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경쾌하고, 맑고, 투명하고, 깨끗하다’
한국 중요무형문화재 57호 이춘희 명창은 경기민요의 특징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음성) “민요에는 크게 경기민요가 있고, 남도민요, 서도민요가 있어요. 그런데 경기민요는 유독 아주 경쾌하고 밝아요. 유리로 말하면 투명하고.. 그런데 서도민요는 조금 무거워 슬프다고 할까? 소리 자체도 떠는 목으로 하지요. 남도민요는 톤이 다르지요. 그리고 사투리를 써요. ‘그랬는디’ 하고 방언을 쓰지요. 그런데 경기민요는 표준어잖아요. 말도 그렇듯이 소리도 경쾌하고 맑고 투명하고 깨끗하고 그래요. (그러나) 경기민요는 배우기 쉽고 듣기는 좋지만, 막상 배워 자기 것을 만들려면 매우 어려워요. 까다롭고...”
이 명창은 어려서부터 노래를 너무 좋아해 우여곡절 끝에 민요학원을 다니며 소리를 시작했습니다. 좋아서 시작한 소리였지만 막상 무대에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음성) “소리를 하면 무대에 서야 하는데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사람들 앞에 섰을 때는 가사를 잊어버리고, 10여년 소리를 배워 소리를 좀 알고 무대에 섰을 때는 떨려서 소리가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소리가 쉬운 것이 아니고 얕보아서는 안 되겠구나!’ 했지요. 그래서 ‘가사는 골수에 맺혀야 하고, 소리를 많이 해서 소리화 해야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10시간도 연습했어요. 그렇게 1년을 한 후 첫 발표회를 갖게 되었는데, 발표회 날짜를 잡아 놓은 후에는 뛰는 운동을 하며 소리연습을 했어요. 떨려도 숨차지 않게 하려고요. 그때 그렇게 했더니 정말 공연 때 떨리지 않았어요. 정말 죽기살기로 뛰면서 소리 연습했어요.”
이 명창은 50년의 긴 소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독일 공연을 꼽았습니다.
(음성) “독일에서의 공연인데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2잡가가 있어요. 한 곡에 10분 이상 걸리는 곡인데, 그것 중 4곡과 회심곡, 그리고 민요 몇 가지를 가지고 독일에 가서 독창을 1시간 30분 공연했어요. 그런데 독일 사람들이 가사내용도 모르고 멜로디도 모르면서 하나 흐트러짐 없이 경청 하는 것을 보고 제가 탄복을 했어요.”
또 유네스코 회의장에서의 공연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음성) “아리랑이 2012년 12월 6일, 유네스코에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잖아요. 그 때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했는데 그때 제가 아리랑을 1분 동안 부르게 되어 있었어요. 저는 10시간 동안 기다리면서, 이런 회의장에서는 어떻게 소리를 할까 고민했어요. 그때 전 세계에서 모인 외국인들이 놀라운 듯 감동스런 표정으로 저의 소리를 들을 때, 저는 정말 (소리를) 하면서 감동을 받았어요. 그때 ‘이런 소리를 당연히 문화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몇 사람한테 인터뷰하며 들었을 때 아주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처럼 해외에서도 인정하고 감탄하는 민요가 정작 국내에서는 도외시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이 명창은 말했습니다.
(음성) “제가 어렸을 때는 지금의 가요처럼 민요들이 많이 방송되었거든요. 경기민요가 특히… 저도 어려서 따라 부르곤 했어요. 그러더니 어느 날 경기 민요가 공연이나 방송에서 주로 하지 못하고 양념처럼 끼워서 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외국에 나가면 너무 반응이 좋은데,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민요를 도외시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것이 섧습니다.”
공연과 더불어 현재 사단법인 한국전통민요협회 이사장이자 한국전통예술학교장으로서 후진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그는 초보일수록 발성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직접 지도한다면서, 후학들이 한 무대에 서서 공연하는 국악뮤지컬을 그리고 있습니다.
(음성) “제가 감히 못하는 것이지만 국악초등학교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 학생들이 자라면서 그 학생들 모두가 다 같이 한 무대에 서서 국악뮤지컬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국악뮤지컬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꿈을 꿔 봅니다. 우리 한국의 가수나 TV 스타들이 한류스타가 되었듯이 어느 때가 되면 우리 국악인들도 한류문화의 스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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