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대홍수와 복희의 창세
[SOH] 복희씨(伏羲氏)는 우리 이번 차례 문명의 시조였다. 복희는 우주 조화의 오묘함에 순응해 천지자연에 부합했다. 천지를 본받고 새로운 우주를 창조했으며 하늘과 땅이 구별되고 사계절과 성진(星辰)에 순서를 만들었다.
《노사(路史)》에서는 “복희의 모친은 화서(華胥)인데 화서의 물가에 살았다. 일찍이 숙희(叔姬)와 물가에 놀러갔다 거대한 발자국을 보고 자신의 발을 발자국에 대보니 무언가 감촉을 느꼈다. 무지개가 둘러싸더니 (복희를 임신해)12년을 임신했다. 구이(仇夷)에서 태어나 기성(起城)에서 성장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삼황본기三皇本紀》에는 “태호(太皞) 포희씨(庖犧氏)는 성이 풍(風)으로 수인씨(燧人氏)를 대신해 천하의 왕이 되었다. 어머니는 화서(華胥)인데 뇌택(雷澤)에서 거인의 발자국을 밟고 성기(成紀)에서 포희씨를 낳았다. 성스러운 덕이 있었고 우러러 하늘의 일월성신을 관찰하고 아래로는 땅의 법을 관찰하며 두루 새와 짐승의 무늬와 아울러 땅의 마땅함을 두루 관찰했다. 가까이는 자신의 몸에서 취하고 멀리는 사물에서 상을 취해 처음으로 8괘를 그렸다. 이를 통해 신명(神明)의 덕과 통하고 만물의 실정을 분류했다.”라고 했다.
한편 당나라의 이순풍(李淳風)은 《진서(晉書)‧오행지(五行志)》에서 “복희씨는 하늘을 대신해 왕이 되었고 하늘이 내린 하도(河圖)를 받아 팔괘도를 그렸다. 용마(龍馬)가 하도를 바치고 백구(白龜 흰 거북)가 낙서(洛書)를 바쳤다. 팔괘는 음양과 태극의 이치를 궁구해 선천의 대도를 드러낸 것이다. 팔괘는 천지자연과 소통하는 기묘한 신통을 구비해 인류에게 사람이 신과 소통할 수단을 남겨주어 사람이 신의 점화와 도움을 얻을 수 있게 했다.”라고 했다.
여기서 언급된 ‘용마’란 《기문둔갑(奇門遁甲)》에 따르면 “용마란 천지의 정화로 그 모습은 용의 머리와 비늘에 말의 몸이라 용이라 부른다. 말은 키가 8척 5촌으로 골격 위에 날개가 있어서 물을 밟아도 빠지지 않는다. 성인이 위치에 있을 때 맹하(孟河)에서 그림을 지고 나왔다.”는 것이다.
복희시기에 천지에 거대한 변화가 발생했다. 세상을 훼멸시킬 거대한 홍수가 다년간 지속되어 곤륜산 일대의 사람들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시기는 대략 복희 남매가 호로박을 타고 탈출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는 서양의 아틀란티스나 뮤 대륙 등이 훼멸되었다는 전설과도 서로 맞아 떨어진다. 지금으로부터 약 1만년 전의 일이다.
홍수가 지나간 후 하늘과 땅이 분리되지 않아 혼돈상태에 처하자 복희는 창세의 신적(神跡)을 드러냈다. 초백서(楚帛書)의 기록에 따르면 복희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세상을 만들었다. “상고시대에 큰 용이 있었는데 이름이 복희였다. 뇌택에서 태어나 회수(淮水)에서 살았다. 당시 천하에 밤과 낮이 구별되지 않았고 세계는 혼돈과 몽매의 상태에 처해 있었다. 오직 비바람이 쌓이면서 홍수가 범람했다.
복희는 여와를 아내로 맞아 네 아들을 낳았다. 이 네 아들은 4시와 4방을 관리하는 4신이 되었다. 봄은 큰형으로 청간(青幹)이라 불리며 동방을 주관하고 둘째인 여름은 주사단(朱四單)이라 하며 남방을 주관한다. 셋째인 가을은 요황난(翏黃難)이라 하며 서방을 주관하고 넷째인 겨울은 휴묵간(畦墨幹)이라 하며 북방을 주관한다. 네 신이 처음으로 천지를 다스리고 일월성신을 주관하자 하늘과 땅이 구별되고 사시와 일월성신에 순서가 생겨났다.
한나라 때 그려진 복희와 여와의 그림을 보면 어떤 그림은 손에 규거(規矩 직각자)를 들고 있는데 이는 우주의 창조자를 뜻한다. 또 어떤 그림에는 해와 달을 들고 있는데 이는 우주의 주재자임을 의미한다.
처음 만들어진 후의 우주는 다시 균형을 상실했다. “천년하고도 백 년이 지나자 해와 달의 시간이 늦어지고 구주(九州)가 편평하지 않아 산릉이 생겨나고 사신(四神)이 이에 일어나 전복되었다.” 이에 청목(青木), 적목(赤木), 황목(黃木), 백목(白木), 흑목(黑木) 5가지 나무의 정으로 파괴된 대지를 덮어서 지탱해 하늘 덮개를 튼튼히 했다. ‘사극에 제사를 지내(奠四極)’ 균형을 잃은 우주를 다시 정상화시켰다.
복희 이후 여와가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 공공(共工)이 이에 불복해 반란을 일으키자 여와는 축융(祝融)에게 토벌을 명했다. 전투에서 패배한 공공이 화가 나서 부주산(不周山)을 들이받자 산이 무너지고 하늘기둥이 부러져 땅과 연결된 줄이 끊어졌다. 이 여파로 하늘이 서북쪽으로 기울어졌고 일월성신의 위치가 변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면서 큰 화재가 잇달아 발생했고 홍수가 범람해 날짐승과 길짐승들이 포악하게 횡행했다. 하늘은 더이상 땅을 덮지 못했고 대지 역시 만물을 싣지 못하자 화재와 홍수가 끊이지 않았다.
여와는 “오색석(五色石)을 다듬어 창천(蒼天)을 보완하고 큰 거북의 다리를 잘라 사극을 세웠으며 흑룡을 죽여 기주(冀州)를 구제하고 갈대 재를 쌓아 홍수를 막았다.” 이를 통해 천지의 운행질서를 바로잡자 인류는 비로소 편안히 살 수 있게 되었다.
복희는 하늘을 대신해 백왕의 선조가 되었기에 호를 희황(羲皇)이라 한다. 또 초봄에 동쪽 태산에 가서 봉선(封禪) 의식을 거행한 시초가 되었다.
수천 년 후 요임금 시기에 이르러 천지는 다시 한번 거대한 변화가 생겼다. 세계적인 대홍수가 인류문명을 거의 훼멸할 뻔 했다. 요, 순, 우는 서로 이어가며 또 한번의 창세(創世) 여정을 시작했다. (계속)
편집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