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하늘의 뜻에 따라 순에게 선양한 요
5. 요의 후계자로 추천받다
순이 30세가 되었을 때 요임금은 천하에 덕이 있고 쓸만한 인재를 두루 찾았는데 사악이 순을 추천했다.
어느 날 밤 순은 꿈을 꾸었다. 꿈에 자신의 머리카락이 자라나 하늘에 닿았고 눈썹 역시 하늘에 닿았다. 그 의미를 몰라서 의아해 하는데 어떤 이가 축하하며 말했다. “머리카락이 하늘에 닿음은 제(帝)를 가리킵니다. 또 한 단계 아래에 있는 눈썹이 하늘에 닿았다는 것은 권력이 제와 상등하다는 의미입니다. 아마 요임금께서 당신을 등용하실 겁니다!” 순은 “나는 일개 필부에 불과하니 그런 망상은 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그런데 며칠 후 요가 파견한 사람들이 순을 찾아왔고 얼마 후 요임금이 순을 접견했다.
《순자(荀子)‧요문(堯問)》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요가 순을 만나 “내가 천하를 이루고자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순(舜)은 “하나를 가져 실수가 없고, 작은 일을 행함에 게으름이 없으며 충성과 성실함에 싫증내지 않으면 천하가 저절로 올 것입니다. 하나를 가지는 것을 하늘이나 땅처럼 하고 작은 일을 행함을 해나 달처럼 하며 충성과 성실로 그것을 대하면 그 결과가 온 세상에 나타날 것입니다. 천하는 한 귀퉁이에 있으니 또 무엇을 족히 이루시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순은 이어서 하늘을 받들고 땅을 다스리며 백성들을 돌보는 정견을 제출했다.
요는 아주 만족스러워하며 두 딸을 시집보내 직접 집안에서의 도덕과 품행을 관찰하게 했다. 또 아홉 명의 아들을 시켜 함께 어울리게 하면서 집밖에서의 행동과 능력을 관찰하게 했다. 요는 순에게 갈포로 만든 옷과 거문고를 내려주었고 창고를 지어주고 소와 양을 보냈다.
혼인 후 순은 요의 두 딸을 이끌고 규하(媯河) 강변의 집에 살았다. 순은 전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동생들과 우애를 지켰으며 오히려 전보다 더 삼가고 공손했다. 요임금의 두 딸 역시 오만한 마음이 없었고 부인의 도리를 극진히 지켰다.
하지만 순이 이렇게 번영하는 모습을 본 부모는 또 질투와 번뇌에 빠졌다. 동생인 상은 이 재물들을 다 차지하고 싶었다. 이에 세 사람은 순을 더 핍박했다. 한번은 꾀를 내어 순에게 식량창고를 수리하게 한 후 밑에서 불을 질렀다. 이날 순은 삿갓 2개를 지니고 있었는데 불이 나자 두 손에 삿갓을 잡고 창고를 날아내려와 무사히 피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계략이 실패하자 셋은 또 계략을 냈다. 이번에는 순에게 우물을 파게 하고는 순이 우물 속으로 깊이 들어가자 흙과 돌로 우물을 메워버렸다. 하지만 두 아내가 미리 순에게 백룡(百龍衣)를 입혔기 때문에 순은 횡으로 구멍을 내어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이런 사건이 있은 후에도 순은 여전히 전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동생들에게 잘 대했다. 순의 지극한 효심에 부모는 마침내 감복했고 상 역시 점자 나쁜 습관을 버리고 바른 길로 돌아왔다.
6. 정치적 시험을 거치다
요임금은 관찰을 통해 순이 집 안과 밖에서 확실히 현자임을 발견했고 이에 사도(司徒)의 직책을 주어 천하대사를 처리하는 능력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요임금이 순에게 사도의 직책을 맡아 가장 먼저 실시하게 한 것은 5전의 교화(五典教化)를 추진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5전이란 아버지는 위엄 있고 어머니는 자애로우며 형은 우애 있고 동생은 공손하며 자식은 효도하는 5가지 윤리도덕을 말한다. 순은 5전의 교화에 탁월한 성과를 보였으며 민중들이 다 자발적으로 준수하게 되자 천하가 편안해지고 백성들이 화목해졌다.
