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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보는 왕리쥔 사건

편집부  |  201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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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샤오위(李曉宇) 기자


[SOH] 이번 사건으로 내부 깊숙이 은폐되었던 중공 권력투쟁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방 도시의 공안국장에 불과한 왕리쥔이 어떻게 중공정권을 뿌리째 흔드는 사건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코헨(David Cohen)은 아•태지역 시사주간지 ‘더 디플로매트(The Diplomat)’에 기고한 글에서 ‘왕리쥔 사건은 포퓰리스트인 보시라이에 대한 공격이며, 미래 중국의 향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했다.
 

그는 리차드 맥그리거(Richard McGregor) 파이낸셜타임즈 전 베이징지국장의 말을 인용, 왕리쥔의 체포는 보시라이가 벌이는 창홍타흑(唱紅打黑) 운동에 큰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맥그리거는 ‘지난주까지 이 운동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9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6명이 충칭으로 내려와 보시라이를 격려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운동을 통해 민심을 조정하려던 보시라이가 이에 상응하는 보복을 당했다고 평했다. 중공 지도자들은 대체로 정치인이 자신만의 근거지를 만드는 것을 상당히 경계한다. 18대 전 막후교섭이 시작된 이상 이번 사건은 보시라이에게 상당히 불리해 보인다.


그렇다면 왕리쥔을 끌어내린 인물은 누구인가? 현재까지 후진타오부터 보시라이의 아내까지 많은 인물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확실한 점은 중공 고위층에서 내린 정치적 결정이라는 것이다. 맥그리거는 중국의 반부패기구는 공산당 자체 기구이기 때문에, 조사에 착수하려면 윗선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일단 보시라이가 결행했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왕리쥔의 전직은 보시라이가 충칭에서 벌인 핵심 정치활동인 ‘타흑(조폭 소탕)’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타흑은 보시라이가 충칭에서 민심을 얻은 첫 번째 활동이다. 그는 동북에 있던 왕리쥔을 불러들여 충칭의 타흑운동을 주도케 했고, 왕리쥔은 타흑을 기념하는 역사책 출간과 대규모 영화, TV 연속극 제작 등 보시라이의 홍보활동에 적극 협조했다.


재미있는 점은 왕리쥔이 보시라이를 겨냥한 음모의 희생자라는 가능성이다.  즉, 보시라이가 차기 총서기로 예정된 시진핑과 ‘태자당’으로 연결되어있어, 이를 견제하기 위한 공청단파의 음모라는 이야기다.


현재 왕리쥔은 정식 기소나 탄핵을 받고 있지 않다. 신화사는 과중한 업무에 따른 건강악화로 ‘휴식’ 중에 있다고 전했고, 보직 또한 도시 환경과 공원을 관할하는 부시장으로 바뀌었다. 만약 그가 보시라이를 잡기 위한 도구였다면, 현 상황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간 의견이 일치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중공 정치계는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9일, 웨이보에 다양한 추측과 자료가 올라온 것과 달리, 신화사는 짧은 단신 하나만 보도했을 뿐이다. 이런 대응은 왕리쥔 체포가 고위층이 의도한 게 아니거나, 계획했더라도 미 영사관 난입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유력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태자당의 암중투쟁, 공산당 세대교체에 드리운 그림자(Grappling in the dark, A cloud descends over the Communist Party’s succession plans)‘라는 기사에서 ‘참모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의 방미는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한 반면, 중국 내에서는 올 하반기 권력을 새롭게 조정하려던 중공의 계획이 엉망이 되었다’라고 평했다.


올 가을 시진핑이 당 총서기직을 넘겨받을 것은 거의 확실시되지만, 보시라이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보시라이는 지난주까지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진출이 유력해 보였다. 미국의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케네스 리버설(Kenneth Lieberthal) 선임 연구원은 ‘중공 고위층은 보시라이의 공개 활동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를 저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자유주의자들은 보시라이의 곤경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보시라이의 창홍타흑 운동을 계속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반면 베이징 지도층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인민들이 태자당의 통치권에 의문을 가지거나 이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보시라이는 충칭뿐 아니라 일부 산간벽지에서도 환영을 받는 인물이다. 많은 도시의 국영기업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구 좌파’를 추종하고 있으며 관련 사이트에는 고위층이 보시라이와 왕리쥔을 배신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중공 지도층은 이번 정권이양을 통해 10년 주기의 정권교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왕리쥔 사건을 고위 정치권과 무관한 ‘독립된 사건’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의도대로 될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 [신기원 전재]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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