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우진(宇眞)
[SOH] 오늘 전통문화 시간에는 복록수(복, 재물, 수명)를 비는 삼성(三星) 중의 하나인 수성의 내력에 관한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원시천존에게는 열두 제자가 있었습니다.
그중 수성(壽星)인 남극선옹(南極仙翁)은 각고의 노력으로 수련하여 심성제고가 빨랐으며 근골이 좋고 공능이 뛰어나 원시천존은 다른 어느 제자보다도 수성을 신임했습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사부인 홍균노조(洪鈞老祖)에게 이 수제자를 보이고 그 기량을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어느 하루 원시천존은 수성을 불러 말했습니다.
“오늘 내가 너를 데리고 사부님을 찾아뵈우려 하는데 그분께서 너를 보시면 반드시 만족해하실 것이다.”
이리하여 원시천존과 수성은 구름을 타고 홍균노조가 있는 선산(仙山)으로 향했습니다.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 있는 선산에 이르자 은은한 향내가 가슴속 깊이 스며들어 정신이 맑아지며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졌습니다.
원시천존은 도제를 데리고 홍균노조가 머무는 동굴로 들어가 공손하게 땅에 머리 숙여 절을 하며 사부를 배알했습니다.
홍균노조는 마침 눈을 감고 양신(養神)하고 있었으나 제자가 온 뜻은 일찍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눈을 감고 뜨지 않았습니다.
원시천존은 공손하게 소리를 낮추어 말했습니다.
“제가 사부님의 큰 손 제자를 데리고 왔사온데 어른께서 그가 수련한 게 어떤지 좀 보아주시고 한두 마디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홍균노조는 눈은 뜨지 않았으나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습니다.
“네가 가르친 제자가 괜찮으니 볼 필요 없다.”
“스승님, 눈을 뜨고 손 제자를 좀 보시옵소서. 그는 요즘 보기 드물게 심성이 높고, 정진 수행하는 도제입니다.”
“아! 내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보면 견디지 못할까 염려되는 것이다. 네가 구태여 보라고 하니 그럼 한번 보자.”
원시천존의 실망을 감춘 계속되는 부탁에 홍균노조가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가느다랗게 눈을 뜨자 만 갈래 빛이 쏘아져 나왔습니다.
바로 그 순간, 홍균노조가 미처 손제자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손 제자의 정수리가 녹아서 핏물이 되어버렸습니다.
“내가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했는데 너는 믿지 않고...”
홍균노조는 급히 두 눈을 감으며 애석한 듯이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즉시 수인을 하고 주문을 외우자 흘러내리던 피가 거꾸로 돌아 머릿속으로 흘러들어 갔습니다.
이 일이 수습되었을 때 원시천존이 제자를 살펴보니 수제자는 대머리의 노인이 되어 있었으며 어린아이같이 천진한 웃음을 띠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원시천존의 수제자는 웃는 얼굴에 지팡이를 짚고 호로병을 걸치고 있는 복록수(복, 재물, 수명)를 비는 삼성(三星) 중의 하나인 수성의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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