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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은 보리조사의 묘리를 깨닫고 원신에 이르다-4회

편집부  |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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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온갖 어려운 고비를 다 겪은 끝에 보리조사를 만나 불로장생의 법을 듣게 된 오공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어느 날. 조사는 보좌에 올라 제자들에게 설법을 했습니다. 법문의 내용은 화두를 세우는 요령인 공안비어(公案比語)와 외상포피(外像包皮)에 관한 것이었지요. 조사는 설법 도중 갑자기 제자들을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보리조사: “손오공은 어디 있느냐?”


손오공: “예 여기 있습니다.”


보리조사: “요즘 너는 수행을 어떻게 하고 있느냐?


손오공: “저는 요즘 법성(法性)도 얼마간 통달하게 되었고 근원(根源)도 점차 튼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보리조사: “네가 이왕 법성을 통달하고 근원을 튼튼히 했다면 이제부턴 삼재(三災)의 큰 재앙을 모면토록 해야겠다.


손오공: “죄송합니다만, 사부님의 말씀이 지당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도를 닦아 덕이 높은 사람은 물과 불을 다스릴 줄 알고 그 어떤 병에도 걸리지 않으며, 하늘과 수명을 같이 할 수 있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삼재의 큰 재앙이 있겠습니까?”


보리조사: “그게 바로 비상지도(非常之道)이니라. 하늘과 땅의 조화를 빼앗고 해와 달의 현기를 침범하여 단이 완성된 후에는 온갖 귀신과 요괴들이 너를 가만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거라. 얼굴이 늙지 않고 수명이 늘어난다 해도 이제부터 오백 년 뒤에 하늘이 벼락을 내려 너를 칠 것이다. 그러니 불성을 깨우쳐 미리 이것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벼락을 피한단면 너는 하늘과 수명을 같이 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네 목숨도 끝장나고 만다. 다시 오백 년이 지나면 하늘에서 불이 떨어져 너를 태워버릴 것이다. 이 불은 여느 불과 달라서 ‘음화(陰火)’라고 하는데, 너의 발바닥 중심을 뚫고 들어가 정수리에 이르면서 오장을 태우고 사지를 재로 만들 것이니 천년 고행이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말 것이다. 다시 오백 년이 지나면 하늘에서 또 바람이 휘몰아쳐 너를 해칠 것이다. 이 바람은 여느 때 부는 바람이 아니며, 계절에 따라 부는 화풍(和風). 금풍(金風). 삭풍(朔風)도 아니다. 그렇다고 화류풍(花柳風). 송죽풍(松竹風)도 아닌 이 바람은 ‘비풍(贔風)’이라고 하는데 너의 정수리를 뚫고 육부로 들어갔다가 단전을 지나 아홉 개의 구멍으로 빠져나오면서 살과 뼈를 갈가리 찢어 놓는 무서운 바람이다. 그러니 너는 이 삼재의 큰 재앙을 꼭 피해야 한다.”


손오공: “사부님, 제발 저를 가엾게 여기시어 그 삼재의 큰 재앙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보리조사: “그건 어렵지 않다만, 안타깝게도 네가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 못하니 그 비결을 가르쳐 줄 수가 없구나.”


손오공: “ 사부님. 저 역시 둥근 머리로 하늘을 이고 넓적한 발로 땅을 딛고 있으며, 아홉 개의 구멍과 사지와 오장육부를 다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사람과 다르다고 하십니까?”


보리조사: “네가 비록 사람과 근사하기는 하나 볼이 없지 않느냐?”


손오공: “ 사부님, 제가 비록 볼은 없지만 그 대신 모이주머니가 하나 더 있는 만큼 이것으로 볼을 대체할 수 있지 않습니까?”


보리조사: “음, 그럴 수 있겠구나. 그럼 너는 무엇이 배우고 싶으냐? ‘천강수(天罡數)’를 배우면 서른여섯 가지로 변할 수 있고, ‘지살수(地㬠數)’를 배우면 일흔두 가지로 변할 수 있다.”


손오공: “저는 많이 배우는 게 소원입니다. 그러니 저에게 지살수를 가르쳐 주세요.”


보리조사 : “지금 너에게 구결을 일러 줄 테니 이리 가까이 오너라.”


조사는 오공의 귀에 대고 묘법을 나지막이 일러 주었습니다. 오공은 하나를 깨우치면 백 가지에 통달하는 영리함을 지닌지라, 그 자리에서 구결을 전부 외워낸 뒤 혼자 수련하여 마침내 일흔두 가지로 변할 수 있게 되었지요.


어느 날 조사는 제자들과 저녁 경치를 구경하다가 오공에게 물었지요.


보리조사: “어떠냐? 그동안 배운 것을 다 익혀 냈느냐?”


손오공: “예. 사부님의 은혜에 힘입어 저는 연마를 끝내고 이젠 구름 위에도 능히 날아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리조사: “그럼 어디 내 앞에서 한번 날아 보아라.”


