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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관에서 오공은 인삼과를 훔쳐 먹다-42회

편집부  |  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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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지난 시간 팔계의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삼장을 비롯한 세 사람이 숲속을 헤치고 들어갔을 때 팔계는 나무에 묶인 채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오공: “사위님! 어째서 스승님께 문안도 오지 않고 이런데서 재주만 부리고 계시오? 그런데 장모랑 처는 사위님을 구하지 않고 모두들 어디로 사라진 거요?”
 

오공이 이렇게 창피를 주자 오정은 얼른 짐을 내려놓고 나무로 다가가 밧줄을 풀고 팔계를 안아 내렸습니다. 그것을 ‘서강월’이 노래로 증명하기를

  
   색이란 몸을 해치는 칼이요. 욕심은 필연코 죄를 만나리.
   이팔청춘 아리따운 아가씨도 그 마음 야차보다 모질다네.
   워낙 근본이란 하나뿐이니 이득으로 주머니 채우지 말라.
   있는 밑천 소중히 간직해 가며 부질없는 방탕을 삼가야 하리.


팔계: “난 이제부터 막되게 놀지 않을 테야. 앞으로 뼈가 휘어서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짐을 지고 스승님을 따라 서천으로 갈 테야.”
 

삼장: “암, 그래야지.”
 

이렇게 해서 일행은 다시 풍찬노숙을 하면서 얼마 동안 길을 가다가 높은 산 앞에 이르렀습니다.


삼장: “애들아! 저 산이 저렇게 높으니 또 요괴들이 있을지 모르겠구나. 조심들 해야겠다.”


오공: “저희들이 있는데 요괴 같을 건 염려 마십시오.”


이윽고 그들이 산길을 오르는데 참으로 멋진 그 산의 풍경은 이러했습니다.

  
   높이 솟은 봉우리는 구천까지 닿아 있고  
   길게 뻗은 산줄기는 곤륜산에 잇닿았네.
   수림 속에 햇빛 밝고 골짜기에 안개 서려
   잣나무엔 백학이요 덩굴 위엔 원숭이네.
   시냇물도 정다워라 조잘조잘 속삭이고
   산봉우리 우줄우줄 어깨 겯고 일어섰네.
   해를 향해 난세 울며 꽃이 피어 열매 맺고
   구름 피어 감도는 곳 신선복지 어디메뇨  
   봉래 선경 예 아니냐.


삼장: “제자들아! 지금까지 우린 서쪽으로 오면서 많은 산천을 지나왔지만 험준하기만 했지 이처럼 그윽한 정취가 있는 곳은 처음이구나. 만약 여기가 뇌음사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면 우린 차림새를 단정히 하고 여래님을 뵈올 준비를 해야겠다.”
 

오공: “스승님! 헛꿈 깨세요. 아직 멀었어요. 까마득히 멀었단 말입니다.”


오정: “형. 그럼 뇌음사까지는 얼마나 되나요?”


오공: “이수로 10만 8천리. 우린 그 10분의 1도 채 오지 못했지.”


팔계: “아니 그럼 몇 십 년을 걸어야 가 닿을 수 있는 거뇽.”


오공: “너희들 둘은 아마 열흘 남짓하면 가닿을 수 있을 거고, 이 오공님은 하루에 쉰 번은 왕복하고도 해가 남을 거다. 그러나 스승님으로서는 아예 엄두도 못 낼 일이지.”


삼장: “오공아, 그런 네 생각에 내가 언제쯤이면 도착할 수 있겠느냐?”


오공: “스승님께서는 늙을 때까지 걷고 그랬다가 다시 태어나서 또 걷고를 천 번을 거듭한대도 가 닿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본래의 천성을 깨닫고 정성이 지극해 돌이켜보기를 잊지 않으신다면 영산은 바로 지척에 있는 거지요.”


오정: “형, 여기가 뇌음사는 아니지만 이처럼 훌륭한 경치로 보아 틀림없이 착한 사람이 살고 있을 거야.”


