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대전에서 춤의 역사를 연구하는 한밭 춤 연구소의 김한덕 소장은 ‘춤이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몸짓언어’라고 정의했습니다.
고교시절 우연하게 참여한 한 지역축제를 계기로 춤을 시작했다는 김 소장은 이 같은 정의와 함께 한 노인(남)의 춤을 보고 춤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음성) “예전에는 강경이 세 개의 포가 만나는 부분이라서 굉장히 상권이 형성이 되었고 용왕제를 굉장히 크게 했거든요. 근대 제가 20대 후반쯤 됐을 땐대 그 당시에 용왕제를 하는데 무대에서 민요하시는 선생님들이 오셔가지고 민요를 부르시는데 그 밑에서 머리가 백발이신 할아버님이 춤을 추시더라고요. 근데 그 춤이 너무나 와 닿아가지고 제가 가서 여쭤봤어요. ‘어르신, 그 춤을 어디서 그렇게 배우셨어요?’ 할아버님이 하시는 말씀이 ‘몰러, 내가 춤이라는 걸 한번 춰 봤간디? 내가 그냥 동네 잔치나 하면, 막걸리 한잔 마시고 농사걱정, 도심에 나가있는 자식걱정, 손자걱정 그런 시름 한번 달래면서 그냥 좋아서 추는 거지 뭐 있겠어?’ 그때 ‘춤이라는 건 어떠한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춤이 아니라 나의 삶의 일부분 속에서 내가 갖고 있는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고 수단 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춤에 본질적인 부분들을 생각하고 탐구하게 됐습니다.”
작품을 구상할 때 고민하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김 소장은 찰나에 느꼈던 느낌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습니다.
(음성) “저는 과정에 많이 충실하는 편이거든요. 결과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과정을 오히려 더 중시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는 서로가 제가 많이 작업을 통해서 느꼈던 것은 서로가 교감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독립기념관의 삼일절과 8. 15 광복절 작품을 만든 적이 있어요. 삼일절 행사의 작품을 하는데 저한테 요청이 들어왔죠. 제가 ‘그러면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라고 그러고 난 다음에, 문득 아무 생각 없이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삼일절하면 독립기념관이 목천에 있는데, 유관순 열사가 16의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바쳐서 3.1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그러한 계기 때문에 목천에 오게 됐고, 그래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화꽃이 무궁화꽃인데,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아니다 보니까 마음에 확 와 닿지 않더라구요. 유관순 열사가 16의 꽃다운 나이의 목숨을 바쳐서까지 나라를 위해서 했던 이 부분과 우리나라의 무궁화꽃을 대입을 시켜보자 해서 그때 만들었던 게 ‘무궁화로 다시 피어나리’입니다 우리가 이 시대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무궁화를 봄으로써 유관순 열사가 나라를 위해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바쳤던 그 무궁화 꽃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해서 작품을 만들었던 계기가 있거든요.”
김 소장은 보편적으로 예술이 모방에서 출발한다고 하지만, 창작자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으면 개성과 주제가 모호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음성) “저는 남의 작품을 지금은 보지만 초창기 단계에서부터 거의 보지 않았어요. 그 이유가 뭐냐면 나에 대한 나의 철학관 세계관이 정립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남의 작품을 자주 보고 하다 보면 모방성이 너무 강해집니다. 모방이 강해지다 보니까, 그것을 내가 새로움을 나의 의식을 통해서 창출해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좀 잠깐 베껴 쓰는 이런 쪽으로 하다 보니까, 자신의 어떤 예술세계, 춤의 세계가 확고하지가 못하는 거죠.”
“우선 중요 한 게, 내가 추는 춤에 갖고 있는 의식이 무엇인가, 나의 세계관이 무엇인가를 탐구를 통해서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아탐구라고 생각하거든요. 춤을 통한 자아탐구죠. 하나의 예술이 갖고 있는 이런 부분들을 나의 삶에서부터 출발을 했다고 보거든요. 처음에 춤을 추기 시작했던 것이 저의 할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 염을 할 때 제가 화관하고 춤을 췄어요. 음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순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 내가 춤을 통해서 할머님의 극락왕생을 빌어보자’ 정말로 춤이라는 것이 진정성 있는 표현방식이라고 본다면,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 또한 일반인과 다르다는 표현이 아니라 청정하려고 노력을 해야 되겠죠.”
김 소장은 무용을 지망하거나 무용에 대한 꿈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위한 예술이 아닌, 공유하는 예술을 주문했습니다.
(음성) “제가 발레를 처음 접했었고, 현대무용을 하다가, 한국무용의 창작무용을 하다가, 또 전통 무용도 하고. 지금은 물론 하나의 춤이라고 명명을 하지, ‘제가 추는 춤이 어떤 춤이다’ 라고 명명하진 않거든요. ‘하나의 나의 의식의 표현이다.’ 근데 가장 중요한 것은 춤을 통해서 자신의 자아를 바라보는 그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의식의 교감을 나누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예술은 나 개인을 위한 하나의 예술이라기 보단 그 예술 자체를 토대로 해서 내가 다른 분들이 하고 있는 내가 공부를 한 것을 토대로 해서 같이 공유 하는 거죠.”
그는 향후 춤 문화의 발전방향에 대해, 우리에게만 있던 한(恨)의 정서에서 흥(興)의 정서로 옮겨갈 것이고 또 그렇게 바뀌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음성) “서양에서 갖고 있는 이런 무용이 됐든, 김연아처럼 피겨가 됐든, 이런 쪽에서의 (우리의) 표현 방식이 서양 사람들이 표현해 내지 못하는 그런 어떤 의식의 민족성을 토대로 한 표현성이 있거든요. 이전에는 한의 정서가 우리 민족의 대변적인 부분들에 많이 작용을 했었어요. 살풀이라든가, 승무라든가, 뭔가 승화될 수 있는 거 그런 부분이었는데, 이제는 흥의 정서로 바뀌어 가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어디서 느꼈냐면 싸이를 보고 느꼈습니다. 농악에서도 농사지으면서 서로가 악(樂)을 통해서 힘든 부분들을 극복해나가는,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것을 즐기는 것이거든요. 싸이가 갖고 있는 음악세계라든가 음악가로서의 살아왔던 배경을 보면 본인이 보여주기 위한 것보단 스스로가 즐긴다는 거죠. 싸이의 즐기는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같이 즐기는 거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한의 정서에서 흥의 정서로, 앞으로는 모든 것들이 그 흐름으로 갈 것 같습니다. 덧붙여서 우리가 갖고 있는 놀이적인 것들, 그런 흥적인 요소들, 그러한 흥의 정서적 트렌드가 모든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춤에 대한 강연에서 인생이 미완성의 조각을 끝없이 다듬어가는 것처럼 무용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면서, 인도에서 왜 최고의 명상법을 춤이라고 했는지를 이제는 공감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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