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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가 인정하는 명의 주굉(朱肱)

편집부  |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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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굉
[SOH] 한국을 대표하는 독창적인 한의학을 꼽으라고 한다면 조선 말기 이제마(李濟馬) 선생이 창시한 사상의학을 들 수 있습니다.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 등 네 가지 체질로 인체를 나누고 병증을 진단하는 의학 체계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계승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마는 이전까지의 한의학 이론을 섭렵한 뒤 발전적으로 사상의학의 틀을 다졌습니다. 이제마는 명성이 높은 의학자라 하더라도 문제점이 있다면 가차 없이 비판했습니다. 그런 이제마가 칭송한 명의를 ‘동의수세보원’에서 살펴봅시다.


“대체적으로 말하면 신농과 황제 이후 진, 한 이전의 병증과 약리는 장중경이 전했다. 위, 진 이후 수, 당 이전의 병증과 약리는 주굉이 전했다. 송, 원 이후 명 이전의 병증과 약리는 이천, 공신, 허준 등이 전했다. 만약 의학자들의 공적을 말한다면 장중경, 주굉, 허준을 으뜸이라 하여야 할 것이며, 이천과 공신을 그다음이라고 할 것이다.”


장중경은 한의학의 기틀을 다진 의성이라 불리는 인물이고, 허준은 조선을 대표하는 의학자입니다. 주굉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그의 업적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주굉(朱肱)의 자는 익중(翼中), 호는 무구자(無求子)이며, 송대 오흥(吳興)에서 태어났습니다. 역대 유의(儒醫) 중에 과거에 합격한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만, 주굉은 철종(哲宗) 원우(元祐) 3년에 과거에 합격한 진사로서 휘종(徽宗) 때는 봉의랑의학박사(奉議郞醫學博士)에 오르면서 사람들은 그를 주봉의라고도 불렀습니다.


주굉의 학문의 시작은 상한론입니다. 상한론은 장중경의 저서로서, 변증논치의 시점에서 질병에 접근한 책으로 상한 각 단계의 맥상을 가리고 병증을 살피는 중요한 방법과 방제를 세우고 약물을 쓰는 규칙에 대하여 조문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장중경이 상한론을 편찬한 후 화타는 “상한론 이야말로 사람을 살리는 책이다.“라는 뜻의 ”차진활인서야(此眞活人書也)”라고 찬탄했다고 합니다.


주굉은 송대 이전까지의 상한론 연구학자 중 첫째로 꼽는 대가입니다. 물론 손사막과 왕숙화(王叔和)와 임억(林億) 등 훌륭한 학자들이 상한론을 주석하거나 교정하였으나 주굉은 누구보다도 핵심과 숨은 뜻을 명백하게 설명하고 미비한 점을 보충하였습니다. 그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년에 걸쳐서 상한백문(傷寒百問) 3권을 펴냈습니다. 이후 정확한 판본이 사라진 듯했지만, 그의 친구인 장장(張藏)이 내용을 보충하고 수정해 남양활인서(南陽活人書)를 발간했습니다. 활인서라 불리는 이 책은 화타가 장중경을 칭찬한 ‘사람을 살리는 책’이라는 뜻으로서, 현재 한국의 서점에도 번역본이 나와 있습니다.


상한론이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주굉이 태어나기전까지 800년간 백종이 넘는 상한론 주석 서적이 있었으나, 주굉과의 차이점은 경락을 면밀히 연구해야 질병을 정밀하게 치료하고, 질병이 현재 인체 어느 부위에 잠복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한 데 있습니다.


청나라 명의 서영태(徐靈胎)는 송대에 나온 서적들이 상한론을 가장 이해하기 쉽게 풀이했다고 평가하면서 그 중에서도 주굉의 활인서를 가장 뛰어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특히 후대 의가 중에서 실증적이고 합리적인 학풍을 추구한 의가들이 주굉을 높게 평가했는데, 앞서 소개한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도 이와 궤를 같이 합니다.


주굉은 이외에도 북산주경(北山酒經)과 내외이경도(內外二景圖)를 저술했는데, 특히 내외이경도에는 “신장(콩팥)은 두 개가 있지만 하나는 명문(命門)이고 다른 하나는 배꼽과 상대된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후 명대 의학자 손일규(孫一奎)는 주굉의 학설을 발전시켜 명문이론을 확립했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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