오공: “그건 옳은 말이다. 여기는 틀림없이 성승이나 신선들이 살고 있을 테니까 요괴 같은 건 있을 수 없지. 우리 천천히 구경이나 하면서 가보자.”
 

만수산이라고 부르는 이 산에는 오장관이라는 도교의 절이 있고 이 관에는 한 가지 진귀한 보물이 나는데 ‘초환단’ 또는 ‘인삼과’라고 하는 이 보물은 3천 년 만에 한 번 꽃이 피고 3천 년 만에 한 번 열매를 맺고 또 3천 년이 지나야 열매가 익는 말하자면 만 년 가까이 걸려서야 먹게 되는 것입니다. 그나마 한 번에 겨우 서른 개밖에 열리지 않는 그 열매의 모양은 난 지 사흘도 안 되는 갓난애 같고 사지와 오관까지 제대로 갖추어 있어 만약 인연 있는 사람이 그 냄새를 맡게 되면 3백 60살을 살 수 있고, 그것을 하나 먹게 되면 4만 7천 년을 살 수가 있습니다. 이 날 진원대선은 원시천존의 청첩을 받고 상청천의 상미라궁에 가서 ‘혼원도과’의 설법을 듣게 되었습니다. 대선은 제자들을 데리고 떠나기 전 집을 보게 된 두 선동에게 분부를 내렸습니다.
 

대선: “우리가 미라궁에 다녀올 동안 근간에 내 친구 되는 분이 이곳을 지나가게 될 테니 대접에 소홀함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라. 옛정을 표시로 인삼과를 두어 개 따다가 그분께 드려도 좋겠다.”


선동: “대선님의 친구 분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접대하는 데 편리할 것 같습니다.”


대선: “그 분은 동녘땅 당나라 황제의 어명을 받고 천축으로 경을 가지러 가는 성승인데 도호를 삼장이라고 한다.”


선동: “공자께서는 ‘도가 같지 않을 때는 서로 상대를 말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태을현문에 속하는 존재인데 어떻게 중 따위와 교재를 하겠습니다.


대선: “그 분은 여래불의 두 번째 제자로서 호를 금선자라고 하던 분의 환생이다. 5백 년 전에 나는 그분하고 우란분회에서 알게 됐는데 그분은 손수 나에게 차를 권하면서 불제자로서의 존경을 표시했었다. 그리고 그 인삼과는 숫자가 한정된 만큼 꼭 두 개만 드리고 더는 다치지 말도록 해라. 당승은 상관없지만 그 제자들한테는 알리지 말고, 공연히 말썽을 일으킬지도 모르니.”


선동: “예 스물여덟 개가 남아 있으니 저희는 절대 허투루 다치지 않겠습니다.”

 

대선이 여러 제자들을 이끌고 천궁으로 올라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삼장의 일행은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진 숲속에 여러 층의 누각이 묻혀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삼장: “오공아! 저 앞에 보이는 누각이 어떤 곳인 것 같으냐?”

 

오공: “저건 도교의 절이 아니면 사원인 것 같습니다.”


일동이 누각 앞에 이르러 삼장이 말에서 내려서자 왼쪽 비석에 ‘만수산 복지, 오장관 동천’이란 글자가 큼직하게 씌어 있었습니다.


삼장: “아뿔싸 여기는 도교의 절이로구나.”


오정: “스승님 이처럼 경치가 훌륭한 거로 보면 이 사원에는 반드시 도통한 신선이 살고 있을 거예요. 우리 안으로 들어가 봐요.”


일행이 안으로 들어섰는데 중문 위에 춘련이 걸려 있었습니다.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신선의 고장이요.
   하늘처럼 장수하는 도가의 집이라네.
  

오공: “도사치고는 꽤 허풍쟁이로구나! 이 오공은 5백 년 전에 천궁을 떠들썩하게 했었지만 그때 난 태상노군의 문간에서도 이런 글귀를 보지 못했는걸!”


