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아득한 옛날 어느 도장의 사부가 비바람이 몰아치는 험악한 날씨에 수제자 둘을 데리고 몇 굽이의 협곡을 거슬러 올라가 맞은편 벌판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곳에 황금의자가 있다. 그 의자엔 근기가 되는 한 사람만이 앉을 수 있는 현묘함이 숨겨져 있다. 내 이제 너희 둘에게 전수할 것은 모두 했으니 누가 앉을 능력이 되는지 가 보거라.”
그리고 사부는 제자 둘만 남겨둔 채 그곳을 떠났습니다.
“사부님은 저곳 어디에 황금의자가 있다는 거죠? 아무리 봐도 의자 같은 건 있을 성 싶지 않은데…”
두 제자는 마치 부자지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나이가 현저하게 차이나 보였는데 그 중 젊은 제자가 불안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사부님의 말씀이니 일단 가보기로 하지.”
“하지만, 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보세요. 바람도 이렇게 맹수의 울음소리를 내며 으르렁거리는데, 발 한 번 헛디디면 우린 목숨을 잃을 거예요.”
“그럼 자넨 기권 할 텐가? 나는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으니 그만 가보겠네.”
“제가 앞장서겠어요. 정말 황금의자가 있다면 그 주인은 제가 될 테니까요.”
젊은 제자는 망설임 없이 암벽을 타고 내려가 용감하게 도도히 흐르는 강물로 뛰어들어 맞은편을 향해 힘차게 헤엄쳤습니다. 그러나 협곡의 거센 물살에 젊은 제자는 균형을 잃고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절벽을 내려오던 나이 든 제자는 마음이 조급해져 자신이 수영을 못한다는 사실도 잊고 무작정 강물 속으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는 앞뒤 따지지 않고 젊은 제자를 찾아 있는 힘을 다해 물가로 밀었습니다. 오로지 황금의자에 앉을 생각만 하던 젊은 제자는 정신을 차려보니 큰 물고기가 힘을 써서 자신의 몸을 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물가에서 정신을 수습한 후 다시 건너편 절벽을 향해 헤엄쳐 갔습니다. 이윽고 거의 절벽에 닿을 무렵 그는 급류에 휩쓸려 몸이 멀리 밀려났습니다. 나이 든 제자는 이번에도 마음이 급해 자신이 악어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입을 벌리며 젊은 제자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앗, 악어다!”
젊은 제자는 혼신의 힘으로 악어를 피해 헤엄쳤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맞은편 절벽에 닿았습니다. 그는 한숨 돌리고 나서 그제서야 나이든 제자가 생각나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어디에서도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악어에게 잡혀 먹혔는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는 황금의자를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다는 마음에 슬퍼할 여유도 없이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쯤 올라갔을 때 가파른 절벽사이에 소나무 한 그루가 있어, 그는 가까스로 나뭇가지에 몸을 지탱하며 위를 쳐다 본 순간.
“악!”그는 비명을 지르며 까딱하면 손을 놓고 떨어질 뻔 했습니다.
젊은 제자의 뒤를 따라 오르고 있던 나이 든 제자는 비명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나무 꼭대기에 똬리를 틀고 앉은 구렁이가 젊은 제자를 덮치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몸은 생각도 않은 채 구렁이를 향해 몸을 날렸습니다. 순간 그는 자신의 몸이 매로 변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날카로운 부리로 구렁이를 쪼아 쫓아버렸습니다.
젊은 제자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사부가 가리킨 벌판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엔 정말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의자가 늠름하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아!”
그는 감탄사만 낼 뿐 감히 가서 앉을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황홀감에 빠져 바라보고 있자니 황금의자는 큰 물고기, 악어, 매, 그리고 나이든 제자의 모습으로 모양이 바뀌었습니다. 그제서야 젊은 제자는 참된 깨달음을 얻고 눈물을 흘리며 황금의자 앞에 큰 절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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