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갈홍
[SOH] 하상공(河上公), 그가 무엇을 하는 누구였는지 성과 이름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단지 한(韓)나라 문제(文帝) 때에 황허 강변에서 풀을 엮어 초막을 짓고 살았다 하여 사람들이 그에게 그런 아호를 지어주었습니다.
한 문제는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을 숭상해 왕공과 대신들에게 외우게 했습니다.
문제는 열심히 도덕경을 공부했으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는 도덕경에 통달한 사람을 찾던 중 하상공이 도덕경에 정통하다는 칭송을 듣고 곧바로 사람을 보내 자신이 모르는 곳을 가르쳐 줄 것을 청했습니다.
하상공은 한 문제의 사자에게 말했습니다.
“도와 덕은 존귀한 것이거늘 어찌 다른 사람을 통해 대신 물을 수 있겠는가?”
이 말을 전해들은 문제는 몸소 하상공의 초막으로 찾아가서 말했습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하늘 아래 어느 한 조각 토지도 이 군왕의 것이 아닌 것이 없고 사해 내의 누구도 왕의 신민이 아닌 자가 없다고 했으며, 노자는 ‘도, 천, 지, 왕의 네 가지 큰 것 중 왕이 그 하나를 차지한다’라고 했소. 그대가 비록 득도했다고는 하나 그래도 짐의 백성이거늘 어찌 이리 고고하게 구시오?”
이 말을 들은 하상공은 곧장 손뼉을 치면서 앉은 채로 뛰어올라 유유히 허공중에 떠 있는데 땅으로부터 몇 장이나 되는 높이였습니다.
하상공은 아래를 내려 다 보며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문제에게
“나는 위로는 하늘에 닿아 있지 않고 가운데로는 사람과 섞이지 않으며 아래로는 땅에서 살고 있지 않으니, 어떻게 왕의 신하라 할 수 있겠습니까?”
문제는 곧장 수레에서 내려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습니다.
“짐은 부덕하지만 외람되게도 선조의 위업을 계승해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소. 재주는 보잘것없고 책임은 막중해 늘 감당하지 못할까 심려하고 있소. 비록 세상일을 다스린다고 바쁘지만, 마음은 일심으로 도를 향해 있소. 그러나 우매한 까닭에 경서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곳이 많으니 도군께서 깨우쳐 주기를 바라오.”
하상공은 비단으로 엮은 두 권의 책을 문제에게 주었습니다.
“이것을 깊이 연구하면 도덕경의 의심나는 부분이 모두 해결될 것입니다. 굳이 제가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도덕경에 주를 단지 170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세 사람에게 전해주었소. 이제 당신까지 모두 네 명이 되었으니 부디 합당한 사람이 아니면 보여주지 마십시오.”
이렇게 말하고는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잠깐 사이 구름과 안개가 피어올라 사방이 아득해지더니 천지가 하나가 되는 듯 했습니다.
문제는 두 권의 책을 아주 귀하게 여겼습니다.
이 일에 대해 논자는 평하기를 하늘이 문제의 도를 향한 진심을 보았는데 세상에 그를 가르쳐 줄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신인(神人)을 속세에 보내 도덕경의 참뜻을 전수해 주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문제가 하상공이 전한 경서를 믿지 않을까봐 일부러 신묘한 변화를 보여주었다고도 합니다.
이 일화를 통해 각자는 모든 일에 중생을 대신해 생각하며 중생을 위해 조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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