조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공은 의기양양하게 재주넘기를 한번 하더니 훌쩍 몸을 솟구쳐 구름을 타고 3 리 남짓한 거리를 한식경에 다녀와 조사 앞에 나붓이 내려와 절을 했습니다.


손오공 : “사부님. 이것이 바로 ‘구름 위로 날아오르기’지요.”


보리조사: “헛헛헛허허…그 정도는 ‘구름 위로 날아오르기’가 아니지. ‘구름 위로 기어오르기’라고나 할까? 예로부터 ‘신선들은 아침에 북해에서 놀고 저녁에는 창오(蒼梧)에서 쉰다.’ 고 했는데 너는 한식경이나 걸려서 겨우 3 리가량 밖에 다녀오지 못했으니 그런 정도로는 사실 구름 위로 기어오른다고 조차도 할 수 없지.”


손오공: “아침에 북해에서 놀고 저녁에는 창오에서 쉰다는 게 무슨 뜻인지요?”


보리조사: “옛날부터 구름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아침에 북해에서 놀다가 동해. 서해. 남해를 거쳐 저녁에는 다시 창오로 돌아와 쉬었다. 창오란 북해를 가리키는 말이 다만, 이렇게 네 바다를 하루 사이에 유람할 수 있어야 가히 구름을 타고 다닌다고 말할 수 있지.”


손오공: “사부님! 다시 한 번 저에게 크신 은혜를 베푸시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는 묘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영원히 사부님의 은덕을 잊지 않겠습니다.”


보리조사: “너는 구름을 탈 때 다른 사람과는 달리 재주넘기를 한 다음 몸을 솟구치더구나. 내 너의 자세를 살려 ‘근두운법(筋斗雲法)’을 가르쳐 주마.”


보리조사: “이 ‘근두운법’은 입으로 주문을 외우면서 두 주먹을 부르쥐고 몸을 부르르 떨며 발로 땅을 구르게 되면 한 번 곤두박질에 10만 8천 리를 갈 수 있지.”


날이 저물어 조사와 제자들이 각자 자신의 처소로 돌아간 뒤. 오공은 심혈을 기울여 연습을 거듭하여 날이 밝아올 무렵에는 ‘근두운법’을 완전히 익혔습니다. 이때부터 오공은 날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게 되었으니 이 역시 장생불로의 매력 중 하나였지요.
 

어느 여름날. 제자들은 소나무 그늘에 모여 앉아 배운 것을 익히고 있었습니다.


제자1: “오공아, 너 요즘 신수가 훤해졌구나. 그래 전에 사부님께서 너에게만 알려 주었던 그 묘법은 다 배운 거니?”


손오공: “형님들이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밤낮으로 애써 노력한 결과 사부님께서 전해주신 묘법을 이젠 거의 해낼 수 있어요.”


제자1: “그럼, 지금 우리 앞에서 한번 해 보는 게 어때.”


손오공: “뭐든 형님들이 원하는 걸 말해 보세요. 내가 순식간에 변해 보일 테니.”


제자1: “그럼 어디 소나무로 변해 봐라.”


   사철을 통해 이내 낀 아름다움이여.
   뉘라 구름 위에 바로 서는 빼어남 보였는가.
   한 점 원숭이 모습 찾을 수 없고
   보이는 건 무서리도 잘 견뎌낸 눈 덮인 솔가지네.


제자들: “야, 저 푸른 소나무가 손오공이야. 원숭이 녀석 제법인 걸! 암. 제법이고말고!”


보리조사: “누가 여기서 함부로 떠들고 있는 게냐?”


손오공: “사부님. 저희는 여기서 공부 하고 있었을 뿐, 다른 누가 찾아와 떠든 사람은 없습니다.”


보리조사: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떠들어 대다니, 이건 전혀 수행하는 사람의 자세라고 할 수 없다. 수행하는 사람이 입을 열변 신기가 흩어지고 혀를 놀리면 시비 가릴 일이 생기기 마련이거늘, 왜 여기서 웃고 떠들었느냐?”


제자1: “실은 장난삼아 오공에게 둔갑술을 시험해 보게 했는데, 소나무로 변해 보라니까 정말 소나무가 되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박수갈채를 보냈던 겁니다. 사부님. 부디 저희 불찰을 용서해 주십시오.”


보리조사: “ 오공이만 남고, 너희는 그만 물러가거라.”


보리조사: “이놈아! 네가 무얼 안다고 남들 앞에서 잔재주을 부리는 게냐? 그게 어디 아무데서나 자랑하는 아이들 장난인 줄 아느냐? 너라도 남에게 그런 비결이 있는 걸 보게 되면 가르쳐 달라고 할 것이다. 이젠 남들이 너에게 그런 비법이 있는 줄 안 이상 반드시 너에게서 그걸 배우려 할 것이다. 또 너는 그로부터 화를 입지 않기 위해선 그 비결을 가르쳐 주어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이 앙심을 품고 너를 해치려 들 테고, 결국 네 목숨만 위태롭게 될 게야.”


손오공:사부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


보리조사: “난 너에게 벌을 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 당장 여기를 떠나거라.”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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