇 생을 두고 욕심의 물결 가라앉혔나
    마음의 바탕엔 티끌 한 점 보이지 않아라.
    오랜 세월 신묘한 불법을 거친 감로수
    신선의 보배나무 영원토록 푸르게 하리.


오장관에 도착한 오공은 대선과 세 성신이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고는 구름에서 내려섰습니다.


오공: “보살님께서 오십니다. 어서 마중들을 나오시오!”


세 성신은 물론 대선과 삼장도 황급히 전각 앞으로 나와 영접했습니다. 보살은 먼저 대선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나서 세 성신과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인사가 끝나고 보살이 상좌에 앉자 오공은 삼장과 팔계와 오정을 데리고 층계 아래에서 보살에게 절을 올렸습니다. 뒤이어 도관에 있는 소선들도 우르르 몰려와 절을  올렸습니다.


오공: “대선님, 더 지체할 것 없이 어서 향불을 피워놓고 보살님께 나무를 살려달라고 청을 드리는 게 어떻겠소?”


대선: “어떻게 이런 하찮은 일에 보살님께서 몸소 누지로 오신 겁니까?”


보살: “당승은 바로 나의 제자에요. 그런데 당승의 제자 손오공이 선생께 누를 끼쳤는데 마땅히 제가 나서서 일을 해결해 드려야지요.”


대선: “그렇다면 실례를 무릅쓰고 보살님을 인삼과원으로 모시도록 하지요.”


세 성신의 권고에 대선은 곧 향불을 피우고 후원을 쓸도록 준비시키고 나서 보살을 인삼과원으로 인도하자 세 성신을 비롯한 삼장과 오장관의 다른 신선들도 모두 그 뒤를 따라갔습니다. 일동이 원내로 들어가 보았을 때 인삼나무는 땅위에 쓰러진 채 뿌리는 드러나 있고 잎은 떨어지고 가지는 시들어 있었습니다.


보살: “오공아, 손을 이리 내라.”


오공이 손을 내밀자 보살은 버드나무가지로 정병의 감로수를 찍어내 오공의 손바닥에다 ‘기사회생’의 부적을 그리고는 손을 나무뿌리 밑에다 대고 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게 했습니다. 그러자 신통하게도 금방 맑은 물이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보살: “이 물은 오행에 속하는 그릇을 꺼리기 때문에 반드시 옥으로 만든 바가지를 써야 해요. 그리고 나무를 세우고 위로부터 물을 부으면 나무는 이내 뿌리와 껍질이 아물고 새잎이 돋아 가지를 뻗고 열매가 달리게 되지요.”


대선: “저희에겐 옥으로 된 찻잔이나 술잔은 있어도 옥바가지는 없는데 그거라도 괜찮을까요?”


보살: “옥이면 상관없으니 어서 가져오세요.”


대선은 곧 선동들에게 일러 2,30개의 옥찻잔과 4,50개의 옥술잔을 가져오게 해 나무뿌리 밑에서 솟아오르는 맑은 샘물을 퍼내게 했습니다. 보살이 그 물을 받아 인삼나무에 골고루 희뿌리면서 주문을 외우자 그 인삼나무는 놀랍게도 원상태로 되살아나 무성한 잎과 가지 사이에 23개의 인삼과가 달렸습니다.


청풍: “이상하다. 전날 우리가 세어 볼 적엔 분명 22개였었는데 어떻게 하나가 더 많지?”


오공: “세월이 오래 가게 되면 사람 마음을 알게 되는 법이지. 그날 내가 세 개 훔쳤을 적에 한개는 땅에 떨어졌던 거야. 토지신 말에 의하면 이 과일은 흙을 만나면 이내 잦아들어 버린다나? 그런데도 팔계란 녀석은 내가 몰래 먹었나해서 소문을 내었지. 자 팔계야 이제도 할 말이 있느냐?”


보살: “내가 방금 오행에 속하는 그릇을 쓰지 않은 것도 이 과일이 오행과는 상극이기 때문이었어요.”


대선: “자 어서 금막대기를 가져오너라!”


대선은 손수 인삼과 열 개를 따고는 세 성신과 세 보살을 도로 정전으로 청해 들여 인삼과회를 열었습니다.


    만수산 오랜 동천에 희귀한 보배 있어
    인삼과는 9천 년에 한 번 익는다네.
    영근이 넘어져 잎 지고 뿌리 시들더니
    보살의 감로수에 새잎 돋아 살아났네.
    세 성신은 즐겁게 옛친구 만나보고
    네 중의 인연 있어 대선을 알게 되니
    다 같이 인삼과를 맛보는 이 모임
    저마다 장생불로 신선들이라네.


보살과 세 성신이 제각기 인삼과를 하나씩 집어서 먹자 삼장은 비로소 그것이 선가의 보배인 줄 알고 자기도 하나를 먹었습니다. 오공을 비롯한 세 제자도 하나씩 먹고 진원대선도 벗삼아 하나를 먹고는 남은 하나는 소선들이 나누어 먹었습니다. 오공은 그제야 보살에게 보타암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고, 봉래섬으로 돌아가는 세 성신을 바래다 주었습니다. 진원대선은 새로 술과 안주를 장만해 오공과 결의형제를 맺었습니다. 이야말로 원수가 친구 되고 도와 불의 두 집이 한집으로 된 셈이었습니다. 삼장네 일행은 아주 즐거운 기분으로 또 하룻밤을 도관에서 묵었습니다. 모처럼 인삼과를 먹은 삼장은 어떻게 될까요?


    연이 닿아 초환단 먹을 수 있었는데
    장수하면 요괴의 난을 견디기도 괴로우리라.


하지만 내일은 어떻게 작별할지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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