팔계: “그런 게 뭔 상관이람. 빨리 안으로 들어가 보자구요. 정말 덕행 높은 도사님을 만나 뵐 지도 모르니까”

 

선동: “장로님들! 미처 마중 나오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삼장은 반색하며 선동들이 이끄는 대로 방안으로 들어서자 정면 벽의 복판에 ‘천지’의 두 글자가 오색으로 장식되어 있고 그 아래 향탁 위에는 한 쌍의 황금향로와 분향에 쓸 향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삼장은 앞으로 나아가 분향을 하고는 삼잡의 예를 올렸습니다.


삼장: “선동님! 이 오장관은 참으로 서방의 신선세상이군요. 그런데 왜 삼청, 사제 그리고 나천의 여러 천신들을 모시지 않고 그저 천지 두 글자만을 향불로 모시는 겁니까?”


선동: “사실을 말씀드리면 이 두 글자 가운데서 윗글자에 속하는 분이라면 우리의 예를 받을 자격이 있지만, 아랫글자에 속하는 자들은 향불을 받을 자격이 없는 겁니다. 이건 저희들 스승님께서 아첨을 하시는 셈이지요.‘


삼장: “어떻게 그걸 아첨이라고 하는 겁니까?”

 

선동: “삼청과 사제는 스승님의 친구요. 구요와 원진은 스승님의 후배니까요.”


삼장: “그런데 당신들의 스승님은 어디에 계신가요?”

 

선동: “스승님은 원시천존의 초청을 받고 미라궁으로 혼원도과의 설법을 들으러 가시고 집에 안 계십니다.”


오공: “이놈들아! 너희들 눈깔이 멀었느냐? 누구 앞이라고 함부로 그 따위 허튼소릴 하는 거냐? 그래 미라궁의 태을천선이 누구인지 알기나 하느냐?”


삼장: “오공아! 버릇없이 굴지마라. 저분들의 스승님이 안 계신데 저 분들에게 화 낼건 없지 않느냐? 넌 어서 산문 밖에 나가 말을 놓아먹이고 오정은 행장을 간수하고 팔계는 봇짐을 풀도록 해라. 그리고 쌀을 꺼내 저분들의 가마를 좀 빌려 공양을 지어 먹고는 곧 길을 떠나도록 하자. 난 잠깐 몸을 쉬겠다.”


선동: “장로님이 당나라에서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가시는 당삼장이라는 분이십니까?”


삼장: “소승이 바로 당삼장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소승의 이름을 알고 계신가요?”


선동: “저희 스승님께서 장로님이 오실 테니 잘 대접해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잠깐 앉아 계십시오. 저희가 곧 차를 가져 오겠습니다.”


그들은 곧 향기로운 차와 금막대기로 인삼과 두 개를 따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선동: “장로님! 우리 이 오장관은 두메 진 산골이라 별로 대접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이건 이곳에서 나는 과일인데 변변히 않은 대로 목이라도 축여 주십시오.”


삼장: “저런! 저런! 올해는 다들 풍년이라는데 이 절에서는 어떻게 흉년이 들어 사람을 잡아먹는 겁니까? 난 지 사흘도 안 된 갓난애를 나더러 먹으라니 이게 무슨 짓이오?”


선동: “장로님! 이건 인삼과라고 하는 나무에 열리는 과일입니다. 잡수셔도 무방합니다.”


삼장: “당치도 않는 소리요. 이 애의 부모들은 얼마나 어려운 고통을 겪으며 이 애를 낳았겠소. 난 지 사흘도 안 된 아이를 가지고 무슨 나무에서 열리는 과일이라는 거요.”


두 선동은 아무리 설명을 해도 삼장이 요지부동으로 먹으려 하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인삼과를 들고 나왔습니다.


과연 삼장법사는 그 진귀한 인삼과를 먹을 수 있을까요?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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