요임금은 두 번째로 순을 사공(司空)에 임명해 천하의 정무를 총괄하고 백관을 관리하게 했다. 순은 각종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일들을 모두 잘 처리했으며 백관이 기꺼이 따르게 했다.
세 번째로 요임금은 순에게 사방의 제후들을 접대하게 했다. 순은 이 일도 아주 장엄하고 엄숙하면서도 예의에 부합되게 잘 처리했다.
순은 네 번째로 각 지역을 순시하며 홍수의 상황을 살펴보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 일은 깊은 산속과 큰 하천과 연못 속에서 수시로 광풍이나 폭우가 몰아쳐 방향을 잃기 쉬웠고 또 독사나 맹수에게 습격당할 위험이 큰 매우 어려운 임무였다.
어느 날 순 일행이 인적이 드문 숲속에서 이리떼를 만나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랐다. 하지만 순이 앞으로 나아가자 이리떼들이 모두 몸을 돌려 숲속으로 돌아갔다. 잠시 후에는 3마리 호랑이가 나타났다. 수컷호랑이가 사람들을 보고는 큰 소리로 포효하자 모두들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순은 침착하게 호랑이에게 말했다. “우리는 천자의 명을 받들어 이 지역이 홍수 상황을 살피고 만백성을 구하기 위해 온 것이다. 뜻밖에 너를 만났으니 너는 빨리 굴로 돌아가 큰 길을 가로막고 행인들을 놀라게 하지 말거라.” 그러자 수컷 호랑이는 암컷과 새끼를 이끌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들은 요임금은 “이는 천신의 가호가 아니면 정성이 만물을 감동시킨 것이다.”라고 했다. 순은 폭풍이나 뇌우 속에서도 몸가짐이 흩어지거나 길을 잃지 않았으며 복잡하고 자주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늘 침착함을 유지하며 진지하게 모든 문제들을 잘 처리했다.
7.교육기관을 설립하다
기록에 따르면 요순시대에 이미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있었는데 학교의 원형에 해당한다.
《예기‧왕제(王制)》에서는 “요순시기에 상상(上庠)에서 조정 신하들 중 노인을 모시고 하상(下庠)에서는 평민 노인을 모셨다.”고 하고 《예기‧명당위(明堂位)》에는 “식량창고는 요순의 상(庠)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요순시대에 식량창고가 노인을 모시는 곳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노인 중에서도 조정의 신하들과 평민의 차이를 두어 조정 신하들은 상상에서 모시고 평민노인은 하상에서 모시게 했다. 이들은 연로하고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모아 이들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게 했다. 고대의 전문학교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문화는 서주 시기에 이르기까지 요순시기의 양로와 교육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순은 이처럼 5전의 교화를 통해 9덕을 제창했고 교육을 새로 만들어 도덕을 핵심으로 하는 전통문화를 다지게 했다. 사기에서는 “천하의 밝은 덕이 순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했다. 순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임금에게 충성하며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며 천하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전통도덕의 기념비를 중화민족에게 수립해주었다.
8. 순의 섭정
각종 단련과 시험을 거쳐 요임금은 순이 인자하고 유덕하며 지혜롭고 재능이 있음을 알고 그에게 천하를 전해주었다.
순은 자신의 덕행이 아직 미치지 못한다면서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이때 요임금의 나이가 이미 고령이라 정무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이에 대사농 등이 순을 임시로 ‘태위(太尉)’로 삼아 섭정을 맡길 것을 제안했다. 여기서 위(尉)는 위에서부터 아래를 편안히 한다는 뜻으로 순이 만 백성을 안정시키길 희망한 것이다. (계속)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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