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설연(雪蓮)
[SOH] 산동성 양산(梁山) 아래에 사는 80여세의 마춘(馬春)이란 채식만 하는 노부인에게는 옥으로 만든 손바닥 크기의 약병이 있습니다.
푸른색의 투명한 이 병에서는 신과 부처의 모습이 비치기도 하고, 향기로운 꽃이 장관을 이룬 곳에서 새가 지저귀고 선녀가 춤을 추기도 하는 천국 세계의 경치가 비쳐 나옵니다.
이 병을 아래로 몇 번 흔들면 가늘고 뾰족한 병 입구로 보일 듯 말 듯한 가루약이 쏟아지는데 약이 닿기만 하면 어떠한 안질도 다 고칠 수 있는, 효과가 뛰어난 약입니다.
그 지역에서는 누구라도 눈병이 나면 병원보다는 마 부인을 찾아왔는데 부인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정성을 다해 치료해 주고는,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50여 년간을 한결같이 눈병을 치료해 주고 있는데도 약병 속의 약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사람들은 이 약병을 ‘신병(神甁)’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 신병의 내력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때는 1953년 겨울이었습니다. 그해는 기온이 늘 십몇 도까지 내려가는 특히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어느 날 오전 젊은 부인 마춘이 열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절에 향을 올리러 가는 데, 다리 밑에서 거지가 밥을 끓이고 있었습니다.
마춘이 가서 보니 벽돌 위에 걸쳐 놓은 작은 쇠 솥에선 썩은 배추 잎이 끓고 있었고, 거지는 맨발에 홑옷만 걸치고는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마춘은 그 비참한 광경에 눈물이 흘러 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끌고 집으로 돌아와, 낡은 솜옷과 양곡을 가져다 거지에게 주었습니다.
거지는 물건을 받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부터 마춘은 주기적으로 2, 3일에 한 번씩 거지에게 먹을 것을 갖다 주었습니다.
그해 겨울이 끝날 무렵 양산에 눈병이 유행했는데, 전염이 되다 보니 집집이 눈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마춘의 아들도 두 눈이 붉어져 병원으로 가던 중 다리 밑에서 거지가 이불을 거적으로 싸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거지는 그곳을 떠나려는 듯 벽돌 화로는 이미 철거했고, 쇠 솥은 끝으로 묶여있었습니다.
마춘이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떠나시려고요? 가는 길에 무사하시고 오래 평안하세요!”
“천하를 구걸하고 다니니 사해가 내 집인걸요. 그 동안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기념으로 드릴께 하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가 땅에서 둥근 자갈을 주워 손안에 넣고 양 손바닥을 포개자 손안에서 빛이 반사되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가 손을 폈을 때 그 안에는 천국세계가 비치는 밝은 옥석 병이 있었습니다.
그는 병을 마춘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이것은 안약병이오. 이 속의 가루는 각종 눈병을 다 치료할 수 있습니다. 입구가 좁으니 약은 조금만 뿌리면 됩니다.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아이 눈부터 봐주세요. 저는 갑니다. 안녕히…”
마춘은 눈앞의 신비한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신선님 감사합니다!”
그녀가 머리를 들었을 때 거지는 이미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머리를 굽혔을 때 그가 몸을 한 바퀴 돌리더니 사라졌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마춘이 집에 돌아와 아이에게 약을 발라주자 아이는 즉시“아주 시원하고 눈이 하나도 안 아파요. 눈을 잘 뜰 수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눈병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달려왔습니다.
마춘은 인내심있게 모든 사람을 치료해 주었습니다.
어느 날 마춘이 절에 가서 향을 올리고 나서 절의 방장스님에게 안약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 그는 “정말 신선을 만나셨군요. 시주께서는 신선과 인연이 있으시니 복분이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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